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가상자산 랠리를 이끌었던 초기 낙관론이 최근 매도세 속에서 점차 식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는 한 콘퍼런스에서 "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됐던 일부 유포리아(과도한 낙관론)가 이제는 다소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격 급등락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변동성 확대는 규제 불확실성과 더불어 대형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 조정이 겹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류 금융권에서 가상자산에 뛰어든 기관들이 리스크 포지션을 줄이는 과정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시장 전반에 상당한 매도 압력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월러 이사는 이번 조정이 가상자산이 더 이상 주변부 자산이 아니라, 전통 금융 시스템과 점점 깊게 얽혀 들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정책당국은 디지털 자산을 개인 투자자 위주의 변두리 시장으로 취급해 왔지만, 헤지펀드와 트레이딩 데스크,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노출이 빠르게 늘면서 가상자산이 통화정책·금융안정 논의의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가격 조정도 뚜렷하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에서 40% 이상 밀려난 상태로, 트럼프 당선 이후 부각됐던 '기관 자금 유입'과 '우호적인 정치 환경'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되돌려지는 모습이다.
지난주에는 한때 6만33달러까지 추락해 202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새로 썼고, 이 과정에서 변동성 지표는 2022년 가상자산 거래소 FTX 붕괴 이후 가장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날 월러의 발언은 '정책 환경이 우호적이더라도 랠리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식어가는 투자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준 대목이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