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20일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주까지 박스권 하단으로 지지력을 과시했던 1,190원이 무너졌으며 장중 더딘 지지선 테스트 장세가 이어져 환율은 1,186원까지 밀렸다. 미 달러화가 약세 기조를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이 전저점을 경신하고 107.50엔 지지력을 테스트, 달러/원에 하락 모멘텀을 부여했다.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됐다. 수급상으로도 매물 부담이 시장을 지배했다. 이날 10억달러 전후로 알려진 역외선물환(NDF)만기정산분이 꾸준히 매물화되면서 하락 압력을 넣었으며 업체 네고물량, 외국인 주식자금 등이 가세했다. 수급상의 부담이 당분간 시장에 영향을 미치리란 기대감이 그대로 반영된 것. 외환당국이 이같은 하락 압력에 맞섰으나 다소 힘에 부친 모습을 보였다. 개장전 NDF만기정산분 매칭 규모도 크지 않았고 장중 꾸준히 매물 흡수에 나서긴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레벨을 끌어올릴만큼의 강한 개입은 없었다. 지난주 당국 개입으로 급락했던 단기물 외환스왑포인트는 이날 수급상황 등으로 다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고상준 한미은행 딜러는 “장중 NDF만기정산분을 놓고 시장과 당국이 길고 지루한 싸움을 했다”며 “달러/엔이 레벨을 한단계 낮췄고 NDF만기정산분 부담으로 내려간 것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맥없이 1,190원이 무너져서 아래로 좀 더 밀릴 가능성이 있으나 당국이 어떻게 나올지가 여전히 관건”이라며 “내일은 1,180원대에서 주로 거래될 것 같고 NDF만기정산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 20일 최저 수준, 4.90원 하락8일 서울 외환시장의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4.90원 내린 1,186.1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19일 1,176.80원이후 가장 낮았다. 이날 장중 고점은 1,190.00원, 저점은 지난달 20일 장중 1,181.30원까지 내려선 이후 가장 낮은 1,186.0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4.00원을 기록했다. 9일 기준 환율은 1,187.50원으로 고시된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6,400만달러, 한국자금중개에서는 11억4,600만달러가 거래돼 총 31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엿새째 30억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금요일보다 1.90원 낮은 1,189.1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곧 이날 고점인 1,190.00원을 기록한 뒤 낙폭을 확대, 9시 38분경 1,187.8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당국 개입 우려로 환율은 한동안 1,188원선에서 옆걸음질치다가 매도 강화로 11시 12분경 1,187.60원으로 되밀렸으며 이후 큰 변동없이 오전장을 1,187.80원에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낮은 1,187.6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한동안 1,187원선에서 더딘 행보를 보이다가 3시 5분경 1,186.70원까지 밀렸다. 그러나 당국 개입 우려로 1,187원을 경계로 횡보하던 환율은 추가 매물 공급으로 차츰 낙폭을 확대, 4시 23분경 이날 저점인 1,186.00원까지 하락했다. ◆ 달러/엔 전저점 경신, 외인 이틀째 주식순매수달러/엔 환율은 그동안 강하게 지지됐던 108엔을 깨고 전저점을 경신하는 등 하락 압력이 강화되면서 국내에도 영향을 가했다. 지난주말 미 11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 창출이 예상에 크게 못 미쳐 달러매도가 강화됐으며 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저금리 기조 확인 전망 등도 이에 가세했다. 지난주말 뉴욕장에서 107.65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한때 3년 1개월 최저 수준인 107.45엔까지 밀린 뒤 일 외환당국자의 구두개입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됐다. 달러/엔은 보합권을 중심으로 횡보했으며 오후 4시 42분 현재 107.53엔을 기록 중이다. 미조구치 젬베이 일 재무성 차관이 오전중 구두개입에 나선데 이어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BOJ)총재도 “엔화 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달러/엔의 107.50엔 하회를 막으려고 애를 썼다.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328.12엔(3.16%) 급락한 1만45.34엔에 마감, 엔화 강세를 제한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엔/원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1,102~1,103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22억원, 2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이틀째 주식순매수를 나타낸 가운데 매수 규모는 지난 금요일보다 크게 줄었다. 주가는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 지난 금요일보다 4.61포인트(0.58%) 내린 784.80에 마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김준수 기자 jslyd0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