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전문] 박대동 신임 예보 사장 취임사

기사입력 : 2008년01월07일 13:12

최종수정 : 2008년01월07일 13:12


친애하는 예금보험공사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는 우리나라 금융안전망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의 제6대 사장으로 여러분 앞에 서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11년 동안 예금보험공사는 IMF 외환위기에 처한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정상화와 예금자보호를 위해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어렵고 힘든 일을 훌륭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예금자인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었으며, 선진 금융시장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저는 그 동안 금융정책담당자로서 금융시장 불안이 대두되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와 금융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금융시장의 안정에 큰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았습니다.

여러분이 이룬 이러한 성과는
여러분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그 동안의 노고에 감사와 치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탁월한 비전과 식견을 가지고 지난 3년간 예금보험공사를 훌륭히 이끌어 오신 崔長鳳 前任 社長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오늘 저는 예금보험공사의 사장으로 임명되어 기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그 무거운 책무에 사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 예정된 가운데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금융환경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미국과 영국 등의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의 경기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과 같은 여러 불안 요인이 상존해 있는 상황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특정 부문에 대한 대출집중 등 각종 쏠림현상(herd behavior)과 자본시장으로의 자금이동 가속화,
그리고 최근의 가파른 금리상승세 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정과 보험업법 개정 등으로 금융시장의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를 앞두고 있으며, 신BIS 협약과 RBC제도 도입 등으로 금융감독 환경 변화와 각종 금융규제의 완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사는 그 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금보험제도를 발전시키고, 금융안전망의 확고한 중심축으로 자리해야 하는 중차대한 책무를 맡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공사가 그 책무를 다하고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해야 할 몇가지 과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 제고와 예금보험제도의 시장친화적인 개선을 통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공사는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공적자금 투입과 회수 그리고 부실금융기관 정리 등의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함으로써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신뢰 받는 기관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예금자보호법이 개정되어 목표기금제 도입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적정수준의 목표기금을 설정하여 금융회사가 향후 부담할 예금보험료 수준을 예측 가능하게 함으로써 금융회사의 경영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과 자생력 확보에는 다소 미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그 간의 부실정리 과정에서 자체 보험료 수입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정도로 누적손실 규모가 커진 일부 계정에 대해서는,
그 동안 공사가 계정의 건전화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지금까지의 검토방안을 토대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여 추진함으로써 예금보험기금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여가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중장기 자산운용 정책 수립 등을 통해 예금보험기금 운용의 안정성과 함께 수익성을 균형적으로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정리제도를 더욱 개선하여 최소비용의 원칙에 따라 부실금융회사를 적기에 정리하고 금융거래의 중단 없는 정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예금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써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어 예금보험기금의 건전성이 제고되고 예금보험제도가 개선된다면 공사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신뢰는 높아질 것이며, 누구나 안심하고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둘째, 보험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여 예금보험 기금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스크 상시감시체제를 한층 확고히 정착시켜 나가야 하겠습니다.

공사는 지난 금융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금융회사 정리를 위해 투입된 자금을 조기에 최대한 회수하여 국민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길은 최소비용으로 정리하고 투입자금을 최대한 회수하는 것 못지않게 금융회사의 부실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공사는 금융업종별 위험평가모형 개발과 상시감시협의회 운영 등의 리스크 상시감시 활동을 통해 금융회사 부실화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아직 외부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따라, 선제적인 리스크 상시감시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다양한 상시감시 기법을 개발하고 전문성을 배양하여 세계 최상의 리스크 상시감시 전문기관으로서 시장참여자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공사가 꾸준히 준비해 온 차등보험료제도를 조속히 도입하여 예금보험제도를 선진화함으로써 예금보험료 부담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금융회사의 건전경영을 유도해야 합니다.

셋째, 그 간의 금융구조조정 업무와 관련하여 지원된 공적자금의 회수 극대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올해는 공적자금의 재계산이 있는 해로이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서 궁극적으로는 국민부담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실 관련자의 해외 은닉자산 회수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파산재단 관리의 효율성을 제고하여 파산배당을 극대화해야 하겠습니다.

