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대 종단 240m 이내 '부러지기 쉬운 구조' 갖췄어야...책임론 확산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국토교통부가 179명의 희생자를 낸 '12.29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방향각 정보 제공장치) 시설에 대해 기존 '적합' 판정을 뒤집고 관련 안전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8일 국회 12·29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경기 분당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안전운영기준에 미부합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 의결서 등을 통해 "설치 기준을 위반한 시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정부의 기존 공식 입장을 정면으로 번복한 것이다.
국토부는 제출 자료에서 "2020년 개량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접근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충돌 시) 부러지기 쉽게(Frangibility) 개선했어야 했다"고 명시했다. 로컬라이저 시설이 종단안전구역 외부에 위치해 안전하다던 구체적 평가까지 스스로 뒤집은 셈이다.
조사 결과, 해당 안전 규정은 2003년 제정됐으나 실제 시행 시기가 2010년으로 미뤄지면서 2007년 개항한 무안공항은 적용 대상에서 빠졌던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규정 시행 이후인 2020년 시설 개량 공사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당시 안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책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정부의 부실 검증 정황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한국공항공사가 김은혜 의원실에 제출한 2020년 당시 설계용역 보고 자료에 따르면, 당초 입찰 공고에는 '부서지기 쉬움(Frangibility) 확보 방안 검토'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실제 설계 및 시공 과정에서 시공사는 기초 구조물을 재활용하고 기존 위치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고, 이를 감독해야 할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중간·최종보고회에서 단 한 차례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은혜 의원은 "179명의 국민이 희생된 국가적 비극 앞에서 정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2020년 시설 개량 공사가 안전 규정에 미달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방관한 경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토부의 입장 번복으로 향후 국정조사 과정에서 당시 의사결정 라인에 있던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과 사고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1141worl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