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이 소형모듈원전(SMR) 도입에 본격 돌입했다.
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차세대 혁신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SMR 건설에 먼저 뛰어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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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어 스타어(왼쪽에서 네 번째) 영국 총리가 13일(현지 시간) 웨일즈에 있는 공립 기술·직업 교육 전문 대학 콜레그 메나이(Coleg Menai)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사이먼 보웬 영국 에너지 원자력 임시 의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정부는 13일(현지 시간) 북웨일즈 앵글시섬 윌파 지역에 소형 모듈 원자로 3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영국에서 SMR이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앵글시섬에는 1960년대부터 운영됐던 원전이 지난 2015년 폐쇄됐다.
윌파 SMR은 최대 300만 가정에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며 오는 2030년대에 국가 전력망에 연결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초기 부지 작업에 25억 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SMR은 대형 원자로보다 작고 건설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설계는 영국의 대표적인 엔진 제조업체인 롤스로이스의 자회사 '롤스로이스 SMR'이 맡기로 했다. 롤스로이스는 영국 핵잠수함 원자로를 설계·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SMR을 새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은 영국이 미래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세계 챔피언이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영국 정부는 SMR 건설이 저탄소 배출 기술과 글로벌 수출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MR은 작고 안전하며 공장에서 만든 블록처럼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는 원전이다. 출력이 보통 10~300MW(메가와트) 정도로 기존 대형 원전(1000메가와트 이상)에 비해 작지만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 비용도 적게 들어 빠르게 원전을 도입할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신속하면서도 저렴하게 에너지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기후변화 목표를 맞출 방안으로 SMR을 적극 지지해왔다.
윌파 지역에 대규모 원전 단지 건설을 원했던 미국은 낙담한 표정이 역력했다.
워런 스티븐스 주영국 미국대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매우 실망스럽다"며 "이곳에서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더 저렴하고 빠르며 이미 승인된 옵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대규모 원전의 경우 다른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국영 기업인 GB 에너지 원자력에 오는 2026년 가을까지 적합한 부지를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미국은 영국의 원자력 미래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다른 지역에서 더 큰 원전을 건설할 가능성을 닫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선택지를 열어두고 미국이 의미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현재 서부의 힝클리 포인트C와 동부의 사이즈웰C 등 두 곳에서 대형 원전을 건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