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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만나는 강운구의 '우연 또는 필연',여전히 진지하고 서늘한 그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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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고은사진미술관, '우연 또는 필연'전 개막
31년만에 재공개되는 1970,80년대 사진 130여점
다큐멘터리 정수 보여주는 작품,내년 1월 9일까지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가장 한국적인 질감으로 이 땅의 작가주의 사진을 개척해온 사진가 강운구가 자신의 첫 개인전 '우연 또는 필연'(1994)의 작품들로 31년 만에 다시 개인전을 꾸몄다.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강운구, 경상북도 월성(경주시 월성동) 1973.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0.04 art29@newspim.com

부산광역시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관장 이재구·경성대학교 교수)은 사진가 강운구의 첫 개인전 '우연 또는 필연'의 작품 130여 점으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오는 2026년 1월 9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1970년대와 1980년대초 찍은 사진들이 일제히 나왔다. 이 사진들은 지난 1994년 서울 인사동 학고재에서 개인전과 사진집으로 처음 공개된 후, 이번에 다시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들이다.

출품작들은 1990년대 초 인화된 11x14인치 젤라틴 실버 프린트 110여 점과 20x24인치 크기로 확대된 17점의 디지털 프린트까지 총 130여 점이다.

이번 전시는 강운구에게도 특별한 전시다. 40, 50년 전 전국 곳곳을 누비며 찍은 '아끼는 사진들'을 서울서 큰 관심 속에 발표한 후, 31년 만에 부산서 다시 선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운구는 첫 개인전 '우연 또는 필연'을 준비하며 작품들을 한 벌 더 프린트했다. 이번에 그 여벌 작품을 떨리는 마음으로 해포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도. 1974.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2.19 art29@newspim.com

"영구 보존처리를 하고 단단히 봉하긴 했지만 그래도 곰팡이가 피지나 않았을까 긴장하며 포장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꽤 잘 보존돼 기뻤습니다. 사진이 온전한 데다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니 '나쁘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나 스스로 '나쁘지 않네'라고 판단했으면 스스로에게 굉장한 칭찬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원칙주의자고 정통파이기 때문에 꾀를 부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스트레이트 작업을 해왔는데 50년이 지나도 (물론 테마와 소재는 50년 전의 것이고, 지금 없어진 것도 있지만) 사진 찍은 스타일로 봐서는 하나도 낡은 것이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생각에 꽤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똑바로 찍었기 때문입니다. 똑바로 찍고 꾀를 부리지 않았던 까닭에 50년이라는 세월을 견뎌내고 별로 나쁘지 않네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고 했다. 

강운구의 '우연 또는 필연'은 앤솔로지, 즉 선집(選集) 개념으로 여러 시리즈의 작업을 한데 모은 것이다. 그 안에는 새마을운동으로 철거되기 전의 황골, 용대리, 수분리 마을의 농촌풍경을 담은 강운구의 대표작인 '마을 삼부작'도 포함된다. 또 서울 일대에서 찍은 사진들과 울릉도, 부산 등지에서 찍은 사진도 있다. '우연 또는 필연'을 관통하는 주제는 1960년대 말부터 진행된 이 땅의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서 간과된 현실이며, 대상은 같은 시대의 공기를 마시던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강운구는 우리 사진계에서 '밥 사진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쌀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요리가 '밥'이듯 사진 매체의 본질인 '기록성'이 바로 사진의 핵심가치라는 이론이다. 사진 분야도 기술이 발전하며 이제 암실은 사라지고, 디지털 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대신했는데 강운구는 카메라 원리를 이어받은 디지털 도구 역시 스스럼없이 다룬다. 아날로그 작업에 오랫동안 헌신했지만 아날로그에만 머물지 않고, 첨단 디지털 방식도 받아들이며 여러 실험을 즐겁게 시도 중이다.

