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사 '다운사이징·실물위기 해결' 관건
- 부분수혈 불구 변동금리에 담보요구 등 조건 까다로워져
- 내년 상반기 美 금융사 다운사이징 및 실물위기 해결 관건
[뉴스핌=원정희 기자] 최근들어 은행들이 많게는 1억5000만달러, 적게는 1억달러 미만으로 외화차입에 성공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외화차입 사정이 나아진 시그널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큰 단위의 차입보단 작은 규모로 평소 릴레이션십이 있던 해외 은행들에서 차입을 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엔 우량 채권을 담보로 잡고 차입하는게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리먼사태 이후 최악의 국면에선 벗어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내년 봄 외화차입 여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 속에서도 여전히 걱정이 더욱 앞서는 분위기다.
◆ 작은 규모의 차입에 담보 요구·변동금리 적용하기도
지난 10월 이후 현재까지 은행들의 해외차입 성공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그러나 차입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그 조건을 뜯어보면 과거보다 까다로워졌다.
지난 11월25일엔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1억2000만달러의 외화차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1년짜리로 캐나다계 몬트리얼은행과 토론토 도미니온은행 등에서 차입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 11월초부터 현재까지 몇백만달러, 몇천만달러씩 쪼개 6~7건을 합친 총 차입금액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각각의 차입 건이 평균 2000만달러가 안된다"며 "연말까지는 외국계은행들도 BIS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잘 안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도 작은 규모의 차입은 사실상 외화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은행 자금담당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 국내외 금융위기 상황에선 이마저도 이뤄지는게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10월말에 4500만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했고 이에 앞서 미화 2500만달러의 채권도 발행했다. 모두 사모 변동금리부 이다.
수출입은행과 농협도 각각 1억5000만달러, 1억달러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시중은행이나 농협의 경우 외화차입 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담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농협 관계자는 "요즘은 신용으로 발행하기 어렵다"며 "국채를 담보로 해서 어렵게 발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시아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원화국채를 담보로 1억달러 규모의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최근에 차입한 것 중에 국공채와 외화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평상시엔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 변동이 없는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지만 요즘같은 때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지면서 가령 리보금리가 국채금리보다 몇 퍼센트 올라가면 함께 올라가는 구조를 선호한다는 게 자금담당자들의 설명이다.
◆ 여전히 만기연장도 어려운 상태…내년 전망 "글세"
A국책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당연히 만기연장을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던데도 본인들이 힘들다고 안해준다"며 "최근엔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일본계은행들도 (만기연장을) 잘 안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리먼사태 직후엔 100% 안해주거나 20%를 남겨두고 회수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엔 보통 절반 정도는 연장이 되고 있는 수준의 변화는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대형은행 한 자금부장은 "시장 패닉 상태는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씨티은행, 자동차 문제 등이 해결되고 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도 적극적으로 할테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나아져 연초 대기 물량이 조금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고위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이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지더라도 당분간은 아시아쪽 익스포져를 늘릴 생각이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국책은행 고위관계자도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외국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것을 최근 손실을 털어내고 자산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는 곧 한국 등 외국에 대출해줬던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미국의 3대 자동차산업은 금융위기의 실물전이의 한 사례일 뿐, 내년부터는 실물 쪽 위축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 "실물에서 터지면 국제금융시장은 또 한번 위축될 것"이라며 "이를 내년 상반기에 효율적으로 막아낸다면 하반기에 안정을 찾아갈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 내년 상반기 美 금융사 다운사이징 및 실물위기 해결 관건
[뉴스핌=원정희 기자] 최근들어 은행들이 많게는 1억5000만달러, 적게는 1억달러 미만으로 외화차입에 성공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외화차입 사정이 나아진 시그널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큰 단위의 차입보단 작은 규모로 평소 릴레이션십이 있던 해외 은행들에서 차입을 하고 있다. 그마저도 최근엔 우량 채권을 담보로 잡고 차입하는게 부지기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리먼사태 이후 최악의 국면에선 벗어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내년 봄 외화차입 여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는 속에서도 여전히 걱정이 더욱 앞서는 분위기다.
◆ 작은 규모의 차입에 담보 요구·변동금리 적용하기도
지난 10월 이후 현재까지 은행들의 해외차입 성공 소식이 잇따라 들리고 있다. 그러나 차입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그 조건을 뜯어보면 과거보다 까다로워졌다.
지난 11월25일엔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하나은행이 1억2000만달러의 외화차입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개월~1년짜리로 캐나다계 몬트리얼은행과 토론토 도미니온은행 등에서 차입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지난 11월초부터 현재까지 몇백만달러, 몇천만달러씩 쪼개 6~7건을 합친 총 차입금액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각각의 차입 건이 평균 2000만달러가 안된다"며 "연말까지는 외국계은행들도 BIS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 등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잘 안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도 작은 규모의 차입은 사실상 외화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은행 자금담당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현 국내외 금융위기 상황에선 이마저도 이뤄지는게 최악의 국면은 벗어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10월말에 4500만달러의 외화채권을 발행했고 이에 앞서 미화 2500만달러의 채권도 발행했다. 모두 사모 변동금리부 이다.
수출입은행과 농협도 각각 1억5000만달러, 1억달러의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 시중은행이나 농협의 경우 외화차입 때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담보를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고정금리보다는 변동금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농협 관계자는 "요즘은 신용으로 발행하기 어렵다"며 "국채를 담보로 해서 어렵게 발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아시아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원화국채를 담보로 1억달러 규모의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도 "최근에 차입한 것 중에 국공채와 외화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발행한 것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평상시엔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 변동이 없는 동일한 금리를 적용하지만 요즘같은 때엔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워낙 커지면서 가령 리보금리가 국채금리보다 몇 퍼센트 올라가면 함께 올라가는 구조를 선호한다는 게 자금담당자들의 설명이다.
◆ 여전히 만기연장도 어려운 상태…내년 전망 "글세"
A국책은행 한 고위관계자는 "당연히 만기연장을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던데도 본인들이 힘들다고 안해준다"며 "최근엔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일본계은행들도 (만기연장을) 잘 안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리먼사태 직후엔 100% 안해주거나 20%를 남겨두고 회수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엔 보통 절반 정도는 연장이 되고 있는 수준의 변화는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 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대형은행 한 자금부장은 "시장 패닉 상태는 극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씨티은행, 자동차 문제 등이 해결되고 있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도 적극적으로 할테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나아져 연초 대기 물량이 조금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고위관계자는 "외국계은행이 지금보다 형편이 나아지더라도 당분간은 아시아쪽 익스포져를 늘릴 생각이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B국책은행 고위관계자도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외국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것을 최근 손실을 털어내고 자산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는 곧 한국 등 외국에 대출해줬던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미국의 3대 자동차산업은 금융위기의 실물전이의 한 사례일 뿐, 내년부터는 실물 쪽 위축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어 "실물에서 터지면 국제금융시장은 또 한번 위축될 것"이라며 "이를 내년 상반기에 효율적으로 막아낸다면 하반기에 안정을 찾아갈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