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인터 "교통지옥 마닐라 시민 출퇴근, 우리가 책임집니다"
- "일본도 포기한 철로변 주민 이주, 한국이 소통으로 해결"
- 한-필리핀 정부 긴밀한 협조속 최중경 전 대사도 큰 역할"
[마닐라(필리핀)=뉴스핌 홍승훈기자] 필리핀 마닐라의 대중교통이 시내 통근열차를 중심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내를 관통해 마닐라의 남쪽과 북쪽을 잇는 남북부 철도현장.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 좌판으로 들끓고, 우범지대로 지목됐던 이 철로변이 최근 마닐라 도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으로 변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기자가 찾은 마닐라는 교통지옥 그 자체였다. 섰다 갔다를 반복하며 수 킬로를 이동하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 대부분. 결국 통행료가 너무 비싸 최고 고위층들만 다닌다는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닐라는 애초 도시계획 없이 만들어져 어디를 가나 이같은 교통체증이 일반적이다. 시내 지하 상수도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지하철을 만들 수 있는 여건도 안된다. 마닐라는 지하 수처리시설이 워낙 미비해 우기 때면 물난리가 수시로 나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 부유층의 사유화된 빌리지가 도심 곳곳에 있어 이를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야한다. 교통혼잡이 배가되는 이유다.
결국 도심 고가도로와 도심열차 정도가 대안인데 고가도로는 투자규모가 워낙 커 정부는 열차 도입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하지만 철로변 주변의 주민들이 문제였다. 철로변에 시장 좌판은 보통이고, 철로변에서 1~2미터 거리를 두고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였다.
지난 1994년 일본이 이 지역 철도 개보수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철로변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중도 포기하고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를 바꾼 것이 바로 한국기업. 대우인터내셔널과 한진중공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올초 칼루깐(Caloocan)-알라방(Alabang)의 34Km 구간내 철로 개보수를 거의 완료하고 현재 디젤동차 18량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뚜뚜반(Tutuban)-비꾸딴(Bicutan) 20km 구간이 완공돼 운행중에 있으며 오는 10월 전구간을 완공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주민 설득과 정부의 협조를 얻어 철로변 거주민 3만 3946가구의 이주를 완료하면서 공사가 성공에 이른 것이다. 정치적으로 힘들 때마다 필리핀의 아로요 전 대통령이 이 곳을 수 차례 찾아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전 정부의 치적으로 여겨지는 곳이 됐다.
실제 이날 기자가 남쪽 수깟역에서 열차를 타고 부엔디아역까지 여섯 정거장을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20분 정도다. 이는 버스나 자동차로 올 경우 1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다. 이 통근열차가 운행하면서 2배 이상 시간을 단축시켰다. 철도 요금도 구간에 따라 12~19페소로 시외버스 요금(14페소)과 비교할 때 괜찮은 수준. 이에 따라 하루 왕복 18회, 이용객만 일 평균 16만명이 이용하는 마닐라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사업의 중심에 섰던 대우인터내셔널 박석용 마닐라 지사장은 "이번 마닐라 통근열차의 경우 해외에서 진행중인 철도건설 지원사업 가운데 최초로 성공한 케이스"라며 "무엇보다 철로변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이끌어낸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전해왔다.
또한 한국과 필리핀 정부의 긴밀한 협조를 얻어낸 것도 비결이었다. 이 와중에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선임된 최중경 전 필리핀대사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최중경 전 대사의 욕심과 의욕이 워낙 커 대사로 계시면서 필리핀 정부와의 끊임없는 접촉과 소통을 해나갔다"며 "이로 인해 결국 이같은 결과물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고 이 외에 다양한 한-필리핀 사업에 기틀이 마련됐다"고 귀띔했다.
한편 대우인터내셔널과 한진중공업은 이번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알라방에서 깔람바까지 27.5KM 구간 철로 개보수를 하는 2단계 사업 참여도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철도 외에도 공항 등 필리핀내 추가적인 인프라사업 수주도 잇따를 전망이어서 필리핀내 대우인터내셔널의 새로운 도약이 한층 주목되고 있다.
