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리듬 붕괴하면 일상 복귀 후 난항
가사 분담 등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설 연휴 기간 동안 고칼로리 명절 음식을 계속 먹고 늦잠을 자는 등 갑작스러운 생활 리듬 변화는 체중 증가 및 컨디션 붕괴로 이어진다. 전문가는 식사 후 10분 걷기 등 기본 원칙만 지켜도 건강을 챙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윤지현 교수(가정의학과)는 15일 "연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설 이후 한 달의 몸 상태가 갈린다"며 "먹고, 자고, 쉬는 기본 원칙만 지켜도 '명절 후유증'을 상당 부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과식·과음 주의…"밥상 앞에서 승부 보지 말라"
명절 상에는 기름에 지진 전과 산적, 당분과 나트륨이 높은 떡과 한과 등 에너지 밀도가 높은 음식이 한꺼번에 오른다. 평소와 같은 양을 먹더라도 칼로리와 지방·나트륨 섭취량은 훨씬 많아진다. 활동량까지 줄면 체중은 1~2kg 금세 늘 수 있다.
윤 교수는 "명절 기간에 찐 체중은 대부분 체지방으로 축적돼 다시 빼려면 연휴 기간의 몇 배 시간이 든다"며 "애초에 과식을 막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밥과 전, 고기보다는 나물과 채소 반찬을 먼저 먹으라고 조언했다. 식이섬유가 포만감을 주고 혈당 상승을 늦춰 이후 먹는 고칼로리 음식량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무제한 리필' 식사를 피하기 위해 먹을 양을 미리 개인 접시에 담아두라고 조언했다. 빈속에 술을 마시지 말고 독주보다는 도수가 낮은 술을 천천히 마시라고도 조언했다.
◆ 식사 후 30분 '골든타임' 활용하기
과식을 완전히 피하지 못했다면 식사 직후 30분~1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관건이다. 몸에서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로 이때 가벼운 움직임을 해주면 혈당과 체중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 가벼운 산책, 실내 자전거, 설거지나 방 정리 같은 일상 활동만으로도 소화 촉진과 혈당 안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윤 교수는 "포만감이 느껴진 뒤 바로 눕거나 앉아서 TV만 보는 습관이 가장 피해야 할 패턴"이라며 "식사 후 10~20분만 집 근처를 걷거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도 위장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연휴 내내 운동을 완벽하게 하겠다는 목표보다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가벼운 목표를 세우라"며 "각 끼니 후 10분씩만 움직여도 연휴 전체로 보면 상당한 활동량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명절 음식은 나트륨 함량이 높아, 충분한 물 섭취가 나트륨 배출과 소화기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수시로 마시고, 카페인과 당분이 높은 음료는 줄이는 것이 좋다.
◆ 수면·생활리듬 중요…'3일 룰' 지켜야
최장 5일 연휴에는 수면 패턴이 무너지기 쉽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이 3일 이상 이어지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설 이후에도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가 계속될 수 있다.

윤 교수는 "연휴라고 해서 새벽까지 버티며 '밀린 밤'까지 다 쓰려고 하면 정작 복귀 첫 주에 몸이 버티지 못한다"며 "늦어도 평소보다 1~2시간 이내에서 수면 시간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소 5시간 이상, 가능하면 평소 수준의 수면을 확보하고, 낮잠은 3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과 TV 시청은 자기 전 1시간부터 줄여 숙면을 돕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만성질환자는 특히 리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연휴 동안 약 복용 시간을 지키고 과식·과음을 피하지 못하면 혈압·혈당 변동이 커져 합병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 장거리 운전·스트레스…"쉬는 것도 계획하라"
고향을 오가는 장거리 운전은 허리와 목, 눈의 피로를 키우고 졸음운전 위험을 높인다. 윤 교수는 "2시간 운전하면 최소 10분은 스트레칭과 휴식을 가져야 한다"며 "물만 마시고 쉬는 게 아니라 차에서 내려 허리를 젖히고 종아리를 늘리는 간단한 동작만 해줘도 피로도가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명절 스트레스도 간과할 수 없다. 친척 간 갈등, 가사 노동 부담, 돌봄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정신적 피로가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 쉽다.
윤 교수는 "명절에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려 하기보다 가족 간에 일을 나누고 '쉬는 시간'을 미리 합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내가 버티면 되겠지 하는 마음이 오히려 가족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설 연휴는 1년에 한 번 뿐이지만 우리 몸은 평생 같이 가야 한다"며 "한두 번의 과식보다 무너진 생활리듬과 누적 피로가 더 큰 문제인 만큼, 올해만큼은 '잘 먹고, 잘 자고, 조금 더 움직이는' 연휴 계획을 세워보라"고 말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