부실책임자에 대해서는 실질적이고도 엄한 책임을 추궁하여 금융회사와 기업의 건전한 경영풍토를 조성하되, 억울한 희생자가 없는지를 항시 점검하여 부당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경영의 자율성 보장과 책임경영제체 구축 등 기업가치 중심의 적절한 MOU 관리를 통해 회수가치를 제고하는 일과 우리금융지주 등 출자금융회사의 민영화 작업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넷째,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예금자와 투자자, 보험계약관계자 등 금융소비자 보호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최근 들어 우리 금융시장은 대형화․겸업화 및 글로벌화의 진전과 함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자본시장 중심으로 구조변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중자금이 전통적인 예수금에서 투자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환경 변화는 통합예금보험기구인 공사의 기능과 역할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변화기를 맞아 보호되어야 할 금융상품이 보호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우리 금융시스템에 적합한 통합형 금융소비자 보호제도를 구축하고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라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오늘날 금융시장은 빠르고 더욱 복잡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금융환경 변화에 발맞춰 새로운 금융지식과 전문성을 확보하고 금융시장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내부역량의 강화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특히, 올해는 신정부 출범 등으로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과 효율성 제고가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 크고 정당하다 하더라도 내부 개혁을 통한 효율적인 조직운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조직의 존재 가치는 그 빛이 바랠 것입니다.
공사의 존재 가치는 결국 직원들의 역량에 의해서 좌우될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의 전문성을 높여 조직의 목표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에 더욱 정진할 것을 당부 드립니다.

저는 개인의 성과창출을 독려하고 능력위주의 인사관리체계를 확고히 정착시켜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조직체계도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점검 하겠습니다.

친애하는 예금보험공사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이제 창사 10년을 넘어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에게 닥쳐오는 도전도 우리하기에 따라서는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지혜와 역량을 모아 우리가 꿈꾸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기를 제안합니다.

지금처럼 노와 경이 하나가 되어 줄탁동시 (口卒啄同時)의 자세로 힘을 결집해 노력한다면 공사는 머지않아 금융안전망의 중심축으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것입니다.

저는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에게 다가 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언제든지 편한 마음으로 저에게 다가 오십시오.

우리는 하나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역량과 지혜와 용기를 모아주신다면 반드시 이룰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랑스런 예보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에게 닥쳐올 미래의 도전에 능동적이고 힘차게 대처해 나가도록 합시다.

