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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별의 먼지' 일깨우는 제주 포도뮤지엄의 위로+공감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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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인간존재를 위한 힐링과 공감의 서사
포도뮤지엄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기획전 꾸며
모나 하툼,제니 홀저 등 국내외 13인 작품 공개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나의 탄생을 주관한 천사가 말했다. '기쁨과 웃음으로 만들어진 작은 존재여, 가서 사랑하라. 지상에 있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도'".  영국의 시인이자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1757~1827)의 '천사와 나눈 대화'라는 시다. 이 시처럼 우리는 작은 존재이지만 동시에 무한의 세계를 꿈꿀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짧은 시를 앞세운 전시가 제주서 열리고 있다.  

제주 서귀포의 포도뮤지엄(총괄디렉터: 김희영)이 기획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We, Such Fragile Beings)'을 지난해 8월 개막해 2026년 8월까지 1년간 개최한다. 포도뮤지엄 특유의 서사적 스토리텔링으로 완성한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3명이 작품을 통해 참여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제주 서귀포 포도뮤지엄의 기획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에 출품된 사라 제(Sarah Sze)의 작품 'Sleepers'.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전시는 NASA의 무인탐사선 보이저1호가 1990년 지구에서 64억km 떨어진 우주서 찍은 사진에서 출발한다. 보이저 1호는 당시 태양계 여섯 행성을 촬영했는데, 지구는 '창백한 푸른점'으로 잡혀 있었다. 장대한 우주에서 지구는 먼지알갱이처럼 작았던 것.

"광활한 우주 속 너무나도 미약한 존재인 인간은 왜 끊임없는 갈등 속에 살아가는가?" 포도뮤지엄은 이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스스로의 불완전함과 유한함을 인식할 때 비로소 이해와 연민이 싹틀 수 있음을 탐색하며 전시를 꾸몄다.

▲모나 하툼과 제니 홀저의 압도적 작품을 만나는 1전시실

전시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은 충격적이고 불편한 현실을 보여주는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망각의 신전'이라 명명된 1전시실은 폭력과 증오의 해악을 잊고 과오를 되풀이하는 인간의 속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이 공간에서 관람객은 4명의 여성작가가 던지는 인간 본성에 대한 예리한 성찰을 통해 '현대사회 속 구조적 폭력'을 숙고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제주 포도뮤지엄의 기획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의 도입부에 설치된 모나 하툼의 설치미술 'Remains to be seen' (2019). 1.6톤에 달하는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가는 철근으로 공중에 매달려 있다. 평온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미묘한 긴장감을 전해주는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도입부에 설치된 작품은 베니스비엔날레와 카셀 도큐멘타를 석권한 모나 하툼, 50년 간 권력언어를 끈질기게 해부해온 제니 홀저같은 거장의 작품이다. 이들은 증오와 분열에 매몰된 현대사회의 뼈저린 민낯을 은유한다.

모나 하툼은 1.6톤짜리 묵직한 콘크리트 덩어리와 철근을 공중에 매달아 위태로운 압도감을 전달한다.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가정서 태어나 런던서 머물던 작가는 1975년 발발한 레바논 내전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됐다. 이에 작가가 보여주는 붕괴 직전의 구조물은 평온함 속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품으며 관객에게 양가적 메시지를 던진다.

데뷔이래 언어와 권력의 관계를 탐구해온 미국 작가 제니 홀저는 소셜미디어 속 양극화된 정치관련 텍스트를 수집해 296개의 납과 구리판에 고고학 유물처럼 새겼다. 포도뮤지엄 도입부를 긴 띠처럼 장식한 제니 홀저의 작품은 공격적이고 날선 SNS 언어에 어느덧 무감각해진 현대인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서울=뉴스핌] 뉴욕 기반의 여성작가 라이자 루가 남아공 줄루족 여성들과 1년간 철조망을 비즈로 일일이 엮고 감싸며 완성한 작품. 구속과 억압의 상징인 철조망을 사랑으로 덮어감으로써 트라우마를 치유하고자 한 설치미술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제니 홀저의 작품 옆에는 수십만개의 비즈로 뒤덮인 거대한 철조망 작품이 놓여져 있다. 뉴욕 출신의 작가 라이자 루는 인종차별의 피해자였던 남아공의 줄루족 여성들과 함께 그들을 억압했던 철조망을 1년에 걸쳐 비즈로 덮었다. 수십만 개의 비즈를 핀셋으로 하나씩 꿰어 철조망 전체를 덮어가던 여성 작업자 중 한명은 "우리가 철조망을 사랑으로 덮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의 정성어린 인내의 손길을 거쳐 트라우마는 치유의 날개를 얻었다.   

