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EU 회원국 중 가장 적극적으로 중국에 구애"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페인이 중국과의 전략적 밀착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과 좌파연합 수마르(Sumar)가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스페인 정부는 최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 대비 5% 국방비 지출안을 거부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물론, 유럽 주요국의 큰 흐름과 동떨어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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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두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레티치아 왕비가 11일(현지 시간) 중국 청두에 도착해 사흘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스페인 국왕의 중국 국빙 방문은 18년 만이다. 2025.11.11. ihjang67@newspim.com |
11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는 이날 중국 쓰촨성 청두에 도착해 사흘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스페인 국왕의 중국 국빈 방문은 18년 만이다.
펠리페 국왕의 이번 국빈 방문에는 호세 마리아 알바레스 외무장관과 카를로스 쿠에르포 경제장관, 호르디 가르시아 산업장관, 기업 대표단이 함께 했다.
펠리페 국왕은 이날 청두에서 양국 기업인 회의를 주최한 뒤 베이징으로 이동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이어 12일에는 시진핑 주석과 리창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13일에는 양국 기업인 회의에 참석한 뒤 베이징 인근의 스페인 자동차 부품업체 헤스탐프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로이터 통신은 펠리페 국왕의 중국 방문에 대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중국에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하는 스페인의 외교 행보 일환"이라며 "외교 관계 수립 20주년을 맞아 두 나라의 경제 및 정치적 이해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스페인의 대미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관계 강화는 스페인에게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스페인의 중국 접근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노동당 소속인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지난 3년 간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카탈루냐와 안달루시아 지방정부 수장들도 지난 1년간 각각 중국을 방문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의 대표적인 경제정책 싱크탱크 브뤼겔 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는 "스페인 좌파 정부의 대중 밀착 외교는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견제하기 위한 전술적 행보"라며 "중국은 신규 투자나 합작 투자 측면에서 스페인에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의 움직임은 경제적으로는 합리적 선택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스페인이 트럼프에게 노(no)라고 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이번 펠리페 국왕의 방중을 계기로 심각한 수준인 대중 무역 적자폭도 줄이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 무역진흥청(ICEX)에 따르면 스페인은 작년 중국으로부터 450억 달러 어치를 수입했지만, 수출은 75억 달러에 그쳤다.
중국도 성의를 보이고 있다.
작년 1~7월 스페인 돼지고기 수출은 7억 유로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덴마크, 네덜란드의 대중 돼지고기 수출은 줄었다.
스페인 육류산업협회는 "이 기간 중국에 수출된 돼지고기는 68만2000톤으로 전체 수출량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 산업계는 이외에도 스페인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자동차 조립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전해조(수소 생산 장비) 제조공장 설립도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가 유럽 내 세 번째 공장을 설립할 후보지로 스페인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