이번에 고은사진미술관을 통해 재출간한 사진집 '우연 또는 필연'의 톤을 라이트룸(디지털 사진 보관및 후처리 프로그램)으로 살짝 밝게 조정하거나, 지난 한미사진미술관의 '네모 그림자'전(2017)에서 휴대폰으로 촬영한 사진만으로 개인전을 꾸민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도구는 변해도 기록성에 대한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은 과거와 현재의 대립점이 아니라 포괄점이라 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경상북도 울릉도 1973. 넉장의 연작 중 한 점으로, 마지막 사진에서는 소가 벌러덩 쓰러진 모습을 담았다.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0.04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 전시실을 가득 채운 강운구의 다큐멘터리 사진들은 '서정적 리얼리즘'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농촌과 도시 구석구석에서 땅과 시대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담아낸 작품들은 그 정직함 때문에 오늘 다시 봐도 서늘하니 곡진하다. 대상의 정곡을 찌르듯 예리하게 포착했음에도 더없이 깊고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이번 사진들은 기록의 진실성에 충실하면서도 당대 현실과 사람을 바라보는 사진가의 애정과 관심, 비판적 태도가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우연 또는 필연'이 사라진 한 때에 대한 단편적 증거이자 앤솔로지라면, 고은사진미술관에 물 흐르듯 펼쳐진 전람회는 장편적 시간의 함축이다. 그리고 강운구는 이번에 미술관이 마련한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밭 갈다 벌렁 쓰러진 울릉도의 소

"여기 울릉도에서 찍은 농부와 소 사진은 굉장히 재수 좋은 사진입니다. 넉 장 시퀀스 사진으로, 마지막은 소가 쓰러집니다. 멀리서 농부가 소를 몰며 밭을 가는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소가 벌러덩하고 눕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뛰어내려가 사진을 찍었지요. 마지막 사진은 그래서 거리가 가까와졌습니다. 우연히 소가 쓰러지는 것을 잡은 거니 아주 재수가 좋은 거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한테는 우연이 가고, 어떤 사람한테는 우연이 안 가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연이 작용한다는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소만 보면 계속 찍었습니다. 소를 좋아해서지요."

"그런데 소를 안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소 사진을 안 찍는 사람에게는 이런 재수, 우연이 절대 안 옵니다. 그런데 나는 소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소만 보면 찍었기 때문에 찍다 보니까 재수 좋은 일이 생긴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것은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고 저는 주장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경상남도 김해군 사하 을숙도(현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 1976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0.04 art29@newspim.com

▲경남 김해 을숙도의 아기 업은 엄마

"소 사진 말고, 애 업은 사람 사진도 많습니다. 어른이 애를 업은 경우도 있고, 애가 애를 업은 경우도 있습니다. 형제간에. 당시에 특별히 애 업은 것만 일부러 골라 찍진 않았습니다. 많이 찍힌 이유는 굉장히 흔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마을 삼부작'이라는 책을 보시면 거기는 애 업은 사진들이 더 많습니다. 다른 나라에도 물론 애 업는 게 있었지만 한국인들처럼 친족간의 피부로 밀착되도록 애를 업는 것은 드물었다고 생각됩니다. 아기를 앞에 매고 다니는 것도 인류학적으로 관찰하면 이유가 있겠으나 저의 시대에는 업고 다니는 것이 무척 많았습니다."

▲넉장의 스틸 사진으로 시도한 동영상 

"1970년대에 저는 넉 장짜리 사진 만드는 것을 많이 했습니다. 기승전결이 있는데 영화적인 수법으로 탁탁탁탁 연속적으로 찍을 수도 있고, 몇 시간 후에 찍어서 연속적으로 엮을 수도 있지요. 넉 장짜리가 연속으로 되는 것, 스틸 사진으로 동영상을 시도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 네 칸이라는 시간이 들어가 있고, 함축적인 의미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지요. 여기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 다음 사진을 보면 버스가 와서 떠납니다. 시골 사람들이 버스 기다리다가 사라지는 게 뭐 대단한 거냐 할 수 있지만, 사실 시간의 함축이나 여러 의미를 보면 비디오가 아님에도 스틸 사진으로 비디오를 시도한 셈입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새재) 1970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0.04 art29@newspim.com

"'우연 또는 필연'은 내가 지은 제목인데 대부분의 후배들이나 보통 사람들은 '우연과 필연'이라고 잘못 말합니다. 거의 비슷한 이야기같지만 뉘앙스는 완전히 다르지요. 느낌도 다르고요. 우연 또는 필연의 '또는'이라는 말은 제가 굉장히 모양을 내서 작명한 겁니다. '우연 또는 필연'이라고 하면 그 두가지 중 한가지라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고, 우연 또는 필연은 결국은 한 통속이다, 완전히 다른 사항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같은 뜻일 수 있다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내설악) 1973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0.04 art29@newspim.com

