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010원을 하향하며 하루 15원 이상 급락했다.국내 경기회복 기대감 속에 소버린의 LG 주식 매입 등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아흐레째 지속되고 달러/엔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낙폭이 대폭 커졌다.김정일 국장 위원장이 6자 회담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는 데다 일각에서는 3월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최근 원화를 축으로 하는 아시아 통화가 절상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하고 있다.시중은행의 딜러는 "외환당국이 일부 스무딩하고 있으나 물량 폭증으로 낙폭이 커졌다"며 "달러/엔까지 하락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이고 아시아통화도 절상되고 있어 추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006.10으로 전날보다 17.20원 급락하며 마감, 연중 최저치를 사흘째 경신했다. 달러/원 선물 3월물은 1,006.50으로 17.00원 떨어졌다.달러/원 환율은 전날 뉴욕시장이 휴장인 가운데 1,023.20에 약보합 개장한 뒤 개장가를 고점으로 쭉 밀리고 전날 종가수준인 1,022원의 지지선이 무너진 뒤 1,020원도 잇따라 하향했다.심리적인 지지선인 1,020원이 무너지면서 스탐성 매물이 가세됐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 규모가 급증하고 달러/엔도 105선을 하회하며 낙폭이 커지면서 급매물이 지속됐다.오후들어서도 1,015원이 깨졌고 장막판에는 투매성 매물이 급증하면서 1,010원마저 하락하며 1,005.80까지 일중 저점을 낮춘 뒤 1,006.10원에 마감했다.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환율이 급락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외국인들의 직접 및 주식 투자자금 유입 등 수급이 관건"이라며 "환율이 급락해 매도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나 수급이 불균형이 다소 완화될 때까지는 하락 압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에서 41억4,7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 12억8,350만달러 등 모두 54억3,100만달러, 전날 29억달러에서 무려 25억달러나 급증했다. 23일 기준환율은 1,015.3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삼성경제연구소의 정영식 수석 연구원은 "수급 불균형 문제가 환율 급락의 요인"이라며 "그동안 1,020원 이하로 내려가고자 했으나 막힌 상황에서 역내외 매물이 촉발되며 마치 울고싶은 데 뺨 맞은 격이 됐다"고 말했다.이어 정영식 연구원은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이 외국인이 가세되면서 수급 불균형을 증폭시켰다"며 "향후 환율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한 세자리수대로 하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정 연구원은 "정부나 외환당국이 개입을 해서 특정 레벨을 방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과거 외환위기 전 세자리수 환율을 경험한 바 있고,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점 등을 감안해 환관리 능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종합지수는 장중 990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가 환율 급락 소식으로 조정을 보이며 980선을 하회하며 마감했다. 종합지수는 977.80으로 10.91포인트 떨어졌으나 외국은 1,283억원을 순매수, 9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었다.대우증권의 이영원 투자전략파트장은 "국내 경기가 회복되고 유동성도 생겨나면서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지수 부담으로 조정을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급락 요인이 발생해 환율 동향이 주가 조정폭을 좀더 키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뉴스핌 Newspim] 이기석 기자 reu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