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부동산 공급 머리 맞대고 논의 중"
'리버 오브 라이프' 수변 재생·관광 성공 모델
'메르데카118'서 K-건축 우수성 전파 의지도
[쿠알라룸푸르=뉴스핌] 이경화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공급을 최대한 많이 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다"며 "구체적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국토부가 제시한 부지 중 절반 정도는 저희와 의견을 함께하면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공무국외출장 중인 오 시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시청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구체적인 부지에 대해 하나하나 검토하며 (국토부와)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주택공급대상 부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국토부와 규제 완화 협의도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정책 규제 완화에 대해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그는 관련 질의에 대해 "재개발·재건축 동의율을 75%에서 70%로 낮추는 방안을 포함해 도시주거정비 사업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방향 관련 건의 사항에 대해선 상당히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고, 대체로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국토부와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공급 규모를 논의 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국유재산 매각 중단 방침을 내린 데 대해 "주택공급 규모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45만6000㎡ 부지에 총 51조원을 투입하는 대형 개발 사업으로, 현재 이곳에 계획된 주택공급 물량은 약 6000가구다.
오 시장은 "예를 들어 6000가구 공급을 상정하고 계획을 짰는데 갑자기 공급의 필요성이 생겨서 '1만가구 이상 공급하겠다' 이렇게 되면 사업 추진 기간이 대폭 늘어난다"며 "가구 수가 늘게 되면 학교 문제가 따라야 하고 학교뿐만 아니라 각종 기초 인프라가 늘어나야 되기 때문에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한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현 정부 입장에서도 추진 기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공급 속도와 가구 수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 |
| 7일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 쿠알라룸푸르 '메르데카118'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토 이르 테스 이즈완 이브라힘 CEO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
쿠알라룸푸르·푸트라자야 등 말레이시아 도시를 찾은 오 시장은 수변 자원을 활용한 도시경쟁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국내 기업이 건설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 '메르데카118'에서는 K-건축의 우수성을 확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 시장은 쿠알라룸푸르 클랑강·곰박강 일대 수변을 복원하고 경관을 개선, 주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리버 오브 라이프'를 방문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2007년부터 복합터널 '스마트(SMART)'를 통해 수변 재생과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해왔다.
'리버 오브 라이프' 프로젝트는 2011년부터 약 10년간 총 10.7km 구간에서 수질·하천 환경 개선, 보행 동선 정비, 역사·경관 복원, 야간경관 특화 등을 복합적으로 추진해 침체된 지역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무엇보다 보행 접근성이 낮았던 클랑강~곰박강 합류부에는 광장, 전망데크, 산책로를 확충해 관광객이 찾고 시민이 머무는 수변공간으로 재편됐다. 이 지역의 야경은 독창적인 조명 연출과 미디어파사드로 새롭게 차별화됐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지역 고유 정체성을 강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오 시장은 또 8일 오후 지능형 정원 도시 '푸트라자야'를 방문해 수변 경관 개선에 대한 구상을 계속했다. 서울시는 현재 한강을 비롯해 334km 뻗은 지천을 중심으로 그레이트한강, 지천르네상스 등 수변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관 연출을 통한 관광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서울시는 2023년 홍제천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17곳의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했다. 홍제천은 수변카페 개소 이후 약 340만명이 방문했으며, 카페 매출액도 누적 약 42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10월에는 청계천의 야간경관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
![]() |
| 리버 오브 라이프 4지구 야간 [사진=서울시] |
한편 오 시장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건축 디자인 혁신', '정원도시 서울' 정책과 관련한 현장도 점검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복합개발 건축물 '메르데카118'과 대규모 도심 녹지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을 찾아 정책 적용 사례를 연구하고, 서울의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찰력을 얻었다.
'메르데카118'은 높이 678m(118층)로 말레이시아의 독립을 기념해 설계됐으며, 삼성물산이 건설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이 건물은 사무공간, 호텔, 상업시설, 전망대를 포함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설계가 적용됐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 6월 'K-건축문화 종합 지원 계획'을 통해 K-건축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영동대로 등에 창의적 건축물을 도입할 계획이다.
8일 오전에 찾은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은 말레이시아의 기후에 적합한 숲과 전시 정원, 호수가 결합된 92ha 규모(축구장 130개 크기)의 공원으로, 도심 열섬 완화 등 쿠알라룸푸르 도시 생태계를 유지해 주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서울은 녹지생태도심, 정원도시 등 도심에 부족한 녹지 확충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권역별 대규모 녹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023년 서울 어디서든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세계적인 정원 도시 도약을 골자로 한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하고 지난 2년간 일상 정원 1010개소를 조성했다.
오 시장은 "도시는 정책적 인사이트, 장점과 보완점을 서로 교류하면서 상호 발전해야한다"며 "좋은 정책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공유하고 벤치마킹해 '서울'을 일자리·투자가 넘치고 세계인이 찾아오는 '글로벌 탑5 도시'에 올려놓기 위해 더 노력 하겠다"고 다짐했다.
kh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