▲소실점이 보이는 좁은 길을 걷는 촌노 

"경북 월성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상당한 깊이감이 있는 사진인데, 21mm 렌즈로 찍은 것입니다. 라이카 M의 수퍼 앵글론(구형 초광각 렌즈)은 찍기가 까다로와 왜곡도 많지만, 잘 이용하면 이 사진처럼 원근감이 좋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웠던 1970년대에 어떻게 수퍼 앵글론을 구했느냐고 질문하는데 이 것 또한 '우연 또는 필연'입니다. 당시 '영상'이라는 사진잡지가 창간돼 수분리에서 찍은 눈 오는 사진들을 게재했습니다. 이를 본 재미교포 주한미군이 '취미로 사진을 찍는다'며 라이카 21mm 렌즈를 들고 찾아왔습니다. 한번 써보자고 했더니 "이거 팔 수 있다"고 해서 제가 사게 됐지요."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면(장수읍) 수분리 1973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2.15 art29@newspim.com

▲전북 장수군 수분리의 눈 오는 날 풍경

"이 사진은 좀 알려진 사진이어서 여러분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전라북도 장수의 수분리라는 마을의 눈 내리는 날 사진입니다. 물독을 인 어머니와 아들 옆으로 개가 등장합니다. 내가 조금 더 늦게 왔어도 개를 담지 못했을 겁니다. 물론 개가 없었어도 충분히 사진은 됩니다. 하지만 재수가 좋았기 때문에 개가 빠져나가기 전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우연 또는 필연이라 생각합니다. 소년의 가슴에 손수건이 달려 있네요. 그 때 당시 국민학교를 가려면 손수건을 달아야 했습니다. 사진이 말하는 것은 학교 가기 전 아침시간이라는 것, 어머니는 물독을 머리에 이고 가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서울 종로구 1973. ©강운구.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5.12.19 art29@newspim.com

▲종로 일본대사관 앞 연탄수레를 끌던 남자 

"눈 오는 날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입니다. 한 남자가 연탄수레를 힘들게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쉬면서 담배를 피우길래 35mm 렌즈로 찍고, 같은 자리에서 200mm 렌즈로 클로즈업해서 몇장 더 찍었습니다. 근데 찍을 때는 몰랐는데 손가락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사진을 인화하면서 가슴이 저릿저릿하고 미안했습니다. 눈 오는 날이라 눈꽃송이와 담배 연기에 잘린 손가락 부분이 가려졌습니다. 이 게 대단한 우연인 동시에, 나의 표현이 됐습니다. 촬영 중에 눈이 마주쳤는데 옆을 지나치며 인사했더니 이 분도 놀라서 얼른 인사를 하더군요. 이 사진에도 '우연 또는 필연'이 담겨있는 겁니다. 우연은 많지만 스스로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에게만 흘러 들어옵니다."

