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9% 급감·자회사 자본잠식…재무 건전성 '빨간불'
대형 시행사 줄도산 공포 속 '왕로푸 구하기' 사활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국내 3대 시행사 중 하나인 디케이아시아(DK아시아)가 내년 2월까지 인천 서구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왕로푸)' 대규모 미분양 해소라는 중대 과제를 떠안았다. 최근 DS네트웍스, 인창개발 등 주요 민간 시행사들의 자금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디케이아시아의 '왕로푸 구하기'는 재무 건전성 확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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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동산업계와 인천시 미분양 현황 통계 등을 취합해보면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왕로푸′의 미분양 물량은 최소 750가구 규모로 추산된다. 2024년 말 기준 해당 단지의 분양률이 4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11월 기준 1년간 인천 서구 전체 미분양 감소분인 152가구가 전량 이 단지에서 소진됐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750가구 이상이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전체 1500가구의 절반이 넘는 물량이 준공 1년이 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한 셈이다.
악성미분양은 디케이아시아의 재무 건전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디케이아시아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약 5270억원에 달하던 매출액은 2024년 약 21억원으로 99.6%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2023년 1106억원 흑자에서 2024년 198억원 영업손실로 악화했다.
왕로푸 시행사이자 계열사인 디케이퍼스트(DKFIRST)는 자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디케이퍼스트의 분양수익은 2114억원인 데 반해, 남은 재고(완성주택)가 5127억원 정도였다. 디케이퍼스트는 지난해까지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만 4000억원 규모로, 심각한 자금 경색 위기에 처한 바 있다.
이미 디케이퍼스트는 2024년 말 기준 부채가 자산보다 830억원 많은 완전 자본 잠식에 빠져 있던 상태였다. 이에 디케이아시아가 디케이퍼스트에 대여한 자금은 약 1693억원에 달한다. 디케이아시아 역시 매출 절벽 속에서 자회사에 1700억원 가까운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그룹 전체가 '왕길역 리스크'에 인질로 잡힌 형국이다.
결국 디케이퍼스트는 지난해 2월 27일 대주단과 미분양 물량을 담보로 3200억원 규모의 대출 약정을 체결하며 급한 불을 껐다. 해당 대출의 만기는 2027년 2월로, 상환 기한까지 약 1년이 남은 상태다.
따라서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 2월까지 남은 물량을 소화해야 대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1년간 인천 서구의 월간 준공 후 미분양 물량 해소량은 37가구 수준으로, 이들 미분양 물량의 상당수를 왕로푸가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화까지 약 2년 상당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1년 무렵으로 대출 기한이 다가온 만큼, 디케이아시아는 현재 속도의 2배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디케이아시아는 미분양 소진이 지지부진하자 마케팅 비용을 늘렸다. 감사보고서 내 2023년 대비 2024년 판매비와 관리비 내역을 비교하면 분양 초기인 2023년에는 광고선전비가 약 87억원, 지급 수수료가 3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각각 42억원(전년 대비 51.6% 감소), 68억원(전년 대비 121.7% 증가)으로 교차했다. 보통 분양 초기에는 광고선전비를 쏟아붓지만, 준공 후 미분양(악성 재고)이 쌓이면 조직 분양이나 중개 수수료(MGM) 등 지급수수료 항목이 급증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고 털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중개업자들은 홍보 사이트를 통해 스트레스 DSR 미적용, 계약금 5%, 발코니 확장 금액 지원 등의 광고 문구들을 사용하며 분양권을 판매 중이다. 그럼에도 악성미분양이 줄지 않아 디케이아시아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형 시행사들이 잇달아 자금난에 빠진 것도 악재로 평가된다. 디케이아시아와 더불어 3대 시행사로 일컬어지던 DS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3000억원대의 당기순손실과 대우건설에 대한 1200억원 규모 공사비 미지급 사태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하이브리드 회생절차(법정관리+워크아웃)'를 신청했다. 금융 계열사와 알짜 부지까지 매각하며 버텼음에도 부동산 침체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이다. 가양동 CJ부지 개발에 사활을 건 인창개발 역시 자본 잠식 상태에서 고금리 이자 부담에 시달리는 등 대형 시행사들마저 줄줄이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
doso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