戊子年 새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고려아연 83만원...청약 어디에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적대적 M&A(인수합병)는 기본적으로 '공격자'에게 불리한 게임이다. 경영권을 뺏길 위기에 처한 '방어자'는 총력전이다. 물불 가릴 게 없다. 반면 공격자는 계산기를 계속 두드린다. 수익성을 수시로 체크하며 게임을 진행한다. 공격자 입장에서 볼 때 돈을 벌지 못하는 M&A는 의미가 없다. ◆ 적대적 M&A는 기본적으로 방어자에 유리 방어자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 '영풍∙MBK파트너스'의 싸움은 초기에 공격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기습공격을 당한 방어자는 자금력 부족으로 사면초가였다. 특히 회심의 자사주 매입 전략이 공격자의 가처분 신청으로 무산될 상황에 처하면서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법원이 공격자의 자사주 매입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대반격의 실마리를 찾았다. 또 베인캐피털 등 경영권 방어에 자금을 대 줄 백기사를 구하는 데도 성공했다. 법원 판결 이후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공개매수가격을 MBK파트너스의 75만원보다 무려 8만원이나 높은 83만원으로 상향했다. 또 단 1주라도 매수하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공시했다. 이 2개의 강력한 승부수로 수세에 몰렸던 게임의 흐름이 변했다.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수량은 최대 18%에 달한다. 이 공개매수 대금으로 '고려아연'이 2조6634억원,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베인 캐피털)'가 4259억원을 준비했다. 합치면 3조893억원이다. 이에 기세 등등했던 공격자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이는 공격자인 MBK의 목표가 통상적인 감사 선임 싸움을 통한 주가부양 수준을 뛰어 넘어 훨씬 난이도가 높은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다. 글로벌 탑 수준의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자금력을 의심하는 시장관계자는 없다. 자금은 충분히 넉넉하다. 하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입장은 하늘과 땅 차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02 mironj19@newspim.com ◆ 외국 국적의 적대적 M&A…한국서는 거부감 강해 MBK가 적대적 M&A를 시도한 이유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여론형성을 위해 기존 경영진의 부도덕성 등을 부각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횡령 수준의 범죄가 아니면 한국에서 경영진의 경영능력은 큰 문제가 안 된다. 또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는 관점과 목적에 따라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사모펀드가 돈을 벌기 위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다. 한국의 유교문화는 개인주의가 강한 다른 나라 사람들을 종종 당황스럽게 한다. 한국만의 이해할 수 없는 애국주의는 적대적 M&A 공격자들에게는 상당한 장벽이다. 일례로 21년 전인 2003년에 적대적 M&A 세력인 소버린이 SK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 당시 SK의 최대지분율은 14% 내외로 공격자인 소버린 지분율 14.99% 보다도 낮았다. 하지만 2004년과 2005년 2번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소버린은 SK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의결권 대결을 했으나 경영권 장악에 실패했다. 놀랍게도 소버린은 단 1명의 이사도 이사회에 진출시키지 못했다. SK가 완승한 이유는 소액주주들이 애국심 때문에 SK에 표를 밀어준 영향이 컸다. 또 SK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 우호세력에 자사주 매각, 우호지분 확보, 소액주주 의결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힘겹게 경영권을 지켰다. 그 때보다 세월이 많이 지나긴 했지만 이런 한국의 특수한 애국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고려아연 주식 유통물량 중 상당수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적대적M&A에 협력했다는 꼬리표를 다는 건 한국 특유의 정서상 앞으로의 금융 비즈니스에 유리하지 않다. 이 점은 고려아연 경영진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반면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궁극적으로 중국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한국 언론과 여론에 불리한 정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0월 4일인 오늘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를 개최해 고려아연이 자사 보유 기술에 대해 신청한 국가첨단전략기술과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등의 안건 심의에 나서는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해당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이라고 판정될 경우에도 MBK파트너스의 M&A와 관련된 행정적 영향력은 낮다. 하지만 만약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인수에 성공한 이후에는 해외 매각 진행 시 한국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따져 볼 권리가 생겨 일종의 제약사항이 발생한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출구전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MBK파트너스도 4일 오후에 공개매수가격을 고려아연과 동일하게 83만원으로 상향하고 최소매수수량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공개매수 기간도 10일 늘어난 10월 14일로 변경됐다. 83만원 이상으로 공개매수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 사모펀드의 속성상 어려움이 있다. 또 최소 매수주식수 144만주로 정한 공시를 삭제해 단 1주가 신청되더라도 매수하는 방침을 세운 것도 MBK파트너스에는 부담이다. 원래 최소 매수주식수를 정한 이유 자체가 MBK파트너스가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아예 전체 주식 매수를 포기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보험 전략이다. 그런데 최소 매수주식수 조항을 삭제해 버리면 경영권을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꼴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경영권 확보에 실패할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 고려아연 투자자 행복한 나날들…세금은 주의해야 치열한 경영권 다툼으로 촉각이 곤두선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 경영진과 달리 고려아연 투자자들은 지금 행복한 비명이다. 경영권 분쟁 전 50만원 수준에 머물렀던 고려아연 주가는 현재 MBK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돌파했다. 또 거래량도 활발한 상태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경영진과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투자자들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일단 고려아연 유통주식의 상당 부분을 소유 중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다. MBK의 공개매수 요청은 안정적이다. 또 공개 매수 가격도 83만원으로 인상돼 고려아연과 동일한 조건이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이 MBK의 요청에 응할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일단 기관투자자는 어느쪽 공개매수에 응할지 행복한 고민이다. 그런데 가격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변수가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향후 비즈니스와 관련된 고려아연과의 관계 유지 등이 걸림돌이다. 반면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에 2차 가처분이 신청돼 있는 건 미래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반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고려아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따라서 어디가 더 높은 공개매수가격을 제시하느냐가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그런데 주의할 사항이 있다. 