결국 전시 타이틀은 강운구의 작업론을 압축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우연의 순간은 찾아오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필연으로 포착된다. '우연이란 것도 필연이다'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그의 표현은 단순히 시리즈 제목만이 아니라, 그가 세상을 보고 작업에 임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총 12개의 섹션으로 짜여졌다. 각 섹션의 사진들은 촬영장소와 연도가 서로 다른데 그가 제안하는 시각적 흐름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이미지들 사이 여백에서 사진이 품고 있는 여러 결이 보이고,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전시와 함께 동명의 사진집도 출간했다. 31년 만에 새롭게 디자인된 사진집은 국내 1세대 북디자이너 정병규가 디렉션을 맡았다. 이 책의 저자 서문에서 강운구는 "나는 어찌 되었건 간에 대학 3학년 때부터 사진가였고 앞으로도 사진가이기를 바랐다. 그래서 복잡하고 고단한 삶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그 생각을 지켰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나를 지켜줬다.(중략) 여든 중반에 들어선 경지는 내가 예상해본 적이 없는 상태이다. 그러니 뒤를 돌아 볼 수밖에 없다. 이 '우연 또는 필연' 또한 사라진 한 때의 과거로 가득 차 있다. 어떤 사진은 마침내 사라지는 것에 기여한다. 그리고 어떤 사진가는 사진과 함께 사라진다. 지금 나에겐 뒤만 있고 앞은 없는 시점이다. 그래도 이따금 마법에 감광된 영혼에 바람이 인다." 전시는 내년 1월 9일까지. 매주 월요일, 1월1일 휴관.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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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미지 = 배상희 기자] ◆ 가성비 甲, 7만원에 2분짜리 영화 한편 뚝딱  "가죽 재킷을 입고 오토바이를 탄 한 남자가 골목 사이를 지나 빠르게 질주하는 모습을 카메라가 따라간다. 뒤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들이 그를 쫓고 있고 카메라는 남성의 긴박한 표정을 담는다. 남자가 노상 테이블을 들이 받으며 질주를 이어가고, 아수라장이 된 주변 배경을 원거리 장면으로 담는다" 이러한 내용의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했더니 한 남성을 쫓는 긴박한 추격전의 영화급 장면이 만들어졌다. 한 이용자는 "99%의 현실감. 이게 AI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배우가 누군지 찾아봤을 정도"라는 글을 남겼다. 시댄스 2.0이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국내외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같은 체험기가 쉴새 없이 올라오고 있다. 사용자가 짧은 프롬프트나 참고할 사진 또는 사운드를 입력하면, AI가 이를 완벽하게 이해해 완전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과 다중 카메라 구도를 갖춘 영화급의 고퀄리티 영상을 만들어낸다. 블룸버그는 시댄스 2.0이 "생성된 클립의 품질로 관찰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평했다. 스위스에 기반을 둔 컨설팅 업체 CTOL은 시댄스 2.0을 "현재 이용 가능한 가장 진보된 AI 영상 생성 모델"이라면서 실제 테스트에서 "오픈AI의 Sora 2와 구글의 Veo 3.1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댄스 2.0이 주목 받는 이유는 매우 높은 '가성비'다. 유명 시각효과 감독 야오치(姚騏)는 시댄스 2.0을 활용해 2분 분량의 SF 단편 영화 '귀로(歸途∙귀도)'를 제작했는데, 소요된 비용은 단 330.6위안(약 7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통적인 제작 환경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다. 업계 관계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시댄스 2.0을 통해 5초 분량의 영상을 생성하는데 드는 비용은 4.5~9위안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 기간도 단축돼 애니메이션 제작 기간은 기존 1주 이상에서 3일 이내로, 인건비는 약 90%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 소개된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해보면, 시댄스 2.0을 활용해 1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는 보통 3~5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게임 개발사 게임사이언스(遊戲科學∙Game Science)의 펑지(馮驥) 최고경영자(CEO)는 시댄스 2.0의 등장을 기점으로 향후 일반 영상 제작 비용이 더 이상 기존 영화·드라마 산업의 논리를 따르지 않고 점차 연산력의 한계 비용 수준에 수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펑 CEO는 "콘텐츠 영역은 전례 없는 차원의 인플레이션을 맞게 될 것이며, 기존의 조직 구조와 제작 프로세스는 완전히 재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2026.02.19 pxx17@newspim.com ◆ 시댄스 2.0, 무엇이 다른가? '4대 핵심 기술' 그 동안 AI 영상 생성 모델들은 △촬영·카메라 움직임을 매우 정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을 비롯해 △멀티모달 소재 융합 능력이 좋지 않아 음향과 화면이 맞지 않고 △캐릭터·장면의 일관성이 약하며 △낮은 제어 가능성에 따른 저조한 생성 성공률 등의 난제를 겪어왔다. 이러한 이유로 그간 상당수 AI 영상 생성형 모델들은 단편적인 엔터테인먼트 활용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시댄스 2.0 출시는 바로 이러한 업계의 기술적 난제에서 겨냥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AI 모델이 정지된 이미지를 움직이게 하는 1세대 수준에 그쳤다면, 시댄스 2.0은 카메라 무빙(카메라를 움직여 촬영하는 기법) 설계, 샷을 넘나드는 캐릭터 일관성 그리고 원천 단계에서의 음향·영상 동기화 능력을 구현해낼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구체적으로 시댄스 2.0이 갖고 있는 핵심 역량은 △자동 샷 분할, 자동 카메라 무빙 △영상∙음성(오디오)∙이미지∙텍스트 등 전방위 멀티모달 지원 △'이중 병렬 확산 트랜스포머(Dual-Branch Diffusion Transformer, 영상∙음성 동시 처리) 아키텍처' △멀티샷 스토리텔링 등 4가지로 압축된다. 