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6년 성장률 전망치 1.6%→1.8%, 물가 상승률 전망 2.1%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한국은행이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내년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를 '확장 재정정책의 강도'와 '달러 환율 흐름'으로 지목했다.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서도 환율 불안과 물가 상방 압력 우려가 공존하면서 통화정책 전환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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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25.11.28 dedanhi@newspim.com |
한국은행은 2026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8%로 소폭 올리고, 물가상승률 전망도 2.1%로 상향했다. 반면,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6명 중 3명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 10월보다 한 명 감소한 것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소 약화된 흐름을 보여준다.
미래에셋증권에서는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IT 수출 호조와 높은 환율이 성장률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지만, 이 같은 요인이 동시에 금리 인하를 지연시키는 압력으로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내에서도 일부 위원들은 "환율 변동성이 높아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통화 긴축 기조를 서둘러 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저효과가 줄어들고, 환율 부담에도 인플레 상방 압력이 낮기 때문이다. 내년 경제성장의 절반가량은 민간 소비에서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소비 회복 세기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확장적 재정정책 역시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소비쿠폰 등 단기 부양책이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올해 3분기 수준과 비슷하게 성장률에 큰 폭으로 기여할 가능성은 낮다. 건설투자와 수출의 성장 기여도 또한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건설 투자 부진은 해소되겠지만, 건설경기 개선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높은 인건비와 자재비 부담, 장기화된 건설업 고용 부진 등이 부진 완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인한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내년 중반 이후 IT 수출 모멘텀도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현재의 거시경제 환경은 본격적인 통화정책 전환을 지지하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제 활동이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서 내년에도 '점진적 완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다만 달러 환율 상승 속도와 확장 재정의 강도는 향후 금리 방향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지목된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 빠르게 상승하거나, 정부의 재정 확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금리 인하가 내년 한 해 동안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레벨이 이미 매력적인 수준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환율 흐름이 아직 불확실한 만큼 미래에셋증권은 전략적으로 '듀레이션 중립'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는 장기물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시장 방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균형 잡힌 포지션을 유지하자는 의미다.
내년도 통화정책의 방향키는 대외 요인인 환율과 대내 요인인 재정정책이 쥐고 있다. 중앙은행의 '신중한 인내'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경기 둔화 우려 속 인하 전환 시점 논의가 다시 불붙을지는 연초 경제지표의 흐름에 달려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