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으로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외교·안보 이슈를 넘어,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투자 전략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미·이란 갈등이 전면전 수위에 가까워질수록, 중국 산업에는 '에너지 비용 쇼크 + 대외 리스크 재평가 + 전략산업 재부각'이라는 3중 파장이 동시에 밀려올 가능성이 크다. AI 도구를 통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중국 산업에 불러올 영향을 진단해 보고자 한다.
◆ 유가 급등, 중국 제조업에 '비용 쓰나미'
이번 긴장 국면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수개월 내 고점 수준까지 빠르게 치솟았고,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유가의 추가 상승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는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요동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바로 공장과 물류 시스템의 비용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항공·해운·도로 운송 등 연료 비중이 높은 업종은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는 구조다. 석유화학과 정유 업종 역시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제품 가격 전가의 지연으로 마진 축소 위험에 직면한다.
이런 비용 상승은 다시 플라스틱·섬유·타이어 등 다운스트림 제조업, 나아가 완성품 가격 인상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자 물가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 중동 프로젝트와 수출, '조용한 리스크'
중동은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처이자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핵심 지역으로, 인프라·에너지·항만·디지털 프로젝트가 집중된 곳이다.
미·이란 갈등이 장기화되고 제재와 해상 보험료, 물류 리스크가 커질 경우 이 지역에서 추진 중인 중국 기업들의 프로젝트는 수주 지연, 계약 재협상, 공사 중단 등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이란은 제재 속에서도 중국과 긴밀한 에너지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국가로, 중국이 우회 거래 등을 통해 원유를 조달해 온 대표적인 파트너다.
만약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를 한층 강화하거나, 금융·운송 제재까지 확대할 경우 중국의 이란산 원유 조달과 정산 구조에도 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이는 단기적인 원유 수급뿐 아니라, 중장기 에너지 안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지정학 역풍이 만든 '방어·수혜 섹터'
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동시에 뛰면, 시장은 전통적으로 에너지와 원자재, 귀금속을 '피난처'로 다시 보기 시작한다.
중국에서도 금과 은을 포함한 귀금속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고, 관련 광산·가공업체와 금 ETF, 일부 방어적 고배당 종목들로 안전자산 선호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중국이 강점을 가진 태양광, 전력장비, 일부 배터리·전기차 부품 등 전략 공급망 품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중동·러시아 리스크를 헤지하려는 유럽·신흥국이 재생에너지와 송배전망 투자에 속도를 높일 경우, 관련 중국 기업들은 간접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논리다.
◆ '에너지 안보+첨단제조'로 방향 잡는 중국
이번 사태는 중국에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중앙아시아 파이프라인, 해상 운송 루트의 다변화, 전략 비축 확대는 물론 재생에너지와 원전, 에너지 효율 기술 투자에 대한 정책 드라이브가 강화될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는 이미 로봇·AI·첨단제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에너지 가격과 지정학 리스크가 커질수록,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산업용 로봇, 스마트공장 솔루션, 고효율 모터·공정 장비와 같은 분야는 정책·수요 양쪽에서 장기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핵심 부품·소재의 국산화와 자립형 공급망 구축에 대한 압력도 커지면서, 반도체·전력기기·장비·산업 소프트웨어 등 전략 영역으로 자본과 정책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
◆ 투자적 접근 '비용 쇼크 vs 구조적 승자'
투자자의 관점에서 접근해보면, 미·이란 긴장은 중국 산업과 증시에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하나는 유가 급등과 물류·제재 리스크로 직격탄을 맞는 항공·해운·석유화학·에너지 다소비 제조업이다. 다른 하나는 에너지·원자재·귀금속, 재생에너지·전력장비, AI·첨단제조·에너지 효율 솔루션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구조적 수혜 업종이다.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호르무즈 리스크가 가시화될수록, 중국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쇼크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와 첨단제조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할 수 있는지를 시험 받게 된다.
그 과정에서 산업과 기업 간 격차는 더 커질 것이며, 이번 지정학적 긴장은 중국 경제의 취약성과 동시에 체질 개선의 방향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pxx1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