이를 통해 AI 영상의 '가챠식(랜덤 결과 반복) 생성'에서 '감독급 창작'으로 질적인 도약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 자동 샷 분할, 자동 카메라 무빙 쉽게 말해 AI가 알아서 샷을 나누고 카메라를 움직여 주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렌즈 이동 모션을 세부적으로 정교하게 묘사할 필요 없이 AI 모델이 스토리 텔링에 따라 자동으로 샷 분할과 카메라 무빙 방식을 설계하고, 심지어 창작자가 생각지도 못한 장면까지 자동으로 채워넣는다. 이는 시댄스 2.0이 감독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으로, 간단한 프롬프트 한 줄로도 전문 감독급의 카메라 연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2. 전방위 멀티모달 지원 이는 시댄스 2.0의 최대 강점이다. 최대 9장의 이미지, 3개의 영상, 3개의 오디오를 동시에 입력할 수 있어, 동작·특수효과·스타일·인물 외형·사운드 효과 등을 정밀하게 지정할 수 있는 풍부한 '감독 도구 상자'를 제공한다.   3. 이중 병렬 확산 트랜스포머 해당 기능은 영상 생성과 동시에 전용 음향효과와 배경음악을 매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입 모양과 대사의 정밀한 싱크를 구현하고, 표정∙동작과 감정의 높은 일치를 실현해낸다. 4. 멀티샷 스토리텔링 여러 샷이 전환되는 가운데서도 캐릭터와 장면의 일관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 AI 영상을 단일 샷 클립에서 다중 샷의 완결된 내러티브(스토리텔링)로 업그레이드하고, 본격적인 영화 창작의 기초 역량을 갖추게 했다. 이러한 핵심 역량은 효율과 품질 모두에서 도약을 이뤄냈고, 이를 통해 가챠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 기존 모델들은 같은 프롬프트를 반복 입력해 여러 결과를 보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는데, 시댄스 2.0은 단 한두 번의 시도만으로도 90%의 만족도를 보여준다. 이미 일부 전문 영상 크리에이터와 감독들은 이 모델을 활용해 영화급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는 AI 영상이 단순 소재 생성에서 영화 창작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한다 콰이쓰만샹(快思慢想)연구원 톈펑(田豐) 원장은 "실험 결과 시댄스 2.0은 참조 영상의 카메라 워크, 리듬, 이펙트를 정확히 재현하며, 완벽한 통제 수준의 결과물을 낸다"면서 "음성 파일을 업로드하면, 생성된 영상 속 인물이 그 음성과 동일한 목소리로 대사를 말한다. 더 이상 후시 녹음을 할 필요가 없다"고 평했다. 이러한 역량은 낮은 자본으로 누구나 고퀄리티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정확한 입 모양, 배경음악, 특수효과가 모두 포함된 짧은 영상의 생성이 원클릭으로 가능해지면서, AI 영상이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던 낮은 활용도와 높은 비용이라는 영상 제작의 핵심 병목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중국 시댄스2.0 vs 미국 SORA 2  시댄스 2.0 열풍 속에 미∙중 AI 격차에 대한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AI의 AI 영상 생성 최신 모델 '소라(Sora) 2'와 '시댄스 2.0'을 통해 미중 양국의 기술적 강점과 한계점을 진단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기술 철학 ① 소라 2 : 세계 시뮬레이터목표: 현실과 똑같이 움직이는 물리 세계를 만드는 것.강점: 중력·반동·마찰 같은 물리 법칙이 잘 살아 있는 영상, 특수효과·리얼한 장면.성격: 물리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화면 구성은 강하나, 스토리 구성은 추가 작업이 필요. ② 시댄스 2.0 : 감독 시뮬레이터목표: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이야기·감정을 바로 영상으로 뽑아내는 것.강점: 분할 샷, 카메라 무빙, 음악·리듬까지 포함된 완결된 '클립'을 한 번에 생성.성격: 물리 정밀도보다 재미있게 잘 넘어가는 장면 구성에 우선순위를 둠. 2. 기술 구현 ① 소라 2강점 : 얼음 위 도약, 물 튀김, 공 튀기기 등 복잡한 동작의 물리적 사실감.약점 : 장편·복잡한 서사는 감독이 따로 컷 구성. 편집, 음악 등을 손봐야 함. ② 시댄스 2.0강점 : 프롬프트 한 줄로 '도입–전개–클라이맥스'가 있는 전개가 가능.약점 : SF·다큐멘터리처럼 물리 정확성이 중요한 장르에서는 세밀함이 부족할 수 있음. 3. 시장·비즈니스 포지션 ① 소라 2대상 : 할리우드, 고급 광고, 대형 스튜디오 등 고품질 특수효과·리얼리티가 중요한 분야.모델 : 강한 기반 모델 + API를 열어주는 '프로용 엔진'. ② 시댄스 2.0대상 : 틱톡 크리에이터, 전자상거래 셀러, 중소기업 마케팅 등 대중 창작자·콘텐츠 플랫폼.모델 : 앱 안에 녹아든 '원클릭 영상 감독', 누구나 바로 써서 올릴 수 있는 툴. 결론적으로 소라 2는 현실과 똑같이 보이게 만드는 힘(물리적 리얼리티)에서 강하고, 시댄스 2.0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이야기·클립(서사·효율)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AI 영상의 미래는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완전히 이긴다기보다 각자 역할을 나눠 가져가는 공존·혼합 쪽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고급 영화·시각특수효과(VFX)·정밀 시뮬레이션은 소라 2가, 숏폼·광고·웹드라마·사용자 제작 콘텐츠(UGC)는 시댄스 2.0이 적합하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pxx17@newspim.com 2026-02-1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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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화 앞둔 격동의 가상자산거래소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둔 가상자산 업계가 '빗썸 유령코인' 사태라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검사와 