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서병수 기자] "중국 등 개발도상국의 발전으로 에너지 소비는 급증한 반면 지난 20년간 에너지 프로세스나 신기술 기술 등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에너지 산업의 규모를 고려할 때, 이 분야는 IT나 바이오 열기를 능가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분야 권위자이자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CalPERS)의 전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러셀 리드(Russell Read) 박사는 지난 12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녹색성장의 잠재력을 크게 강조했다.
러셀 리드 박사는 에너지 관련투자 규모만 하더라도 향후 20년간 15조달러에서 20조달러에 달할 전망이라며 그 금액은 과거 IT나 바이오 투자 규모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에 미국 의회를 통과한 오바마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상당수가 인프라 개발이나 에너지 개발에 집중되어 있어 녹색산업의 성장 촉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녹색산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
러셀 리드 박사는 흔히 생각하는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석탄이나 석유 등 기존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미 생산된 에너지를 전송하거나 사용하는데 이를 절감하는 기술들도 중요할 것으로 봤다.
예를 들면 고전압 전력을 보내는 케이블의 경우가 그렇다. 이 분야는 지난 20년간 특별한 발전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혁신이 급격히 진행되며 전력손실량을 1/3 이상 줄이는 기술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얘기다.
러셀 리드 박사는 "한국이 튼튼한 제조업 기반에 정부 의지가 더해지면 녹색산업의 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체 전력의 20% 이상을 소비하는 조명산업에 주목했다. 또한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 저장이나 송신시 에너지 절감산업 등도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정부는 이러한 녹색산업을 성장하기 위해 정책대응을 어떻게 해야할까?
러셀 리드 박사는 "녹색산업에서 정부의 역할은 산업의 발전을 위해 큰 틀을 제시하는데 그쳐야 한다"며 "특정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산업이 성장할지는 시장에서 결정하도록 놔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실패사례로 지난 미국 정부가 옥수수 에탄올에만 집중한 것을 지적했다. 에탄올에만 집중하면서 다른 산업의 성장기회를 놓쳤다고 꼬집었다.
한편 러셀 리드 박사는 신재생에너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C Change Investment, LLC’의 CEO로 재임하면서 이번 방한동안 투자기업들을 일부 모색하기도 했다.
또한 이 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공동으로 오는 20일에 접수를 마감하는 신성장동력 투자펀드에 참여할 계획이다.
신성장동력 투자펀드는 총 3000억원 규모이며, 약 2~3개 금융기관이 선정돼 운영될 예정이다. 이 펀드의 운용을 신청하는 금융기관은 녹색성장펀드, 첨단융합펀드, 지식서비스펀드 중 택일하여 신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