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회예산정책처가 7일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용을 평가했으며, 인구감소 완화 경향은 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는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 보고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핵심 재정수단이지만 획일적 지원을 지양하고 지역별 인구 이동 특성 반영한 맞춤형 정책과 표준화된 성과지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 또 미집행·여유자금 등 재정 비효율을 지적하며 분할 출연·단계적 집행으로 자금 운용을 개선하고 장기 검증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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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 검증은 미흡…성과보다 과정 관리가 숙제
지역별 인구 이동 분석한 맞춤형 정책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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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2022년부터 운영해온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인구감소 완화에 일정한 경향은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진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세가 완화된 모습이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사업 선정부터 성과관리, 자금 운용 방식까지 제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획일적인 지역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별 인구 이동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으로 전환하고,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평가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 "인구 늘었다"는 정부 평가…정작 통계로는 효과 입증 못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간한 '지방소멸대응기금 운용 현황 평가'에서 기금 운용체계와 정책 효과, 집행 실적, 성과관리 등을 종합 점검했다. 보고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이 지역 활력 회복을 위한 핵심 재정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현재 단계에서는 예산 규모 확대보다 정책의 정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정부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도입한 대표 재정사업이다.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을 대상으로 생활인프라 확충, 청년 일자리, 정주여건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매년 1조원 규모의 재원을 배분하고 있다. 올해까지 4년간 누적 수조원의 재정이 투입되면서 지방소멸 대응의 핵심 정책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인구감소지역 지정 이후 인구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고, 지방소멸대응기금과 농어촌 기본소득 등 대응 정책이 정주여건 개선과 인구 유입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해왔다. 이는 인구감소지역 지정 이전인 2018~2021년과 지정 이후인 2022~2025년을 단순 비교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예정처는 이런 단순 비교만으로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2018~2021년은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과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며 비수도권 인구 유출이 예년보다 확대된 시기였던 만큼, 이후 감소폭이 줄어든 현상을 정책 효과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전 기간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정처는 주민등록인구 자료를 활용해 이원고정효과 이중차분법(DID)으로 별도 계량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방소멸대응기금 시행 이후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인구증가율은 비교지역보다 0.604%포인트 높게 나타났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제도 시행 후 4년밖에 지나지 않아 인구지표로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함께 제시했다.
이번 평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효과를 부정했다기보다, 현 단계에서는 정책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소멸이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된 구조적 문제인 만큼, 단기간 성과에 의존하기보다 장기적인 검증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모든 지역에 같은 처방" 한계…성과보다 지역 맞춤이 중요
보고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 설계 방식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현재는 전국 인구감소지역을 하나의 정책 대상으로 보고 유사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구조지만, 실제 인구 이동은 지역마다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다.
예정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인구 순유출이 발생한 45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36곳은 수도권보다 같은 시·도 안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더 많았다. 반대로 89개 인구감소지역 가운데 44곳은 순유입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수도권으로부터 인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입 사유를 기준으로 봐도 청년 일자리, 교육·주거, 생활여건 등 지역별 이동 요인이 달라 획일적 처방보다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성과관리 체계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는 시설 이용객 수나 프로그램 참여자 수처럼 사업의 '산출' 중심으로 성과를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기금의 궁극적 목표가 인구 유입과 정주여건 개선, 지역경제 활성화인 만큼 인구·생활여건·지역경제를 함께 측정할 수 있는 표준화된 성과지표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 운용의 비효율성도 확인됐다. 2025년 말 기준 지방소멸대응기금 미집행액은 약 9500억원에 달했고, 지역활성화투자펀드에 출자되지 못한 자금도 상당 규모 여유자금으로 운용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연초 일괄 출연하는 현재 방식 대신 실제 사업 일정에 맞춘 분할 출연과 단계적 집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제시됐다.
결국 예정처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지방소멸 대응 정책의 성패가 얼마나 많은 예산을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지역마다 다른 인구 감소 원인을 얼마나 정확히 분석하고 정책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체계를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정처는 "성과 지표가 표준화돼 있지 않고 사업별로 상이하게 설정돼 있어 기금 전체 차원의 성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성과관리 체계 전반에 걸쳐 표준화된 지표를 도입하고, 논리모형 기반의 목표·성과 연계를 강화해 정책 성과의 측정과 환류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한 줄 요약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일부 지역에서 인구 감소세 완화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였지만, 이를 정책 효과로 단정할 객관적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는 예산 투입 규모보다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과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평가체계 구축이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r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