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이란 영해 접근 자제 권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주 귀금속 시장이 이례적으로 큰 변동성을 겪은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달러도 약세를 보인 영향에 9일(현지시각) 금값이 다시 5000달러 위로 올랐다. 국제유가는 지정학 리스크로 1% 넘게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2% 상승한 온스당 5,07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10일 오전 3시 35분 기준 온스당 1.9% 오른 5,056.21달러를 기록하며, 금요일 이후 4%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달러화는 0.8% 하락해 1주일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에 따라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은 해외 투자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해졌다.

TD증권의 원자재 전략 총괄인 바트 멜렉은 "오늘 금 가격을 가장 크게 움직인 요인은 달러"라며 "특히 고용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 지표가 약하게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소비자물가지수(CPI),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2026년에 25bp(0.25%포인트)씩 최소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있다. 로이터 설문조사에 따르면 1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은 7만 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페퍼스톤 그룹 애널리스트 아흐마드 아시리는 "금값이 5,000달러 선 위에서 안착할 수 있는지가, 이번 반등이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보다 지속 가능한 상승 흐름으로 전환될지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은 15개월 연속으로 금 매입을 이어갔다. 이는 최근 조정을 겪기 전까지 이어졌던 장기 강세장의 핵심 동력 중 하나였던 견조한 공식 수요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관영 증권시보는 인민은행(PBOC)이 가격 변동성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자산을 분산하기 위해 비교적 소규모의 금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B2프라임 그룹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에우제니아 미쿨리아크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중앙은행들의 일관된 금 수요는 시장의 중요한 안정 장치이자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공식 부문 매입이 점차 금 시장에 구조적인 가격 하단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은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약 10% 급등에 이어 6.3% 추가 상승하며 온스당 82.86달러를 기록했다. 은 가격은 지난 1월 29일 온스당 121.64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멜렉은 "은 시장은 공급 부족이 크게 누적된 상태이기 때문에, 소매 투자자 등에서의 비교적 제한적인 수요 유입만으로도 공급난이 심화되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며 "이 경우 변동성은 더 높은 가격대에서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가는 미국 교통부가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 만을 통과하는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이란 영해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질 것을 권고하면서 1% 이상 상승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81센트(1.3%) 오른 64.3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배럴당 99센트(1.5%) 상승한 69.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교통부 산하 해사청(Maritime Administration)은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 만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역사적으로 이란 군에 의해 나포될 위험에 직면해 왔다면서,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동쪽 방향으로 항해하는 미국 국적 선박에 대해 오만 연안 가까이를 따라 항해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조치는 미-이란 긴장이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에너지 시장 자문사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이번 주 원유 거래는 물론, 어쩌면 이번 달 전체 흐름 역시 원유 수급 자체보다는 이란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의 확대와 축소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UBS의 원유 애널리스트 조반니 스타우노보는 "상황 전개를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하루 단위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협상 2차 회담 일정이 언제 확정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