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명 탑승한 대형 여객선 승객들 부상
'자동 운항' 탓에 방향 전환 타이밍 놓쳐
김용진 해경청장 "항해사 과실 판단 중"
사고 당시 파고 0.5~1m 수준으로 잔잔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지난 19일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무인도를 들이받고 좌초된 것과 관련해 해경 초기 수사에서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는 등 딴짓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목포해양경찰서는 267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을 좌초시켜 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상)로 해당 선박의 일등항해사 40대 A씨와 조타수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40대 B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수사 전담반을 조직해 항로 이탈 경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추가 조사를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선장 또는 항해사의 과실로 판단하고 있다"며 "운항 중 무인도로 돌진한 여객선은 매일 오가는 항로에서 사고를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선장과 항해사 등의 음주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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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제누비아2호 이초. [사진=목포해경] 2025.11.20 ej7648@newspim.com |
해경은 지난 19일 오후 8시 16분께 선박교통관제센터(VTS)를 통해 전남 신안군 장산면 족도 인근 해상에서 제주발 목포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암초와 충돌해 좌초된 신고를 접수했다. 해당 선박에는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이 탑승해 있었다.
사고 당시에는 북서풍이 초속 4~6m로 불고, 파고는 0.5~1m 수준으로 잔잔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해경은 해당 여객선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 내 자동 운항 전환 탓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항해 책임자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 운항이 필요한 구간에서 자동 항법 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 운항 탓에 선박이 변침(방향 전환) 시점을 놓쳤고 무인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 가량이 걸터 앉는 것이다. 이 여객선은 사고 지점인 족도에서 약 1600m 떨어진 지점에서 변침을 해야했다. 그러나 무인도를 100m 앞두고 이를 알아차린 것으로 파악된다. 해경은 운항 과실이 드러났기에 관련자들을 형사 처분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여객선 앞머리 쪽에 파공이 발견됐으나 침수나 화재 등 추가 위험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 및 관계기관은 사고 직후 구난함·구조정 등 가용 장비를 현장에 급파해 구조에 나섰다. 구조 작업은 우선적으로 노약자와 어린이, 임산부 등 구조 우선 대상을 중심으로 신속히 이뤄졌으며 구조된 인원은 목포해경전용부두 등으로 안전하게 이송됐다.
육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전남도가 확보한 숙소로 이동했고, 부상자는 대기 중인 구급대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목포해경에 따르면 승객과 승무원 총 267명을 이날 오후 11시 27분 기준으로 전원 구조했으며 이중 3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직후 "인명 피해가 없도록 신속히 사고 수습에 나서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조 현황을 실시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해양수산부는 해양 선박사고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라 해양 선박사고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하기도 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