레바논 태생 작가로 텍스트를 시각예술로 변환해온 애나벨 다우는 시민들과의 대화에서 수집한 일상적인 언어를 6m 길이의 마이크로파이버에 수정액으로 써내려간 작품을 완성했다. 분열된 세상에서도 인간만이 가진 공통분모와 회복력을 되새기는 작업이다.

▲2전시실 '시간의 초상',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다

2전시실은 시간의 본질을 다룬 작품들이 모였다. 수미 카나자와, 마르텐 바스, 사라 제, 이완 등 4명의 작가는 무형의 시간을 마치 인물화 그리듯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존재로 다루며 시간에 대한 감각적인 이해를 흥미롭게 제공한다.

네 작가는 각자 다른 방식과 감각으로 시간의 실체를 탐구했다. 시간이 가진 고유한 특성과 표정을 발견하며, 시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우리 앞에 드러낸다. 관람객들은 네 작가의 작업을 통해 시간의 상대성과 그 앞에서 무력한 인간 존재의 공통된 조건을 돌아보게 된다.

[서울=뉴스핌] 재일교포 3세 작가 수미 카나자와(Sumi Kanazawa)의 대형 설치작품 앞에서 열린 포도뮤지엄의 아티스트 토크. 제주도는 물론 전국 각지와 미국에서도 관람객이 참여해 열띤 호응을 이뤘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재일교포 3세 작가인 수미 카나자와는 연필로 까맣게 뒤덮은 신문 수백장을 검은 장막처럼 이어붙여 전시장 벽면 전체를 뒤덮었다. 그의 압도적인 작업은 시간의 반복을 물질로 축적한 인고의 도전이자, 해방의 드로잉이다.

네덜란드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마르텐 바스는 이번 포도뮤지엄 전시를 위해 신작을 제작했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시계바늘을 끊임없이 조립하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통해 시간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물질이 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무의미해 보이는 조립공들의 행위 속에서 작가는 현대인들이 시간에 얽매어 사는 모습을 시니컬하게 표현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마르텐 바스(Maarten Baas), '리얼 타임 XL 더 아티스트'. 작가가 1분마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바꾸는 퍼포먼스를 12시간 지속한 영상작품으로, 실제 사람이 입체 구조물 속에 갇혀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마르텐 바스의 또다른 영상 작품은 매우 충격적이다. 실제 방 크기의 육면체 구조물 안에서 작가 스스로 12시간 동안 시계 바늘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하며 리얼타임을 생중계한다. 관객은 유리창 안쪽에 사람이 정말로 갇혀 있는 것같은 착시를 경험한다. 작가는 스스로를 시간 속에 가두며 '당신 또한 그렇지 않느냐?'고 묻는다. 지치지 않고 계속되는 작가의 시계침 만들기는 진짜 사람인지 영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동시에 시간의 노예인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사라 제의 영상 작품에서는 인간이 잠들며 꾸는 꿈을 통해 우리가 공유하는 무의식 속 풍경을 집합해 보여준다. 모두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꿈 속에서 펼쳐지는 무의식의 세계는 놀랍도록 엇비슷해 경탄하게 만든다. 화면 위를 흐르는 이미지들은 깨어있는 세계의 논리로는 설명 불가한 꿈의 장면인 듯 충돌하고 오버랩되며 환타지를 드러낸다.

[서울=뉴스핌] 작가 이완(Lee Wan)이 저마다 다른 속도로 째깍거리는 시계들로 각자 다르게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를 시각화한 작업.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이완 작가가 대표작가로 참여하며 설치했던 작품을 포도뮤지엄이 이번에 재설치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2017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한 이완은 저마다 다른 속도로 째깍거리는 560개의 시계로 각자 다르게 체감하는 지구인들의 '시간의 속도'를 시각화했다. 미국의 의사, 인도의 농부, 독일의 학생, 한국의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 느끼는 시간은 때로 빠르고, 때로 느리지만 종국적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모두 유한하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포도뮤지엄의 특별한 프로그램, '테마공간'

포도뮤지엄은 매 기획전마다 전시주제를 좀더 입체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직접 기획한 테마공간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의 첫 번째 테마공간은 '유리 코스모스'다. 다양한 폭력의 생존자들이 숨을 불어넣어 만든 유리알에 관람객의 숨이 이입되면 수백 개 유리 전구가 하나둘씩 영롱하게 빛을 발하는 키네틱 작업이자, 인터랙티브 작업이다. 개인의 고통과 집단 치유의 관계를 오롯이 느끼게 한다.

