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징계에 구단 자체 징계도 예고… 출장 정지 불가피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롯데가 10년 만에 '육성 야구'로 방향을 제대로 틀어보려던 시즌, 가장 먼저 터진 건 성장 스토리가 아니라 '도박장 파문'이었다. 외부 수혈 대신 내부 자원을 키우겠다는 2026시즌 로드맵은 대만 타이난 전지훈련에서부터 흔들렸다. 내야수 나승엽과 고승민, 김세민, 외야수 김동혁이 휴식일에 현지 도박장에 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사건의 성격은 단순한 '캠프 일탈'이 아니다. 롯데가 그동안 내세워온 방향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롯데는 이번 겨울 FA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드는 대신 육성을 전면에 세웠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육성 전문가를 영입해 투수와 피지컬 시스템을 손보고 1군과 2군 코칭스태프도 대폭 손질했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장기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선언에 가까운 움직임이었다. 그런데 그 기조의 한복판에 있어야 할 연령대 선수들이 캠프에서 도박장에 출입했다.

전력 손실은 생각보다 크다. 나승엽과 고승민은 2026시즌 내야의 중심으로 잡혀 있던 자원이다. 나승엽은 1루를 기반으로 3루 전환까지 준비하던 카드였고 고승민은 주전 2루수로 사실상 고정돼 있었다. 내야 세대교체의 축이었던 나승엽과 고승민의 이탈은 타선 약화를 부르고 시즌 초반은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시기에 내야 수비의 불안을 초래할 여지가 크다.
롯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FA를 더 끌어오는 방식이 아니라 내부 자원에 출전 기회를 주는 구조로 시즌을 설계했다. 이 틀에서 주전급이 빠지면 구단은 같은 포지션의 백업과 유망주를 급하게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나 이건 성장 로드맵이 아니라 응급 처방이다. 선수의 성장은 출전 시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준비된 단계와 역할, 실패를 감당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구단 이미지에도 손해가 크다. KBO가 공문으로 경고한 직후 터졌다는 점에서 '교육이 먹히지 않았다'는 인상이 남는다. 시민단체가 불법 도박 혐의로 경찰 고발까지 진행하면서 사안은 구단 내부 징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생겼다. 법적 절차가 붙는 순간 구단은 시즌 중에도 계속 파문 진화에 매달려야 한다.
대만 타이난에서 훈련 중인 롯데 선수단은 이번 일에도 흔들리지 않고 훈련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번 악재를 계기로 남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꿰차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는 전화위복을 기대하는 눈치다. 롯데는 대만 캠프를 마친 뒤 20일 김해국제공항을 경유해 2차 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로 이동한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