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당국이나 경제전문가들의 레이더망에도 포착되기 시작했다. 취약해진 경제에 충격을 줄 요인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에 근거하지 않고 주가와 달러화의 동향에 따라 오른 것이라면서 투기적 수요가 강하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로부터는 다시 수급 펀더멘털 우려가 재연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의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근월물 종가 기준 62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유가 급등은 미국 주간 석유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 촉발했다. 또 미국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인 것도 원유 매수세에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의 도발과 미국 일부 석유정제설비에서의 잇따른 화재 발생 등으로 공급 우려가 제기된 상태였다.
국제유가는 지난 해 150달러 선에 접근한 뒤 12월까지 32.40달러까지 78%나 폭락한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점차 회복되더니 6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2월 이후에는 무려 46%나 상승했다. 2월 바닥인 34달러 선에서 70% 이상 올랐다.
◆ 길게 보면, "다시 공급 충격"
최근들어 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접근할 때만 해도 "펀더멘털 상으로는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많았지만, 다음 주 미국 메모리얼데이(전몰장병 추도일)부터 개시되는 '드라이빙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공급 충격이니 수요 회복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20일(현지시간) 마켓와치(MarketWatch)는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이 회복되고 있는 중국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할 경우 다시 한번 세계경제가 '오일 쇼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주장은 낯이 익은 것이다. 지난 해 국제유가가 147달러 선까지 폭등할 때 자주 사용되던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석유생산자들의 공급 축소와 더불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을 결합해서 재구성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에너지 경제전문가인 제임스 해밀턴(James Hamilton) 교수는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에서의 증언을 통해 자신의 연구 결과 지난 해 유가 급등은 미국 경제의 최근 어려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유가 급등을 유발한 요인은 쉽게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중국의 수요 증가세가 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유가 폭등 양상을 이끈 것과 동일한 계산법이 다시 우리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대니얼 어진(Daniel Yergin) IHS 캠브리지 에너지연구협회 회장은 지난 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가가 폭락하면서 신규 투자를 억제, 향후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진 회장은 수요는 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줄 수 있지만 공급 면에서의 반응은 최소한 수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경기가 회복될 때 생산 능력이 감퇴하면서 다음 10년 동안 첫 5년간은 수급 경색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미국 경제나 세계 에너지안보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펀더멘털로는 아직 설명 안 돼.. "투기수요"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상승세를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의 경우 경기 회복 조짐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기관들이 최근 관련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위험보유성향이 강화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달러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 또한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재고가 이미 크게 증가하면서 평균선을 넘어서고 있고, 수요가 회복된다고 해도 강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 상의 위험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에너지정보부는 지난 주 미국 원유 재고가 210만 배럴 감소한 3억 685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기는 했지만, 재고 수준은 올 평균 범위의 상단에 놓여 있다.
또 정유설비 가동률이 81.8%로 한주 전에 비해서는 약간 높아졌지만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3.7%에는 크게 미달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동률이 줄면서 휘발유 재고는 430만 배럴 줄어든 2억 4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수요 면에서는 휘발유 수요가 일일 평균 910만 배럴로 전년동기 대비 1.2% 낮은 수준이고, 난방유와 경유 등을 포함한 정제유 수요는 12% 줄어든 상태이며 항공유 수요가 9% 줄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유가 상승이 과도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펀더멘털보다는 증시와 달러화의 흐름에 기초하고 있다"며 "증시와 달러화 약세 흐름 만으로 유가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주가 상승세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자금이 상품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마디로 투기적인 수요가 많아서 유가가 급등했고, 따라서 고점에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원유 선물 시장은 투기에 적격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드라이빙시즌이 도래하는 등 북반구가 여름으로 가고 있고, 또한 허리케인 시즌이 도래하고 있다. 게다가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근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투기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에 근거하지 않고 주가와 달러화의 동향에 따라 오른 것이라면서 투기적 수요가 강하다고 의심하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로부터는 다시 수급 펀더멘털 우려가 재연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시장의 국제 유가가 6개월 만에 근월물 종가 기준 62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유가 급등은 미국 주간 석유재고가 예상보다 더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 촉발했다. 또 미국 달러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인 것도 원유 매수세에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나이지리아 무장세력의 도발과 미국 일부 석유정제설비에서의 잇따른 화재 발생 등으로 공급 우려가 제기된 상태였다.