[서울=뉴스핌]포도뮤지엄의 테마공간 중 유리 코스모스 작품. 여러 폭력에서 살아남은 희생자들이 숨을 불어넣어 만든 유리알에 관람객들의 숨이 이입되면 빛을 발하는 키네틱 작품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6 art29@newspim.com

두번째 테마공간은 몰입형 설치작품 '우리는 별의 먼지다'이다. LED 디스플레이와 거울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1977년 보이저 호의 '골든 레코드'가 울려 퍼진다. 55개 언어로 된 인류의 인사말을 들으며 관람객들은 거울 속에서 무한복제돼 점점 작아지는 우주 속 작은 존재로서 자신을 목도하게 된다. 이들 테마공간은 김희영 총괄디렉터가 기획하고, 조경건축가 수무, 유리공예가 양유완, 프로그래머 신재영, 안록수, 박지연, 엔에이유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협업해 완성했다.

▲별책부록같은 3전시실의 '기억의 거울'

포도뮤지엄은 3전시실에 별책부록같은 테마 공간을 조성했다. '기억의 거울'이라는 테마로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의 기억이 서로를 비추고 반영하는 거울같은 전시장을 만들었다. 관람객은 거울을 통해 기억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기억과 타인의 기억이 서로 만나 호흡하는 상호연결성을 느낄 수 있다.

3전시실에는 포도뮤지엄에서 동시대 아시아 작가들을 소개하는 'ACA in PODO' 프로젝트도 마련됐다. 부지현, 김한영, 송동, 쇼 시부야 등 한·중·일 작가들은 관객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관객의 열띤 호응 이어진 '살롱 드 포도'

포도뮤지엄 야외에 설치된 3인용 그네 작품 '하나 둘 셋 스윙'의 작가 수퍼플렉스(SUPERFLEX)와 기획전 '우리 이토록 작은 존재들'의 참여작가 수미 카나자와(b.1979)를 초청한 아티스트 토크가 지난 12월 20일 1, 2부로 나누어 진행됐다. '살롱 드 포도'라는 타이틀로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한 작가들은 작품 창작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냈고, 제주는 물론 전국 각지, 심지어 미국에서 온 토크 참가자들은 열띤 자세로 작가와의 대화를 즐겼다.  

[서울=뉴스핌] 포도뮤지엄 야외 솔숲에 3인용 그네 '하나 둘 셋 스윙'을 설치한 3인조 콜렉티브 수퍼플렉스의 야콥 펭거가 그네에서 포즈를 취했다. 야콥 펭거는 "함께 마음을 합칠 때 변화와 유쾌한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모듈식 이 그네는 전세계 다양한 장소에 설치돼 있고, 누구나 타볼 수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5 art29@newspim.com

1부 토크에 주인공으로 참여한 덴마크의 작가그룹 수퍼플렉스의 야콥 펭거(Jakob Fenger, b.1968)는 "3명의 작가로 이뤄진 콜렉티브 그룹이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없는 일도 해결책이 나오는 등 가능성이 큰 것이 장점"이라며 전세계 각지에서 행한 다양햔 프로젝트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이어 "런던 테이트모던 터바인홀에서 선보였던 '하나 둘 셋 스윙!'을 제주 포도뮤지엄 솔숲에 설치하게 돼 기쁘다"며 "3인용 그네타기라는 놀이기구를 통해 여럿이 함께, 같은 방향성을 갖고 움직여야 도전과제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부 토크에 참여한 수미 카나자와는 자신의 작품 앞에서 토크 프로그램을 펼쳤다. 그는 "재일교포 3세로 조부모님의 고향이 제주여서 제주는 내게 특별하다. 나의 성은 결혼하면서 얻은 것이지만 아버지가 지어주신 '수미'라는 이름은 국가, 여성, 소수자로 살고 있는 유일무이한 정체성을 담고 있다"고 토로했다.

도쿄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수미 카나자와는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던 상황에서 열린 집회 포스터에서 영감을 받아 철조망에 장미를 꼽는 퍼포먼스 '보더'시리즈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는 백령도에서도 이 장미 퍼포먼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그 후 결혼과 출산으로 작업에 제한을 받게 되자 매일 받아보는 일간지 위에 10B 연필로 검은 드로잉을 하며 묵언수행같은 작업을 시작했다. 이 침잠하는 듯한 작업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작가는 "식구들이 모두 잠든 밤 시간, 부엌 식탁에 앉아 신문지에 굵은 연필로 드로잉을 끝없이 반복함으로써 막막함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며 "한없이 힘들었던 시기 이 작업은 나를 해방시켜주고 자유롭게 해줬다. 특히 전세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뉴스와 그 속의 사람들과 조우하고, 세상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 것이 이 신문지 드로잉 작업"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새롭게 정비된 포도뮤지엄 야외 정원에 놓인 우고 론디노네의 대형 조각 작품.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6 art29@newspim.com

