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일본 신용평가사인 R&I(Ratings & Investment Information)사는 앞으로 유럽 국가들의 신용등급 평가는 정치사회 안정과 경제펀더멘털도 중요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재정정책 운용 능력이나 자금조달 능력 평가에 더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다.

R&I는 22일 제출한 '유럽 국가신용등급' 보고서를 통해 먼저 "각국의 기초적인 경제 펀더멘털과 재정 여건에 따라 서브프라임발 국제 금융 경제 위기의 충격파가 다를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개별국가들의 경제 및 재정 여건을 보면서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라트비아, 헝가리 등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R&I는 "유럽 소버린 리스크는 2010년 들어 유럽 경제통화동맹(EMU)의 약점을 찌르는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그리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이번 그리스의 위기 사태가 비슷한 약점을 지닌 주변국으로 파급효과를 보이고 나아가 유로존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사태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R&I는 이제까지 유로존 회원국의 등급 평가시 높은 소득수준과 유럽위원회가 부과하는 강한 재정 규율 그리고 단일화되고 깊이 있는 금융 자본시장의 존재를 전제로 하여 안정적인 자금 조달 여건이 지속될 것임을 전제로 했지만, 리먼브러더스 쇼크 이후에는 회원국마다 서로 다른 리스크프리미엄이 요구되며 금리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R&I의 이번 보고서는 "각국 정부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할 때 사용하는 기준의 순서는 '정치 사회의 안정'과 '경제 펀더멘털'을 먼저 토대로 한 뒤에 '정책 운용 능력'과 '재정 여건' 그리고 '자금조달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게 되는데, 지금은 정책 운용과 자금조달 면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