[뉴스핌=김한용 기자]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관계자는 경기 전날인 21일까지도 경기장 건설이 완료되지 않아 군인 1천명 가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털어놨다.
현장 공사 관계자는 "경기 일주일 전까지도 서킷의 노면 포장이 계속됐다"면서 "게다가 메인스텐드(관중석) 외의 스텐드는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어서, 군인 1천명 가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군인들이 동원된 것은 '대민지원'의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라면서 "일반 업체의 건설 공사에는 군인들을 동원하지 못하지만, 국제 경기는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가 개최된 당일에도 Ia와 Ib를 비롯한 상당수 스텐드가 완료되지 못해 관중들을 수 킬로 넘게 이리저리 이동시키느라 주최측과 관람객들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완료된 스텐드에는 남은 철제 부품과 나사 등이 그대로 버려져 있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스텐드 아래를 지나던 관중의 머리에 맞기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아스팔트가 완전히 마르는데는 수개월이 걸리는데, 지금 상황에선 기름이 그대로 올라온다"면서 "비가 오면 물과 뒤섞여 얼음판처럼 미끄러워지는데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주차장에 배수시설을 못했는데 비가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에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코스카가 서킷을 주행해보더니 경기가 불가능하다며 약 20여분간 경기 개시를 지연했다. 비가 잦아든 후 세이프티카를 필두로 각 차량이 서킷을 4바퀴 돌아보았지만, 노면에 웅덩이가 너무 많다면서 경기는 다시 중단됐다.
F1관계자들은 비구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4시 5분경에 비가 그칠것이라고 판단하고 경기를 개시했다. 비는 거짓말처럼 정확히 그쳤지만, 노면에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차들은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다. 결국 24대중 9대가 탈락해 서킷을 완주한 차량은 15대에 불과했다.
대회에 앞서 서포트레이스(현지 모터스포츠를 활성화 하기 위해 F1전에 개최하는 경기)로 개최된 현대 제네시스쿠페 시리즈에서는 5대가 추돌하는 사고를 일으켜 2바퀴만에 대회가 중단(세이프티카가 인도하며 추월 없이 주행함) 되기도 했다.
약간의 비에 주차장도 모두 진흙탕으로 변해 관람객들과 차량의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 공사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한 SK건설은 아직 공사대금 대부분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면서 "그나마 SK건설이 이렇게(선금지급) 해주지 않았으면 공사를 완료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한용 기자 (whyno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