▲뮤지엄 야외 정원에 새로 설치된 다양한 작품들 

포도뮤지엄은 전시관람을 위해 뮤지엄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다양한 작품을 설치했다. 야외 정원에는 로버트 몽고메리의 LED 조형물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22년 루브르박물관 튈르리 정원에서도 선보인 이 작품은 짧은 문장으로 이번 포도뮤지엄 기획전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 문장은 "사랑은 어두움을 소멸시키고 우리 사이의 거리를 무너뜨리는 혁명적인 에너지다."이다.

이번 기획전의 세부주제인 망각의 신전, 시간의 초상, 기억의 거울을 거쳐 관객들이 마침내 도달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가장 오래 되고, 가장 확고한 해답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울=뉴스핌] 국제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중국의 대표적 현대미술가 송동의 설치작품. 포도뮤지엄 컬렉션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12.26 art29@newspim.com

포도뮤지엄 김희영 총괄디렉터는 "가끔씩 우주의 스케일을 떠올려 본다는 것은 생각의 분모를 키우는 일이고, 우리가 마주하는 일상의 고민과 문제들을 초월하는 힘을 준다"라며 "이번 전시는 처음에는 다소 무겁고 파격적인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작가들의 눈에서 아름다움과 희망적인 메세지를 발견하고, 폭력에서 치유로의 변화 과정을 체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몽고메리의 텍스트 작품 옆에는 우고 론디노네의 대형 조각작품이 자리잡았고, 김홍석의 사랑스런 조각도 설치됐다. 또 앞뜰과 뒷뜰에 잔디마당과 야외 공연장을 조성하면서 포도호텔까지 이어지는 호젓한 산책로도 생겼다. 뒷뜰 소나무 숲에는 덴마크의 3인조 아티스트 수퍼플렉스의 3인용 그네 '하나 둘 셋 스윙'이 설치돼 누구나 그네를 타볼 수 있다.

