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에 짓는 주상복합 서밋플레이스가 5년 후 분양전환 민간 임대로 공급 방식을 결정하면서 또다시 불황기 고분양가 논란이 지펴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이 공급하는 '써밋플레이스'는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C1-1블록에 지하2층~지상18층의 총 3개동 규모로 지어진다. 공급 주택형은 전용면적 기준 ▲131.24㎡ 87가구 ▲133.96㎡ 87가구 ▲132.9㎡ 2가구 ▲134.73㎡ 2가구 등 총 178가구다.
지방에 본사를 둔 건설사인 호반건설은 2000년대 초반 수도권 택지지구 개발 붐에 따라 수도권 정착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인기지역에 공급한 물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호반건설의 공급하는 판교의 고급 주상복합이 어떻게 지어질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서밋플레이스는 상품이 나오기도 전 이미 고분양가 논란으로 시장을 달구고 있는상태다.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 최초로 선뵈는 주상복합 서밋플레이스는 일반 분양 물량이 아니라 5년 민간임대 물량이다. 서밋플레이스에 대해 호반건설측은 당초 일반분양으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최근의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민간임대 분양으로 분양 방식이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민간임대 분양전환 방식이 서밋플레이스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고분양가 논란의 이유다. 판교신도시는 공공택지인 만큼 모든 민간 공급 물량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민간임대 분양전환 물량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것이 서밋플레이스의 임대가와 분양전환가격이 비싼 이유다.
호반건설에 따르면 서밋플레이스의 임대조건은 보증금 6억9300만원에 월 임대료는 161만8500원이며, 분양전환가격은 10억500만~10억6500만원이다.
이는 판교신도시 일대 임대아파트에 비해 크게 비싼 임대조건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2006년 같은 민간임대 방식으로 분양된 동양엔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126㎡ 아파트의 임대보증금은 5억2000만원선이었으며, 월 임대료는 75만원 선이었다.
이 같은 임대조건에도 동양엔파트는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으며, 결국 계약 해지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는 사태로 이어진 바 있다.
하지만 호반건설의 서밋플레이스는 이보다 훨씬 높은 임대조건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5년 뒤 분양 전환 가격도 서밋플레이스의 경우 10억500만~10억6500만원으로 동양엔파트의 분양 전환가 7억4800만원을 훨씬 뛰어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민감 임대라는 방식이란 편법을 활용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고, 오히려 고분양가 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분당신도시의 인기 주상복합촌인 백궁·정자지구의 인기 주상복합 아이파크 분당 전용면적 145㎡의 월세시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200만원에 불과하다.
더욱이 호반건설은 아직 주상복합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 '보급형 아파트'로 불리는 택지지구 분양만 해왔던 만큼 고급 주거상품인 주상복합의 시공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이 같은 고가의 임대조건은 의외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이 '고분양가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고급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지적되고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호반건설이 일반분양 대신 민간임대를 택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고 고분양가를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은 셈"이라며 "가뜩이나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 고분양가를 택한 것은 고분양가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가치도 동시에 올리는 '노이즈 마케팅'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