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변명섭 김사헌 기자] 정부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생각하는 외평채 발행 가격조건과 국제투자자들의 입맛에 제법 차이가 크게 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고채 만기 집중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성, 외화유동성 부족 등에 따른 '9월 위기설'도 지나가고 있어 외평채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1~2주내 성사가 되지 않으면 아예 발행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11일 기획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외평채 발행 상황에 대한 공개 브리핑을 통해 "우리 협상팀이 투자자들과 가격 협상중에 있다"며 "그렇지만 서로 요구하는 가격이 차이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구 국장은 "우리측은 좋지 않은 조건이라면 발행을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한 입장을 비췄다.
최 국장은 "당초 우리는 가산금리를 180bp 이내로 할 수 있다고 봤으나 지금은 상황이 좀 더 악화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200bp 이상 주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투자자들은 210bp요구하는 등 200bp 이내로 발행하는 것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 국장은 "전체적인 금융시장이 모두 불안한 상황에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현재 차입여건 등을 안 좋게 하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 중병설 등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구 국장은 최악의 경우 외평채 발행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최 국장은 "외평채가 최종적으로 발행될지 안될지는 봐야하지만 (로드쇼를 하고) 발행 안 한적은 없었다"며 "만약 발행이 무산되면 이번이 처음이고 시장상황이 이렇게 좋지 않은 적도 없었으며 연기 후 발행이 안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평채 발행이 향후 우리 기업의 차입여건에 대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최 국장은 "한국물의 경우 이번 외평채 발행 금리는 후발 차입자들의 벤치마크 기능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높은 금리를 주고 발행하는 것은 이후 우리은행이나 기업은행 등 국내 차입자들한테 안 좋은 영향을 줄것이여서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평채 프라이싱 등 발행 결과는 빠르면 우리시각으로 오는 12일 오전 중에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