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 다음은 부산은행 트레이딩부 최근환 차장의 《최근의 환율 하락 요인과 10월 환율 전망》에 대한 기고문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최근의 환율 하락 요인과 10월 환율 전망 》
원/달러 환율이 지난 5월 이후 최저치인 1120원대까지 밀리며, 지리한 박스권이었던 1170~1200원 레인지가 무너졌다. 글로벌 달러 약세, 대내외 증시 호조, 경상수지 흑자, 외환보유고 사상 최고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환율을 견인하고 있다. 향후 전망도 1100원, 중장기적으로 원/달러 환율 1000원대 재진입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의 통화전쟁 속에 주요 아시아 통화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며, 주요국들이 자국 통화 약세(환율 하락)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최근 환율 하락에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러나 외환시장안정용채권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관련 적자가 지난해만 4.7조원에 달하고, 누적 적자는 무려 13.8조원에 육박하여 원화표시 외평채 발행을 통한 자금으로 달러매수-환율하락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0년 원/달러 환율은 연저점 1102원(4/26일), 연고점 1277원(5/25), 연평균 1164원이며, 현재 1130원대에서 형성되고 있다. 원/100엔 환율은 연저점 1165원, 연고점 1425원으로 저점대비 260원 급등했으며, 현재는 1350원선을 보이고 있다. 유로/원 환율은 연초 1700원에서 1400원까지 무려 300원 급락 후 현재 1550원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다.
중국 위안, 일본 엔, 말레이시아 링깃, 싱가폴 달러, 태국 바트화 등 주요 아시아 통화들이 작년말 대비 5~12% 강세인데 반해 우리 원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 경상수지 흑자 기조, 외환보유고 급증, 외국인 주식 및 채권 순매수 기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OECD 국가 중 최고의 GDP 성장률,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모범국으로 꼽힘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3% 남짓한 절상에 그치고 있다.
한편, 최근 15년래 최저치를 기록 중인 달러/엔 환율은 연초 95엔대에서 82엔대로 급락하자 9월 중순 일본정부의 대대적인 시장개입에 현재 83엔대 거래되고 있다. 또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이었던 유로/달러 환율도 연초 1.4400달러에서 2002년 출범 당시와 2006~2008년 저점인 1.1800달러까지 폭락하였다가 최근 1.3750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끊임없이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위안화는 6.6800대 가파른 절상이 이어지고 있다.
10월 환율은 9월 1205원에서 1140원 일방적인 하락 흐름과는 달리 원/달러 1100~1150원 레인지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전망이다. 9월에는 수출 급증, 꾸준한 대내외 증시 호조 속에 외국인 주식 및 채권자금이 몰려들고, 원화 저평가 인식 속에 일본 정부 시장 개입 등 재료가 가세하며 고점 매도 인식에 내리 밀렸다.
이달 환율 주요 결정 요소로는 대외적으로는 엔 위안 유로화 등 글로벌 달러 움직임, 주요 아시아국 시장개입에 대한 미국의 대처, 국내적으로는 GDP, 경상수지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 원화 기준금리 인상 여부,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 그리고 가장 중요한 당국의 환율 정책 스탠스다.
한편,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개입에 대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오는 11월 11일 "G20 서울 정상회의“(G20 SEOUL SUMMIT 2010)에서 이 분야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주최국이면서 G20 참가국 중 중국 일본 한국이 대표적인 경상수지 흑자국임을 감안하면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글로벌 균형”이다. 즉, 간단히 말해서 경상수지 흑자국은 자국 통화 절상을 통하여 국내소비를 좀 더 늘리라는 것이다.
최근 서울외환시장 및 해외NDF시장에서 은행권은 전반적인 환율 하락추세 흐름을 잘 이용 적절히 대응하고 있으나, 수출업체들의 경우 1170~1200원 레인지에 젖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느낌이다. 특히, 3년여의 침체기를 벗어나고 있는 조선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되살아나고 있으나 이들도 적극적인 시장 대응하지 못해 다소 당황해 하는 모습이다.
많은 국가들이 자국 통화 약세를 통하여 수출 경쟁력 제고 - 수출 증가 - 제조업 활성화 - 고용 확대 - 경기 진작을 꾀하면서 환율전쟁(Currency Wars)을 벌이고 있다. 소위, 다른 나라의 희생을 기반으로 이익을 얻는 '근린궁핍화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을 펴고 있는 것이다.
환율 상승은 좋은 것이고, 환율 하락은 나쁜 것도 아니다. 환율 하락이나 상승은 누구에게는 得이 되고 또 누구에게는 失이 될 것이다. 그러나 환율은 시장이 결정하고 재료가 적절히 반영되는 건전한 흐름(上善若水)이 가장 이상적이다. 인생도 경제도 침체-회복-성장-성숙-쇠퇴의 라이프 싸이클이 있듯이, 환율도 움직이는 것이고, 환율 상승이나 하락 또한 마냥 갈 것도 아니다.
환리스크 관리는 유행 따라 하는 게 아니라 늘 해야 하는 일상적인 영업 활동 중의 하나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정말 투기다!”(To do nothing is to speculate!). 적극적이고도 적절한 환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부산은행 트레이딩부 최근환 차장] ckh@busan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