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노인도 종부세 탓에 일해야 할 판"…매도 문의 고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하자 세금 얼마나 더 나오냐는 문의가 꽤 옵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은 매도할까 고민도 하시지만, 여력 있는 분들은 헐값에 파느니 자식에게 증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어요."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중개사)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공시가격이 평균 24.7%가량 급등하면서 다주택자와 고령의 1주택자들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에 따른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현장에서는 급매물이 쏟아지기보다는 '증여'를 통한 버티기나 비핵심지 매물을 먼저 처분하는 옥석 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

◆ "세금 낼 바엔 자식에게"…통계에 안 잡히는 증여 대세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시가격 발표 직후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매도보다는 증여 관련 상담이 눈에 띄게 늘었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많게는 수천만원 단위로 뛰게 생겼지만, 핵심지 자산을 헐값에 처분하느니 자녀에게 물려주겠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동 인근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은 어차피 세금 5000만원 내던 거 7000만원으로 오르더라도 그냥 내고 버티겠다는 분들이 많다"며 "아주 급한 사람이 아니면 굳이 팔지 않고 증여를 택하기 때문에 실거래가 매매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거래가 수두룩하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현재 압구정 일대 재건축 단지 매물은 10개 안팎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20평형대 소형 평수조차 호가가 42억원 선에 형성돼 있으며, 세금 부담에 가격을 낮춰 급처분하려는 움직임은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 "80대 노인도 종부세 탓에 일해야 할 판"…매도 문의 고개
다만 뚜렷한 소득이 없는 고령층 1주택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는 40년 이상 장기 거주한 노년층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큰 폭으로 뛴 보유세를 감당하기 벅차 매도 시기와 호가를 저울질하는 문의도 심심치 않게 이어지고 있다.
압구정동 C 공인중개사는 "80세가 넘으신 분이 늘어나는 종부세 때문에 경제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며 걱정하실 정도"라며 "어제오늘 공시지가 인상 소식을 듣고 세 분이나 찾아와 시세대로 집을 정리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세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지만, 이것이 대세 하락을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주택자의 경우에도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똘똘한 한 채'인 강남 아파트는 남겨두고, 타 지역에 보유한 주택을 우선 매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이 여러 채 있는 분들이 세금 때문에 집을 정리하더라도, 강남 핵심지보다는 잠실 등 다른 지역 물건부터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