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주담대 멈춰서자 핀테크 '대출 비교'도 주춤
핀다, '대부업 중개' 시작하자 약정액 2배로...네이버도 후순위담보대출 중개
증시 활황 속 대출 수요는 여전...소비자 보호 우려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대출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는 핀테크업체들이 중개 영역을 대부업·후순위담보대출 등 '고금리·고위험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한도가 사실상 동난 반면 대출 수요는 여전하자 플랫폼들이 사각지대 상품까지 포괄하는 생존형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핀테크기업 핀다는 지난달 대출비교플랫폼에 '대부업'을 추가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대출비교 서비스 항목을 대부업으로 넓힌 것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인증을 받은 대부업체 14곳이 중개 대상이다.
출시 직후 급전 마련이 필요한 차주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핀다에 따르면 대부업 비교 중개 서비스를 통한 대출 약정액은 10월 5주차(10월 27일~11월 2일)들어 서비스 출시 시점이었던 지난 10월 3주차(10월 13일~10월 19일) 대비 116% 급증했다. 같은 기간 대출 약정 건수도 9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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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페이도 지난 9월 대출 비교 서비스에 후순위담보대출 상품을 추가했다. 후순위담보대출은 사용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담보로 선순위 부채와 별개로 추가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보유 부동산과 대출 신청자의 신용상태, 기존 선순위 대출금 등 부채 상황을 반영한 금융사의 심사 후 최대 3억원 한도까지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비교서비스를 운영하는 이들 업체들이 대부업, 후순위담보대출 등 고금리 상품 취급에 나서는 이유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크게 높아지면서 전체 대출비교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6.27대책에 이어 9.7, 10.15대책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연이어 내놓으면서 하반기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이 기존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대출비교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들의 중개 수수료 등 관련 수익도 쪼그라들었다.
연말을 앞둔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한도는 사실상 동난 상황이다. 은행들은 일부 대출 여력이 생기더라도 자체 물량을 선순위로 소화하고 있다. 때문에 6.27대책 이후 핀테크·인터넷은행 등 플랫폼의 대출비교서비스 전반이 둔화됐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올 3분기 '대출 비교 서비스' 실행 금액은 1조2240억원으로 직전 2분기 대비 1조 3870억원 대비 11.7%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카카오페이도 전체 금융거래액이 전 분기 대비 5% 늘어난 13조4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이 중 '대출 비교 서비스'는 전 분기는 물론 전년과 비교해도 거래액이 줄었다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핀다, 토스 등도 같은 상황이다. 통상 대출 비교서비스 이용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둔화되면서 전체 대출 비교 서비스 이용률이 뒷걸음질 친 것이다.
그러나 증시 활황 등 여파로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신용 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일주일 전인 10월 말(104조7330억원)보다 1조1807억원이나 늘어난 기록이다.
여기에 신용대출에 이어 대출공백을 메울 대상으로 대부업대출, 후순위담보대출 등이 떠오른 셈이다. 특히 대부업 상품의 경우 연 15~20%대 금리의 중·저신용자용 대출이 많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대출 규제 속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고금리 시장인 대부업 등으로 빠르게 내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출 비교 서비스의 경우 그간 꾸준히 성장하다 올 하반기 들어 가계 대출 규제 영향으로 주춤한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고객 수요에 맞춰 제휴사. 상품 라인업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