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회장의 행복경영]①축배를 든 10월29일
지난 29일 밤 인천문학야구장.
이날은 SK의 날이었다. 한국시리즈 2게임을 내줬지만 이후 4게임을 내리 승리하며 '뚝심'의 두산을 밀어냈다. SK 와이번스가 창단 후 8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품는 날이었다.
우승 직후 최 회장은 “우승해서 기쁘다”며 “앞으로 우승의 기쁨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라고 승리의 환희를 만끽했다. 특히 선수단들과 뒤풀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여러분들이 오늘 저와 SK 임직원들과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어 고맙다. 앞으로 세 번 더 행복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6차전 게임에 최 회장은 다른 CEO 동행 없이 경기장에 혼자 갔다. 평소 스포츠를 좋아한다는 최 회장은 야구와 축구 관람을 좋아하며 골프는 가끔, 테니스는 자주 즐기는 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5일 게임에는 12살 아들과 함께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가 하면 SK계열사 각 CEO들과도 야구장을 틈틈이 찾아 선수단들을 격려했다.
그야말로 10월 29일은 최태원 회장에겐 더없이 '행복한 하루'로 SK사사(社史)에 남게 됐다. 비단 한국시리즈 우승뿐만이 아니다. 그토록 절실했던 '경영권 불안요인'을 잠재웠던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이날 공시를 통해 SK(주)의 유상증자와 SK에너지 주식 공개매수 결과, 최태원 회장과 최 회장이 지분 44.5%를 가지고 있는 SKC&C의 지분이 각각 0.97%에서 2.22%로, 11.16%에서 25.42%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SKC&C는 지주회사 전환과정에서 SK에너지 지분을 처분하는 대신 SK(주)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주회사의 지분 27.64%를 확보했다. 결국 자사주 13.81%를 포함해 41.45%의 SK(주) 지분을 갖게 됐다. SK(주)를 축으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를 감안할 때 사실상 SK(주) 지분 40%대를 확보하게 됐다. 이제‘소버린 사태’와 같은 적대적 M&A의 위험성에서 벗어나게 된 셈이다.
지금껏 문제시 됐던 자회사 SK에너지 공정거래법상의 지분요건 부족 문제도 말끔히 해결됐다.
SK에너지 주식 공개매수와 SK(주)의 유상증자 결과, SK(주)가 보유하게 되는 SK에너지 지분은 17.1%에서 31.18%로 늘어나 지주회사 요건(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지분 20%이상 보유)도 충족하며 지주회사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지난 7월 1일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최 회장은 지주회사 SK(주)의 지분비율이 SKC&C의 지분 비율과 합해 12%대에 머물러 그룹 경영권이 취약, 이를 보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다.
그룹 관계자도 "무엇보다 우승의 기쁨은 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