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철회 발표 후 상승폭 축소 은값도 100달러 '코앞'
유가는 카자흐스탄 생산 중단 여파로 강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매입 추진이 촉발한 미·유럽 간 갈등으로 금값이 장중 한때 온스당 4800달러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값 역시 세 자릿수 진입을 눈앞에 뒀다. 국제유가는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의 생산 중단 사태가 겹치며 상승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온스당 1.7% 오른 4844.2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2.1% 급등하며 온스당 4887.82달러를 터치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강하게 피력하면서 지정학적 긴장감이 시장을 지배하며 최근 금값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다보스포럼(WEF)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즉각적인 매입 협상을 원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다만 군사 행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다만 오후 2시 30분경에는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NATO)와 그린란드에 대한 향후 합의 프레임워크를 구성했다"고 밝히며, 내달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 계획을 전격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금값은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의 강세 기조가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ING의 에와 만테이 원자재 전략가는 "금값 상승세가 잠시 주춤할 순 있지만 강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과 지속되는 지정학적 갈등, 그리고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리스크를 상승 쪽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RJO 퓨처스의 밥 하버콘 선임 시장 전략가는 "시장에 FOMO(소외 공포)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금과 은 가격을 밀어 올리는 '퍼펙트 스톰'과 같다"고 진단했다.

은 가격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초강세를 보였다. 은 현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95.87달러까지 치솟으며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ANZ의 소니 쿠마리 전략가는 "현재의 모멘텀이라면 은 가격의 세 자릿수 진입은 가시권에 있다"면서도 "일부 조정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생산 차질 소식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4%(26센트) 오른 배럴당 60.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0.5%(32센트) 상승한 65.24달러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인 텐기즈와 코롤레프 유전의 생산 중단이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흑해 CPC 터미널 장비가 드론 공격으로 파손되어 병목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거대 유전인 카샤간의 원유가 사상 처음으로 수출이 아닌 내수용으로 전환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베네수엘라의 공급 회복 지연도 유가 상승 압력을 더했다. 선박 추적 데이터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 문서를 분석한 결과, 미국과의 20억 달러 규모 공급 계약에 따른 수출 물량은 이날 기준 약 780만 배럴에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PDVSA가 감산 조치를 만회하고 생산량을 회복하는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