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한 외지인 4003명…전월比 17.7% ↓
"전입 의무 등 매수 장벽 높아져…중저가 지역·소형 위주 매수 꾸준할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외지인의 서울 진입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실거주 의무 강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그동안 서울 주요 선호 입지를 중심으로 이어지던 매수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특히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갭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당분간 비(非)서울 거주자의 서울 진입은 제한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규제의 직접적 효과와 심리적 위축이 겹치면서 외지인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
| 서울 부동산 구매 외지인 추이 [사진=퍼플렉시티] |
◆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수한 외지인 4003명…전월比 17.7% ↓
20일 업계에 따르면 토허구역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로 외지인의 서울 매수 동력이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서울에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다세대 등)을 매수한 외지인은 총 4003명으로 전달(4862명) 대비 17.7% 감소했다. 올해 1월 276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44.9%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지던 외지인의 서울 유입 흐름과 비교하면 지난달 수치는 확연히 낮다. 실제로 올해 6월 서울 아파트를 매수한 외지인은 4803명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이후 7월 4487명, 8월 4296명으로 소폭 줄었지만 9월에는 4862명으로 다시 증가하며 규제 발표 전까지는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특히 월별 추이를 보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시점마다 외지인 매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지만 10월 15일 대책 발표 이후에는 이와 반대로 매수세가 즉각적으로 꺾인 모양새다.
토허구역 확대로 인해 주택 매수 시 전입 의무가 발생한 것이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전세를 끼고 서울 주택을 매수한 뒤 외지에 거주하는 '갭투자형 진입'이 대표적 패턴이었다. 하지만 10·15 대책으로 강남3구·용산에 한정됐던 토허구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넓혀지면서 매수 시 전입 의무가 발생하게 됐다. 이로 인해 외지인이 활용할 수 있는 투자 통로가 사실상 막히며 매수세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 "전입 의무 등 매수 장벽 높아져…중저가 지역·소형 위주 매수 꾸준할 것"
대책 발표 이후 25개 자치구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 외지인 매입이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물론 용산구 등 상급지로 꼽히는 지역은 감소폭이 컸다. 감소폭이 가장 컸던 자치구는 영등포구다. 지난달 211건의 외지인 매수가 있었지만 전달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어 송파구가 44.5%, 서초구가 34.4%, 마포구와 서대문구가 각각 30.8%, 30.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용산구 역시 각각 17.6%, 21.8% 줄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은 외지인 거래가 크게 늘었다. 도봉구는 지난 9월 50건에서 지난달 98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동대문구 역시 350건으로 64.3% 늘어났고, 광진구도 16.5% 증가했다. 관악구와 강서구 역시 각각 16.5%, 11.0% 증가하며 뚜렷한 온도차를 보였다.
상급지의 경우 전입 의무와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 장벽이 높아졌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은 초기 비용 부담이 적은 만큼 규제 환경에서도 매수 접근성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책 효과가 지속되면서 외지인의 서울 유입이 이전처럼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목적의 매수 통로가 막힌 데다 실수요 전입 요건이 외지인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서울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만큼 중저가 단지나 소형평수 위주의 매수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토허구역 확대로 강남, 용산 등 핵심 지역의 투자 수요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외지인들이 비교적 가격 메리트가 있는 중저가 지역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전역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지되기 때문에 향후 외지인의 매수 패턴이 저가·소형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