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골프 회동 이후 개인적 친분 쌓고 수시로 연락 주고받아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유럽 주요국에 분노를 표출하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를 공공연히 거론하는 상황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1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언급한 이후 그와 통화한 것은 스투브 대통령이 처음이다. 갈수록 멀어지는 미국과 유럽 관계에서 스투브 대통령이 양측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떠맡는 양상이다.
핀란드 대통령실은 이날 이메일 성명을 통해 "스투브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나토가 더 유럽적인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유럽은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오는 7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연례 정상회의에서 '보다 유럽 중심적인 나토'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스투브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나토, 우크라이나, 이란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논의와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는 실용적으로 풀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게재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 후 나토 회원국 유지를 재검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사실) 재검토 단계도 지났다"고 말했다. 나토 탈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는 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비하했다.
■ 작년 3월 골프 회동 이후 급속하게 친분 쌓아
스투브 대통령은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2024년 1월 대선에서 승리해 핀란드의 13번째 대통령이 된 스투브는 지난해 3월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시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퍼먼대에서 유학한 그는 이 지역 상원의원인 린지 그레이엄과 대통령 취임 이후 만났고, 작년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재회한 그레이엄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로 그를 소개했다고 한다. 이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회동을 제안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골프 실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투브 대통령은 어릴 때 프로 골프 선수에 대한 꿈을 키웠고, 미국 대학 유학도 골프 장학금을 받은 덕에 가능했다.
하지만 22세 때 프로 골퍼로서의 한계를 느꼈고, 이후 전공을 정치·국제관계로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회동을 마친 뒤 스투브 대통령에게 새 골프채 세트를 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스투브는 훌륭한 골퍼"라고 칭찬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외교·안보 이슈에 대해 의견을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이 여러 이슈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거나 마찰을 겪을 때마다 트럼프에게는 유럽의 얘기를, 유럽에는 트럼프의 속내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쪽으로 생각이 기울 때마다 이를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구가 560만명에 불과한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가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 협상에서 핵심 국가로 떠올랐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