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5개사 통해 28억9000만원 지급…1인당 월 약 40만원
유동화 비율 높이고 지급기간 짧게…'노후 가교자금' 역할 기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도입 8영업일 만에 600건을 넘는 신청이 접수된 가운데 신청자들의 평균 월 지급액은 4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한화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생명 등 5개사가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출시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총 605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이 기간 지급된 초년도 지급액은 28억9000만원으로, 1건당 평균 477만원(월 환산 약 39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신청자의 평균 연령은 65.6세, 유동화 비율은 89.2%, 지급기간은 7.9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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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화생명 시청 고객센터에서 '사망보험금 유동화 상품'을 가입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 이날부터 시행된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는 기존 사망 시 지급받을 수 있던 사망보험금을 만 55세 이상부터 연금 자산처럼 생전에 미리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25.10.30 yym58@newspim.com |
이번 결과는 고령층 소비자가 단기 자금 확보를 중시하며 제도를 실용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유동화 비율을 높이고 지급기간을 짧게 선택해 실제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을 늘리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이는 제도 도입 취지인 '노후자금 보완 수단'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60대 A씨는 2000년대 초반 가입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3000만원 중 90%를 유동화해 5년간 분할 수령하기로 했다. 또 다른 60대 B씨는 7000만원의 종신보험금 중 90%를 유동화해 7년간 받는 방식을 택했다. 반면 70대 C씨는 5000만원 중 90%를 유동화하되 지급기간을 20년으로 설정해 장기 안정 수령을 선택했다.
신청자의 월평균 환산 지급액은 39만8000원으로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약 67만9000원)의 60% 수준이다.
생보협회는 적정 노후생활비 약 192만원을 고려할 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더해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활용하면 부족한 생활비를 메울 수 있다고 봤다. 특히 퇴직 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의 '소득 공백기'를 메우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과거 종신보험은 대출금리 부담으로 인해 '잠자는 자산'으로 인식돼 왔다. 이번 제도는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자동 감액해 생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산 유연성과 소비자 선택권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생보협회는 시행 초기 접수된 민원 및 소비자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에 나선다. 비대면 신청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제도 특성상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하는 구조임을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도록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신규 종신보험 가입 시 사망보험금 유동화를 강조하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한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협력해 사망보험금 유동화 제도가 소비자 체감형 금융제도로 자리매김하고, 고령사회에 대응한 유연한 보험금 활용 체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