바로 세금이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과 달리 장외매매 주식이나 공개매수 주식은 별도의 거래세와 양도세를 낸다. 그런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세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먼저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거래세는 0.18%로 낮다. 반면 장외매매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세는 0.35%로 높은 편이다. 그보다 더 충격적인 건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은 대주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비과세다. 반면 장외거래나 공개매수를 통해 발생하는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은 상당히 높다. 개인투자자가 장외매수나 공개매수를 통해 거래되는 주식은 양도차익이 3억 이하인 경우 22%, 양도차익이 3억 초과인 경우 27.5%의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것도 적지 않은 세금인 데 고려아연 방식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경우 세금이 훨씬 더 높다. 이 경우 양도차익이 250만원 이하인 경우는 비과세다. 문제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방식의 세율은 차익이 클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세금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참세무법인의 최왕규 세무사는 "이번 고려아연 자사주 매수는 소각 시 의제배당에 해당 돼 연 2000만원이 넘는 수익은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돼 고율의 누진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견이다. 이런 경우 양도차익 1400만원 이하는 6.6%(지방세 포함, 이하 동일), 5000만원까지는 16.5%, 8800만원까지는 26.4%, 1억5000만원까지는 38.5%, 3억원까지는 41.8%, 5억원까지는 44%, 5억원 초과 시 46.2%, 10억원 초과 시 최대 49.5%라는 고율의 종합소득세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양도차익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고려아연 주주 중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경우 과세표준이 2억원 이하는 세율이 고작 9.9%(지방세 포함)에 불과하다. 200억원 이하까지는 20.9%에 불과하니 개인투자자와 달리 세율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작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개인투자자는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높은 세율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기관투자자의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세율이 낮은 편이므로 그 외 미래 영업의 유∙불리 등을 더 중요하게 따져보는 분위기다. ◆ '이벤트 드리븐' 치익거래는 늘 리스크 상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과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 간의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이런 예기치 못한 이벤트를 추종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이벤트 드리븐' 전략이라 한다. 그런데 '이벤트 드리븐 전략'의 단점은 향후 시장 예측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의 철벽수비에 공격자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공격자가 과감하게 현재의 공개매수가격 83만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또 오늘 결론 날 산업기술보호전문위원회가 고려아연의 국가핵심기술 판정 신청 안건을 어떻게 결론 내릴지도 변수다. 고려아연과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은 수 많은 변수들이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증시 밸류업 측면에서는 이런 적대적 M&A가 주가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도를 탓하기 보다는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한 시대다. 10월 4일 현재 고려아연의 주가는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가격인 75만원을 훌쩍 넘은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방어자인 고려아연 경영진에는 유리한 형국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 주식에 투자할 때 누가 승리하느냐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향후 세금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잘 따져보는 것도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중요한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longinus@newspim.com 2024-10-04 16:42
사진
檢,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검찰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를 최종 무혐의 처분한 가운데 남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처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검찰이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번에도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4일 법조계 안팎에선 검찰이 이달 안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매듭지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수사 절차가 끝나가는 상황인데다, 4년간 이어져온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더 지체하기에 부담감이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01 mironj19@newspim.com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7월 김 여사를 비공개 출장조사한 데 이어, 다른 '전주'들에 대한 조사도 사실상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 장모이자 김 여사 어머니인 최은순 씨도 조사를 받았다. 또 검찰은 김 여사와 유사하게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에게 '방조 혐의' 유죄가 선고된 항소심 판결문 분석도 마쳤다. 법조계는 김 여사가 직접 주가조작에 관여했거나 적어도 주가조작 사실을 인식했다고 여길만한 증거나 진술이 부족해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인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손모 씨와 같은 '전주'로서 방조죄가 성립되려면, 돈을 빌려줄 때 그 돈이 주가조작을 위해 사용된다는 상황을 인식하고 빌려줬느냐가 쟁점"이라고 했다. 이어 "아직까지 관계자들 진술에서 김 여사가 관련됐다는 명확한 진술이 나온 것도 아니고,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지했다는 증거도 없는데 검찰이 무리하게 기소할 순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이미 4년을 끌어 온 사건이기 때문에 (검찰도) 최대한 빨리 끝내려고 할 것이다. 아마 교육감 선거(10월 16일)가 있으니 선거 끝나고 바로 결론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항소심에서 손씨의 방조혐의가 유죄로 선고됨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윤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손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을 때 대통령실에선 이를 근거로 김 여사의 무죄를 주장했었지만 항소심 이후 유죄로 번복됨에 따라 상황이 바뀐 것 아닌가"라며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비공개 출장 조사로 한 번 이뤄졌는데 상대적으로 수사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제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지난 2일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금지법 위반 등 고발사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을 비롯해 김 여사, 최재영 목사, 백은종 서울의 소리 대표,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 등 5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seo00@newspim.com 2024-10-04 11:4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