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관리의 원칙 가운데 하나는 자극이 되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성인 남성은 거의 매일 피부에 강한 자극을 주고 있다. 면도를 말하는데 날카로운 칼날을 이용해 피부를 직접적으로 긁어내는 행위는 피부 각질층을 손상시키고 잔 상처를 남기는 등 많은 손상을 가져온다.

특히 수염을 바짝 깎으려고 면도기에 힘을 너무 많이 주거나 수염이 난 반대 방향으로 면도하면 표피를 물리적으로 벗겨내는 셈이 되어 피부가 화끈거리고 상처가 생겨 트러블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보다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면도에 앞서 먼저 세안을 통해 피부에 묻은 세균을 없애야 세균이 잔상처로 침투하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다. 35~40도 정도의 온수로 얼굴을 적신 후 클렌징 폼으로 얼굴 전체를 부드럽게 세안한다. 그 후 거품이 풍성한 쉐이빙 폼을 약간 두껍게 바른 후 3분 정도 후에 면도를 시작하면 털이 부드러워져 면도가 수월하다.

면도는 수염의 강도가 약한 볼에서부터 시작해 얼굴 가장자리, 목, 입 주변, 턱, 콧수염의 순서로 한다. 수염이 난 방향을 따라 귀밑에서 턱, 코에서 턱 쪽으로 면도해준다. 한 부위가 끝나면 면도날에 남아있는 털이 다음 부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반드시 물에 헹궈 털을 깨끗이 제거한 후 다시 사용한다.

면도 중에 피부가 따갑거나 화끈거린다면 찬물을 여러 번 끼얹어 피부를 달래주도록 한다. 전용 쉐이빙폼을 사용하면 피부 손상을 줄이는 한편 보습력을 높여줄 수 있다.

면도가 끝나면 손가락으로 면도 부위를 만져보고, 남은 수염이 없는지 체크한다. 면도가 완전히 끝나면 찬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찬물은 면도 과정에서 생긴 잔 상처들을 지혈 해 주고 자극된 피부를 진정시켜 준다. 씻어 낸 후 물기는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살짝 눌러서 흡수시키는 것이 자극을 피하는 방법이다.

애프터 쉐이브나 스킨은 피부의 청결과 보습작용에 도움을 준다. 제품 가운데는 상처 소독을 위해 알코올 성분이 함유되어 있기도 한데, 얼굴이 따가울 정도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면도 후 입 주변으로 느껴지는 건조함은 수염과 함께 피부 수분을 유지하던 각질까지도 탈락되었기 때문으로, 로션을 화장솜에 듬뿍 묻혀 5분 정도 팩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면도기는 사용 전후 반드시 뜨거운 물이나 알코올을 이용하여 깨끗하게 소독하고 물기가 없는 상태로 청결하게 보관한다. 둔해진 면도날은 오히려 피부에 상처를 주기 쉬우므로 평균 3회 정도 사용한 후에는 새 날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또 여드름 환자나 피부가 민감한 경우라면 가급적 전기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손상 및 트러블을 줄이는 방법이다. 면도로 인해 피부가 잦은 트러블을 겪는다면 전문 시술을 통한 영구 제모를 고려해볼 만하다. 검은 색소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레이저로 모낭을 파괴하는 원리이다.

<류지호 명동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