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며 1,010원 이하로 떨어졌다.이에 따라 최근 1,020원대까지 오르며 랠리를 보였던 시장 분위기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환율 속락으로 풋옵션 매수세가 우위를 보이고 변동성도 다시 높아지는 등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그렇지만 시장 자체는 일단 1,007~1,008원대 월중 저점대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지지력을 확인해 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그동안 달러 강세를 주장했던 시장 분위기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월중 저점선에서 숏을 내기 부담스러워 방어 매수에 따른 공방이 전개됐다"고 말했다. ◆ 달러/원 환율 월중 저점대 유지, 시장 매수마인드 위축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08.90으로 5.00원 내림세를 보였다. 달러/원 선물 5월물은 1,009.10으로 4.90원 하락했다.달러/원 환율은 해외시장에서 달러/엔이 107선 이하로 떨어지자 1,010.30원에 하락 출발한 뒤 1,010.70원까지 다소 반등했다.그러나 이후 이월 롱물량이 털리면서 하향세를 개시한 뒤 1,010원을 하회하더니 1,007.90까지 급속히 저점을 낮췄다.그렇지만 4월 최저치이고 최근 랠리의 기준점인 1,007원대에서는 숏세력이 부담을 느끼고 장중 5원 이상 낙폭과대 인식으로 역내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지력이 강화됐다.월중 저점대의 지지력이 시장의 공감대를 얻으면서 은행간 롱플레이가 이어진 가운데 오후장에는 1,010원대를 회복하며 반등력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역시 장막판 매물에 급하게 쫓기며 1,008원대로 급락하며 마감했다.시장 자체적으로는 장중 1,010원을 쉽게 내준 이후 회복 시도를 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으나 결국 무산됨에 따라 시장 마인드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어진 모습이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29억8,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6억9,850만달러 등 46억8,200만달러를 기록했다. 21일(목요일) 기준환율은 1,009.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외국계 은행 딜러는 "글로벌 달러 분위기가 다소 변하면서 역시 수급이 우선이라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1,007원대가 무너지면 바로 1,000원대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간 공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미국의 소프트 패치, 글로벌 달러 기술적으로 중요한 국면 봉착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른바 '소프트 패치'라는 미국의 성장률 둔화에 직면하고 인플레 압력도 줄어들면서 금리인상 기대감도 퇴조됐다.국내 시장에서는 수출업체들의 매도세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 매물이 이어지면서 '수급 불패론'이 재확인됐다.글로벌 달러화가 후퇴하고 수급 공방도 지속되면서 최근 상승의 주도력을 보였던 역외도 매물을 토해내는 모습을 보이며 매수 전선에서 후퇴했다.이같은 역내외 매수세력들이 물러나면서 시장 분위기는 '썰렁'해진 상황에서 월중 저점이나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매수세가 힘겨운 분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달러/원 환율이 버티기 위해서는 달러/엔이 107선을 재회복하느냐 아니면 다시 하락세를 이어가느냐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달러/엔은 107.20선의 240일 지지력은 무너졌으나 106.70선대 200일 지지력을 탐색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중요한 레벨에 와 있다. 유로/달러도 1.3060선대에서 60일 이평선 안착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다.한편 환율이 사흘째 13원이나 속락하면서 파생상품 시장은 다소 변화된 분위기를 반기는 모습이다. 옵션시장에서는 6%대 초반에서 6%대 중반 이상으로 옵션 변동성이 살아나는 모습이며 콜옵션 가격보다는 풋옵션 가격이 더 비싸지는 등 하락에 대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옵션 자체 거래의 경우 행사가격 1,030원 이상의 콜옵션 매수세도 있기는 하지만 990~1,000원의 풋옵션 매수세가 새로 등장하는 등 풋쪽이 강해졌다.FX스왑시장은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제한되면서 경기 논쟁 속에서 금리변동성이 제한될 것으로 보이면서 추가 하락은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은행권의 외환 파생상품 딜러는 "풋옵션 가격이 콜보다 높아지면서 방향성은 다소 하락쪽에 기울게 됐다"며 "변동성의 경우 1,020원에서 밀리면서 1,010원대 박스권 시각으로 약화되던 것이 박스 이탈 가능성에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는 "글로벌 달러를 추동했던 미국 금리테마가 완전히 종결될 지 물가 지표를 좀더 봐야할 것 같다"며 "인플레 압력이 덜하다면 달러 조정은 더 진행될 것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