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물량 축소' 등 단기 악재
대규모 구조조정, "하반기 효과 기대"
PER 10년 최저치권, 시가배당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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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주가가 지난 4년여 동안 내리 하락 중인 미국 물류 업체 UPS(종목코드 동일)를 둘러싸고 월가에서 기대감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은 과거 최저치권에 있어 원활한 반등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4년 동안 반 토막
UPS 주가는 2022년 2월 당시 최고점(190달러)을 찍고 내리 하락해 현재 94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최고점 대비 낙폭으로 보자면 4년여 동안 반토막된 셈이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온라인 주문 급증에 대응해 인력·설비·노선을 대폭 확장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종료 뒤 물량이 급감하면서 과잉 설비가 이익률을 잠식하고 주가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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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페덱스(FDX)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UPS와 동일한 고충을 겪었지만 되레 상승세를 이어갔다. UPS가 최고가를 찍었던 2022년 2월 당시와 비교하면 오히려 40%가량 올랐다. UPS는 2023년 노조와의 협상에서 인플레이션 보상 차원의 대폭 임금 인상에 합의하는 등 각종 비용이 급증했는데 비노조 인력 구조인 페덱스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양사의 주가 격차는 이 비용 구조의 차이에서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마존과의 거래 관계도 UPS의 실적을 압박한 요인이다. 아마존 물량은 UPS 미국 내 배송의 15% 넘는 비중을 차지했으나 건당 수익성이 낮았다. UPS는 저마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부터 아마존 물량을 대폭 줄이기 시작했고 올해 하반기까지 50% 넘게 축소하겠다고 했다. 전략적으로는 합리적 판단이었으나 고정비 비중이 높은 배송 네트워크에서 대규모 물량이 빠지면서 단기 실적은 오히려 악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도 실적 압박 요인으로 가세했다. 악재가 중첩된 결과 UPS의 작년 연간 영업이익률은 10% 미만으로 2022년 정점 대비 4%포인트나 하락했고 작년 연간 주당순이익은 7.16달러로 2022년 대비 45%나 줄었다. 연간 매출액도 같은 기간 886억달러로 2022년 대비 12%가 줄어드는 등 외형과 수익성이 동반 위축됐다.
◆"하반기부터 빛 본다"
UPS 경영진은 6만여명의 감원을 포함한 대규모 사업 개편에 착수한 상태다. '규모보다 질(better, not bigger)'을 기차로 내건 이 구조조정은 고연차 기사 대상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 도입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고마진 영역 재편을 골자로 한다. 중소기업·헬스케어·특수 배송 부문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작년에는 냉장 물류 업체 프리고-트랜스와 캐나다 헬스케어 물류 기업 앤들라우어헬스케어 인수를 완료해 콜드체인 역량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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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UPS 강세론자들은 이 구조조정의 효과가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률의 바닥 자체는 올해 1분기로 전망되나 아마존 물량 축소의 역풍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감원·네트워크 재편의 비용절감 효과도 반영 시차가 필요해 체감 가능한 개선은 그 뒤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다만 이 전망의 실현 경로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이란 사태에 따른 유가 급등세다. 유가 상승은 항공유·디젤 등 연료비를 직접 끌어올리고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높여 물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UPS 주가는 이란 사태 발발 2월28일 전까지 연초 이후 상승폭이 12%에 달했다가 현재 상승분율 모두 반납하고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위험 대비 보상 매력"
그럼에도 강세론자들은 현재 주가 수준의 위험 대비 기대 보상이 매력적이라고 판단한다. UPS의 PER(주가수익배율, 포워드)는 13.5배로 과거 10년 최저치(2020년 3월 11배)권이고 시가배당률은 6.9%를 기록 중이다. 높은 시가배당률은 주로 주가 하락에 따른 결과이지만 실적 급감 와중에도 배당금을 한 차례도 삭감하지 않았다는 점은 현금흐름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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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UPS에 대한 월가의 전반적인 의견은 보수적인 편으로 분류된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담당 애널리스트 21명 중 매수 의견은 9명, 중립 의견은 9명, 매도 의견은 3명이다. 12개월 내 실현을 상정한 평균 목표가는 113.15달러로 현재가 대비 약 19% 높지만 최고 135달러에서 최저 75달러까지 편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합의된 상승 기대라기보다 강세론과 약세론이 맞선 결과로 풀이된다.
강세론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구조조정의 실행 강도와 밸류에이션의 비대칭성이다.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권에 들어왔으나 주가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만큼 시장이 실적 바닥 확인을 기다리는 지금이 선제 진입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목표가를 125달러로 제시해 현재가 대비 32%의 상승 여력을 내다 본 골드만삭스의 조던 앨리저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마진 바닥론을 주장하면서 "마진이 최악인 시점이 매수 적기"라고 했다. 목표가를 135달러로 더 높게 제시한 제프리스의 스테파니 무어 애널리스트는 "야구에 비유하면 UPS의 개선 스토리는 아직 스프링 트레이닝(정규시즌 전 사전훈련) 단계로 1회도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