- "일본도 포기한 철로변 주민 이주, 한국이 소통으로 해결"
- 한-필리핀 정부 긴밀한 협조속 최중경 전 대사도 큰 역할"
[마닐라(필리핀)=뉴스핌 홍승훈기자] 필리핀 마닐라의 대중교통이 시내 통근열차를 중심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시내를 관통해 마닐라의 남쪽과 북쪽을 잇는 남북부 철도현장.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시장 좌판으로 들끓고, 우범지대로 지목됐던 이 철로변이 최근 마닐라 도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으로 변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 출근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기자가 찾은 마닐라는 교통지옥 그 자체였다. 섰다 갔다를 반복하며 수 킬로를 이동하는데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 대부분. 결국 통행료가 너무 비싸 최고 고위층들만 다닌다는 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필리핀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닐라는 애초 도시계획 없이 만들어져 어디를 가나 이같은 교통체증이 일반적이다. 시내 지하 상수도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지하철을 만들 수 있는 여건도 안된다. 마닐라는 지하 수처리시설이 워낙 미비해 우기 때면 물난리가 수시로 나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 부유층의 사유화된 빌리지가 도심 곳곳에 있어 이를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가야한다. 교통혼잡이 배가되는 이유다.
결국 도심 고가도로와 도심열차 정도가 대안인데 고가도로는 투자규모가 워낙 커 정부는 열차 도입을 꾸준히 검토해왔다.
하지만 철로변 주변의 주민들이 문제였다. 철로변에 시장 좌판은 보통이고, 철로변에서 1~2미터 거리를 두고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였다.
지난 1994년 일본이 이 지역 철도 개보수작업을 처음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철로변 주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중도 포기하고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이를 바꾼 것이 바로 한국기업. 대우인터내셔널과 한진중공업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올초 칼루깐(Caloocan)-알라방(Alabang)의 34Km 구간내 철로 개보수를 거의 완료하고 현재 디젤동차 18량을 운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뚜뚜반(Tutuban)-비꾸딴(Bicutan) 20km 구간이 완공돼 운행중에 있으며 오는 10월 전구간을 완공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주민 설득과 정부의 협조를 얻어 철로변 거주민 3만 3946가구의 이주를 완료하면서 공사가 성공에 이른 것이다. 정치적으로 힘들 때마다 필리핀의 아로요 전 대통령이 이 곳을 수 차례 찾아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전 정부의 치적으로 여겨지는 곳이 됐다.
실제 이날 기자가 남쪽 수깟역에서 열차를 타고 부엔디아역까지 여섯 정거장을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20분 정도다. 이는 버스나 자동차로 올 경우 1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다. 이 통근열차가 운행하면서 2배 이상 시간을 단축시켰다. 철도 요금도 구간에 따라 12~19페소로 시외버스 요금(14페소)과 비교할 때 괜찮은 수준. 이에 따라 하루 왕복 18회, 이용객만 일 평균 16만명이 이용하는 마닐라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번 사업의 중심에 섰던 대우인터내셔널 박석용 마닐라 지사장은 "이번 마닐라 통근열차의 경우 해외에서 진행중인 철도건설 지원사업 가운데 최초로 성공한 케이스"라며 "무엇보다 철로변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를 이끌어낸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고 전해왔다.
또한 한국과 필리핀 정부의 긴밀한 협조를 얻어낸 것도 비결이었다. 이 와중에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선임된 최중경 전 필리핀대사의 역할이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현지에 파견된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최중경 전 대사의 욕심과 의욕이 워낙 커 대사로 계시면서 필리핀 정부와의 끊임없는 접촉과 소통을 해나갔다"며 "이로 인해 결국 이같은 결과물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었고 이 외에 다양한 한-필리핀 사업에 기틀이 마련됐다"고 귀띔했다.
한편 대우인터내셔널과 한진중공업은 이번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알라방에서 깔람바까지 27.5KM 구간 철로 개보수를 하는 2단계 사업 참여도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철도 외에도 공항 등 필리핀내 추가적인 인프라사업 수주도 잇따를 전망이어서 필리핀내 대우인터내셔널의 새로운 도약이 한층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