함께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업계 전반이 격랑에 휩싸였다. 1위 사업자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 역시 규제 변수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빗썸의 60조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대한 검사 기간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사고 직후 현장점검에 착수한 데 이어 '검사'로 전환한 만큼, 단순 실수 여부를 넘어 내부통제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원 빗썸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와 관련한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6.02.11 pangbin@newspim.com 검사 연장에 따라 추가적인 내부통제 미흡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빗썸은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오지급이 두 차례 있었으나 모두 회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차원의 제재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영업정지, 과태료는 물론 경영진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진행 중인 기업공개(IPO) 역시 차질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점유율 30%에 달하는 2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인허가 취소 등 초강경 조치는 현실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최종 제재 수위는 위법성 판단 수준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업계 1위 두나무에도 불똥이 튀었다. 거래소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대주주 지분 제한(15~20%) 도입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두나무 최대주주인 송치형 회장 지분은 25.5%다. 네이버파이낸셜과 1대3 비율로 합병할 경우 송 회장 19.5%, 네이버 17% 구조가 예상된다.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두나무는 독과점 사업자라는 점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가 예상된다. 그나마 지분제한이 20%로 결정되면 합병에는 영향이 없지만, 만약 15%로 적용될 경우 송 회장과 네이버 모두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양사는 오는 5월말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한다. 주식매수청구권 접수는 6월 11일, 주식교환 효력 발생일은 6월 30일이다. 대주주 지분제한 규제 수준에 따라 합병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26 peterbreak22@newspim.com 4위 사업자 코빗은 규제 변수 속에서도 미래에셋그룹이 매각을 확정하며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했다. 미래에셋이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인수한 코빗 지분은 92%, 매각대금은 1334억7988억원이다. 미래에셋이 인수한 지분은 기존 최대주주인 NXC(60.5%)와 SK플래닛(31.5%) 보유분이다. NXC가 2017년 65.3%를 913억원, SK플래닛(당시 SK스퀘어)이 2021년 33.2%를 873억원에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낮은 가격이라는 평가다. 다만 코빗의 시장 점유율이 0.5% 수준으로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거래소 사업 자체로는 큰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미래에셋 역시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 기반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차원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빗 점유율이 너무 미미하다는 점에서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제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과 정치권 모두 모든 사업자에 대한 동일 규제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추후 그룹 차원의 지분 재분배 가능성도 언급된다. 시장 점유율 2% 중반대인 3위 사업자 코인원도 매각설에 휩싸인 상태다. 다만 개인 보유 지분 19.14%와 개인 법인 지분 34.30%를 포함해 총 53.44%를 보유한 창업자인 차명훈 이사회 의장은 매각보다는 다수 사업자간의 협업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법제화를 앞둔 가상자산거래소들은 여전히 고객 자산 상황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고팍스를 제외하고는 대대적인 변화에 직면한 상태다. 빗썸 유령코인 사태로 인한 각종 규제 도입이 가장 큰 변수지만 법제화 이후 은행 등 외부 사업자와의 경쟁도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업권에서는 정부와 국회가 추진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규제가 불가피하다면 그 이상의 시장 활성화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단 빗썸을 받은 징계 수위가 가장 중요하다. 이에 따라 후속 규제 수준도 결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은행 등 안정적인 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이 가장 큰 변수라고 판단된다.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2026-02-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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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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