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회의서 결론 못 내린 방사청, 안건 보완해 재상정
수의계약 반대 확산… 군 내부도 "공정성 우선" 기류
업계 "상생보다 경쟁입찰 현실적"… HD현대 변수 남아
KDDX 지연에 해군 전력 공백… 중·일 등 이지스 전력 증강중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산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이 오는 12월 4일 방위사업청 분과위원회에서 최종 결론날 전망이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분과위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초 방사청은 빠른 납기를 이유로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민간위원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지난 3, 4, 8, 9월 분과위에 이어 11월 회의에서도 수의계약안은 통과하지 못했다. 결국 방사청은 경쟁입찰안과 상생안을 보완해 다음 회의에서 재상정하기로 했다.
KDDX 사업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7조8000억원 규모다. 2012년 개념설계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맡았고, 2020년 기본설계는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현재는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단계에 돌입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 갈등으로 착수가 지연되고 있다.
![]() |
| 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2025.11.16 gomsi@newspim.com |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 주도 업체가 수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보안벌점을 근거로 경쟁입찰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방사청 내부에서도 최근 수의계약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군 관계자들 역시 효율성보다 절차적 공정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수의계약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경쟁입찰 또는 상생안 가운데 하나가 최종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상생안을 유력하게 봤지만, 최근 들어 업계에서는 '담합' 해석 가능성 등을 이유로 부담이 크다고 지적한다. 방사청 특성상 법적·정책적 논란이 될 소지가 큰 사안을 피하기 때문에 상생안을 채택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방산업계는 기술 역할 분담과 책임 소재가 모호한 상생안보다 명확한 절차를 거치는 경쟁입찰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2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복수 방산업체로 지정하면서 공동개발·경쟁입찰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이 보안벌점 연장에 불만을 제기하며 경쟁입찰 수용에 난색을 보이는 점은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입찰이든 상생안이든 구체적 실행계획을 서둘러야 KDDX 사업의 지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
| 한화오션이 서울ADEX에 선보인 한국형 이지스함(KDDX) 모형. [사진=디펜스타임스 제공] 2025.11.16 gomsi@newspim.com |
KDDX 사업이 2년 가까이 지연되면서 해군의 중기 전력 운용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980~1990년대 취역한 충무공이순신급(DDH-II) 구축함이 노후화 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차세대 함정 투입이 늦어지면 대공·대함 전투 공백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변국은 잇따라 최신 이지스 체계함을 전력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8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운용 중이며, 추가로 다목적 이지스함 2척(모가미급 변형형)을 2027년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055형 1만톤급 구축함 10척 이상을 실전 배치하고, 러시아는 태평양함대에 신형 어드미럴 고르시코프급 구축함을 순차 투입 중이다.
이런 가운데 KDDX 투입이 지연되면 해군의 원해(遠海) 작전 능력이 최소 3~4년 늦어지고, 한반도 주변 해역의 대공 방어망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는 "사업 절차 논쟁이 길어질수록 전략 공백의 대가가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