포도뮤지엄은 2021년 개관 후 '혐오', '소수자', '노화' 등 다소 무거운 사회적 주제를 쉽게 풀어내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전시로 일반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5년째에 접어들며 '제주도에 가면 꼭 가봐야 할 미술관'으로 꼽히며 한라산 중산간 일대의 문화지형을 바꿔놓는데 일조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8월 8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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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상 첫 金 최가온은 누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오랫동안 꿈꾸던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은 17세 3개월 여고생이었다.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클로이 김(미국·88.00점)과 오노 미쓰키(일본·85.00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 시기 부상을 털고 일어나, 3차 시기에서 클로이 김을 제치고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은 이미 국제 무대에선 검증받은 올림픽 금메달 후보였다. 2023년 1월 미국 애스펀 X게임에서 14세 2개월의 나이로 슈퍼파이프를 제패하며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한국 최초 X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12월엔 월드컵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상승 곡선은 큰 부상으로 한 차례 끊겼다. 2024년 1월 스위스 락스 월드컵 훈련 도중 허리를 크게 다쳐 척추 골절 판정을 받았고, 수술 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유소년 시절부터 '천재 보더'로 불렸던 10대 선수에게 커리어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일격이었다. 돌아온 곳도, 방식도 드라마 같았다. 부상을 당했던 바로 그 락스에서 2025년 1월 복귀전을 치른 그는 월드컵 동메달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미국·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하프파이프를 연달아 제패하며 출전한 월드컵을 모조리 석권하는 신화를 만들었다. 월드컵에서도 1차 시기 부진 후 역전 우승을 여러 차례 연출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흐름은 고스란히 올림픽까지 연결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눈물을 터뜨리자 클로이 김이 활짝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이번 대회 결선은 그야말로 최가온 커리어를 상징하는 한 편의 시나리오였다.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에서 보드가 파이프 턱에 걸리며 크게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쓰러져 있었고, 의료진이 슬로프 안으로 들어와 상태를 살폈다. 2차 시기를 앞두곤 전광판에 'DNS(출전하지 않는다)'가 잠시 표기될 정도로 기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럼에도 그는 두 번째 런에서 다시 슬로프 위에 섰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도 초반에 또 한 번 넘어지며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3차 시기를 앞둔 최가온의 점수는 10.00점, 결선 12명 가운데 11위. 반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클로이 김은 이미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받아 여유 있게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눈발까지 다시 굵어지며 코스가 무거워진 최악의 조건 속에서, 최가온은 무리한 1080도 회전 대신 현실적인 선택을 택했다. 1080도 이상의 초고난도 기술을 덜어내고 900도, 720도 회전으로 루틴을 재구성한 뒤, 세 번째 런을 완주하는 데 모든 걸 걸었다. 결과는 90.25점. 깔끔한 착지와 구성으로 심판 점수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이제 남은 건 클로이 김의 마지막 런. 하지만 김은 2·3차 시기 모두 도중에 넘어지며 점수를 보태지 못했고, 결국 최가온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두 번째 점프 후 보드가 눈 턱에 걸리며 넘어지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의 출발은 거창하지 않았다. 스노보드를 취미로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보드를 타기 시작했고, 어린 시절엔 피겨 여왕 김연아를 동경해 피겨스케이팅을 먼저 배웠다. 그러다 하프파이프 특유의 공중 연기에 매료돼 보드를 선택했고,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받으며 세계 정상급 라이더로 성장했다. 겉으로는 수줍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파이프 위에 올라서면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는 건 코치와 동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대목이다. 허리 부상 당시에도 "아픈 것보다 대회에 못 나가는 게 더 속상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경쟁과 무대 자체를 갈망하는 타입이다. 이번 금메달로 그는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자리에도 이름을 새겼다. 17세 3개월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 평창에서 17세 10개월로 금메달을 땄던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7개월 앞당겼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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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거품 경고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알파벳이 영국 시장에서 발행한 100년 만기 회사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월가 전략가들은 이를 두고 "신용 시장의 사이클 후반부 과열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지난 10일 영국 파운드화 채권 시장에서 10억파운드 규모(1조9600억 원)의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알파벳의 첫 파운드화 표시 채권이자 총 200억달러 규모의 다중 통화 자금 조달 계획의 일부다. 이번 100년물 채권에는 발행 규모의 약 10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으며 발행 금리는 영국 국채 10년물보다 120bp(1.2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알파벳은 지난주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18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오라클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인프라 지출을 늘리고 있어 빅테크 기업들의 총부채 발행 규모는 향후 5년간 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 시프트 캐피털의 빌 블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가 AI 확장을 위해 공공 및 민간 시장에서 조달되고 있는 부채가 역사적인 규모를 벗어난 수준임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블레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당히 높은 쿠폰(금리)의 100년 만기 채권을 팔 기회를 포착한 점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온전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그들은 영국 보험사와 연기금들이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원했던 수요를 명확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알파벳.[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3 mj72284@newspim.com 하지만 그는 이번 100년물 발행이 시장 거품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블레인 CEO는 "나는 100년 만기 채권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그보다 더 거품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당신이 고점의 신호를 찾고 있다면 비록 그것이 훌륭하게 실행된 거래일지라도 그것은 절대적으로 고점의 신호처럼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블레인 CEO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 축제'의 엄청난 규모에 대한 요점은 과거 내가 보았던 수많은 상황들을 떠올리게 한다"며 "특히 시장이 하나의 테마를 잡고 그들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이번 움직임이 자금 조달 다각화 차원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리스크를 우려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나추 초칼링엄 런던 크레딧 책임자는 "알파벳이 AI 자본지출(CAPEX)을 자금 조달하기 위해 시장의 맨 끝단(초장기물)에서 파운드화 발행을 준비한 것은 흥미롭다"며 "그들은 보험사와 연기금 수요를 활용하고 미국 달러 시장의 과포화를 피하기 위해 자금 조달원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미튼의 사이먼 프라이어 채권 펀드 매니저는 100년물 발행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바다"라고 경고했다. 프라이어 매니저는 "구매자들은 기술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업계의 본질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및 현지 정치 환경 속에서 6%를 조금 넘는 수익률에 자금을 묶어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지니치앤코의 타티아나 그레일 카스트로 공공시장 공동 대표는 이번 발행이 투자자들의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당신은 그 회사가 향후 100년 동안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올라타는 것"이라며 "이건 매우 드문 일이며 심지어 정부들도 100년 만기 부채를 잘 발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도 알파벳의 100년물 채권 발행에 우려를 표시했다. 버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알파벳이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1997년의 모토롤라였는데 그해는 모토롤라가 거물(big deal)로 여겨졌던 마지막 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7년 초 모토롤라는 미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25위이자 매출 상위 25위 기업이었다"며 "오늘날 모토롤라는 매출 110억달러에 불과한 시가총액 232위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 2026-02-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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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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