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입 협상과 관련해 유럽 일부 국가에 부과하려던 관세 계획을 전격 철회하면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합의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밝히면서 대서양 무역 전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된 덕분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88.64포인트(1.21%) 뛴 4만9077.23에 거래를 마쳐 지난 5일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8.76포인트(1.16%) 상승한 6875.62를 기록해 작년 11월 24일 이후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270.50포인트(1.18%) 오른 2만3224.82로 장을 마감해 작년 12월 19일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참석 중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뒤 "미국과 나토가 그린란드, 사실상 북극 전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러한 양해에 기초해 2월 1일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그린란드 편입을 위한 군사 옵션 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점 또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는 데 일조했다.
종목별로는 전날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가 강세로 돌아섰다. 엔비디아는 2.95% 올랐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애플도 각각 1.98%, 0.39% 상승했다. 테슬라도 2.91%의 오름세를 보였다. 할리버튼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에너지 업종 역시 동반 상승했다.
반면, 크래프트 하인즈는 대주주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 중인 3억2500만 주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며 5.72% 급락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하며 2.20% 올랐고, 전날 올해 콘텐트 투자 10% 증액 계획을 발표한 넷플릭스는 2.18% 하락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은 11.72% 급등했다.
◇ 미 국채 금리 하락, 달러 강세
그린란드 인수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대결 국면에서 협상 국면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자, 미 국채 금리도 내렸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55%를 기록했다. 전날 일본 국채가 급락과 관세 위협 여파로 8월 말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금리는 하루 만에 상승폭을 반납했다. 30년물 금리는 4.9bp 내린 4.872%, 20년물 금리는 4.8bp 하락한 4.829%를 나타냈다.
미 국채 금리 하락과 함께 수익률 곡선도 평탄화됐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 차는 전날 69bp대에서 64.8bp로 축소됐다. 전날 곡선이 가팔라졌던 배경에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환시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유로화와 스위스 프랑 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로/달러는 이날 0.36% 하락한 1.17달러를 기록했다. 앞선 이틀간 1% 이상 상승한 뒤다. 스위스 프랑도 달러 대비 0.77% 약세를 보였다. 반면 엔화는 일본의 정치·재정 불확실성 속에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달러/엔 환율은 158~159엔 선에 거래됐다.
◇ 금 장중 4800달러 돌파, 유가도 상승
금값이 장중 한때 온스당 4800달러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온스당 1.7% 오른 4844.2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2.1% 급등하며 온스당 4887.82달러를 터치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생산 차질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4%(26센트) 오른 배럴당 60.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0.5%(32센트) 상승한 65.24달러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인 텐기즈와 코롤레프 유전의 생산 중단이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흑해 CPC 터미널 장비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되어 병목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거대 유전인 카샤간의 원유가 사상 처음으로 수출이 아닌 내수용으로 전환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베네수엘라의 공급 회복 지연도 유가 상승 압력을 더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 문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의 20억 달러 규모 공급 계약에 따른 수출 물량은 이날 기준 약 780만 배럴에 그쳤다.
◇ 유럽증시, 트럼프 연설 보며 횡보
유럽 주요국의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연설을 지켜보는 가운데 대체로 횡보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13포인트(0.02%) 하락한 602.67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42.14포인트(0.58%) 내린 2만4560.98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25.10포인트(0.50%) 떨어진 4만4488.36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1.31포인트(0.11%) 오른 1만138.09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6.59포인트(0.08%) 뛴 8069.17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0.40포인트(0.06%) 상승한 1만7439.50으로 마감했다.
영국 통계청은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11월 3.2%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이고, 로이터 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상치 3.3%를 0.1%포인트 웃돈 수치이다.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다음달 5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한 후 그 이후에야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날 주요 섹터 중에서 광산주가 3.7% 급등했고 화학주도 1.7% 올랐다. 보험주는 1.7% 하락했다.
영국 보험사 어드미럴은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한 이후 4.1% 급락했다.
프랑스의 글로벌 식품업체 다농은 8.4% 하락했는데 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중국의 출산율 하락이 이 회사의 중국 내 매출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는 철광석과 구리의 분기 생산량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5.2% 상승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