국제유가는 지난 해 150달러 선에 접근한 뒤 12월까지 32.40달러까지 78%나 폭락한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점차 회복되더니 6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2월 이후에는 무려 46%나 상승했다. 2월 바닥인 34달러 선에서 70% 이상 올랐다.
◆ 길게 보면, "다시 공급 충격"
최근들어 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접근할 때만 해도 "펀더멘털 상으로는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많았지만, 다음 주 미국 메모리얼데이(전몰장병 추도일)부터 개시되는 '드라이빙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공급 충격이니 수요 회복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20일(현지시간) 마켓와치(MarketWatch)는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이 회복되고 있는 중국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할 경우 다시 한번 세계경제가 '오일 쇼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주장은 낯이 익은 것이다. 지난 해 국제유가가 147달러 선까지 폭등할 때 자주 사용되던 주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석유생산자들의 공급 축소와 더불어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을 결합해서 재구성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에너지 경제전문가인 제임스 해밀턴(James Hamilton) 교수는 의회 합동경제위원회(JEC)에서의 증언을 통해 자신의 연구 결과 지난 해 유가 급등은 미국 경제의 최근 어려움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유가 급등을 유발한 요인은 쉽게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만약 중국의 수요 증가세가 위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다면 2007년부터 2008년 사이 유가 폭등 양상을 이끈 것과 동일한 계산법이 다시 우리 주변을 맴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대니얼 어진(Daniel Yergin) IHS 캠브리지 에너지연구협회 회장은 지난 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유가가 폭락하면서 신규 투자를 억제, 향후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앞으로 유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진 회장은 수요는 경제 여건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줄 수 있지만 공급 면에서의 반응은 최소한 수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경기가 회복될 때 생산 능력이 감퇴하면서 다음 10년 동안 첫 5년간은 수급 경색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미국 경제나 세계 에너지안보에 부정적인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펀더멘털로는 아직 설명 안 돼.. "투기수요"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유가 상승세를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의 경우 경기 회복 조짐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기관들이 최근 관련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주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위험보유성향이 강화되었다는 점도 있지만, 달러화 가치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 또한 유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재고가 이미 크게 증가하면서 평균선을 넘어서고 있고, 수요가 회복된다고 해도 강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 상의 위험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 에너지정보부는 지난 주 미국 원유 재고가 210만 배럴 감소한 3억 685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비록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기는 했지만, 재고 수준은 올 평균 범위의 상단에 놓여 있다.
또 정유설비 가동률이 81.8%로 한주 전에 비해서는 약간 높아졌지만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83.7%에는 크게 미달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가동률이 줄면서 휘발유 재고는 430만 배럴 줄어든 2억 400만 배럴을 기록했다.
수요 면에서는 휘발유 수요가 일일 평균 910만 배럴로 전년동기 대비 1.2% 낮은 수준이고, 난방유와 경유 등을 포함한 정제유 수요는 12% 줄어든 상태이며 항공유 수요가 9% 줄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유가 상승이 과도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애널리스트는 "최근 유가 상승세는 펀더멘털보다는 증시와 달러화의 흐름에 기초하고 있다"며 "증시와 달러화 약세 흐름 만으로 유가를 뒷받침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최근 주가 상승세가 한계에 도달하면서 자금이 상품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마디로 투기적인 수요가 많아서 유가가 급등했고, 따라서 고점에서 조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원유 선물 시장은 투기에 적격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드라이빙시즌이 도래하는 등 북반구가 여름으로 가고 있고, 또한 허리케인 시즌이 도래하고 있다. 게다가 지정학적 긴장감이 최근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투기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