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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원 회장, 한국해운의 '거목' 잠들다

기사입력 : 2006년11월24일 17:37

최종수정 : 2006년11월24일 17:37

24일 별세한 현대상선 현영원 회장은 지난 50년간 해운업에 종사하면서 현대상선을 세계적인 종합해운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우리나라가 세계 8위권의 해운강국으로 발전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해운업계의 거목으로 알려져있다.

현 회장은 우리나라 해운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훨씬 전인 1956년 근해상선(주)을 통해 해운에 발을 들여 놓은 이래, 1964년부터 1984년까지 신한해운(주)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로 활약했다. 1985년부터 현대상선 회장으로 재임하면서 현대상선을 오늘날 운항선대 250여척, 연간 매출액 50억 달러의 종합해운기업으로 육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76년 그리스와 홍콩 선주가 현대중공업(당시 현대울산조선소)에 발주한 초대형 유조선(VLCC) 3척의 인수를 포기하자, 그는 해운산업이야말로 국가의 수출입화물과 전략물자 수송을 전담하는 기간산업으로서 현대그룹이 지향하는 사업방향과도 일치한다는데 정주영 명예회장과 뜻을 같이하고 3척의 VLCC로 현대상선(당시 아세아상선) 창립에 힘을 실었다.

그는 1980년대 초반 초유의 해운산업 불황시 많은 선사들이 도산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자 사업의 다각화가 시급하다고 판단, 현대상선의 사업구조를 벌크화물 수송중심 구조에서 자동차선, 컨테이너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경영기조는 지금까지도 그대로 이어져 현대상선이 종합물류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됐다.

특히 회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남다른 안목과 추진력을 발휘, 이를 도약의 기회로 활용했다.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과 경험에서 나오는 예측력, 오랜 기간 해운업계 경영을 통해 체득한 감각과 판단력, 화주와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공신력 등을 평생의 경영신조로 삼아 현대상선이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고 현회장은 이렇게 여러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운기업을 맡아 탁월한 경영성과를 이룩함으로써 1982년과 1988년 해운의 날에 각각 철탑산업훈장과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고 현 회장은 신한해운을 경영하던 1970년부터 한국선주협회 부회장을 맡아 1992년까지 22년간 재임했으며, 2000년부터 제22대 한국선주협회 회장에 선임되어 2003년까지 재임하면서 국내 해운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이밖에 해운업의 국제분쟁 해결사로 통하면서 약 30년간 국제상사중재원으로 일해 왔으며, 영국 P&I(선주상호보험)클럽 이사, 선박검사기관인 미국 선급협회(ABS) 한국위원회 위원장, 해운국인 파나마 공화국 명예 총영사 등 국제 해운분야와 관련한 다양한 직책도 역임했다.

그는 평생 바다를 벗으로 살아 왔다. 국내 해운인들은 “현회장 없이는 한국의 해운업계가 방향타를 놓쳐버릴지도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지난 50여 년간 한국을 해운 선진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해 온 해운업계의 거목이자 산 증인으로서 ‘영원한 해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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