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중심 과목 선택, 사교육 의존 심화…학생 86% "폐지·축소 원해"
현장 정보 부족 속 제도 불신…내신 불리 학생 "수능 집중", 학습 전략 양극화
[서울=뉴스핌] 황혜영 인턴기자 = 고교학점제가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된 가운데, 학생들의 만족도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본질적 개선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진로 맞춤 교육'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과목 선택의 주도권이 제한적이고 학생들은 대입 합격 가능성을 가장 우선해 학점제를 활용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고1 학생 47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1~23일 고교학점제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75.5%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응답했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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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가 15일 서울 종로학원 목동 본사에서 2028 대입제도 개편 긴급 분석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생중계로 실시된 이번 설명회에는 2028 대입제도 개편 대상 학년인 중2 이하 학부모 및 현행 수능 마지막 학년 중3의 고교선택을 고민하는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2023.10.15 yooksa@newspim.com |
고교학점제를 경험한 학생의 75.5%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매우 안 좋다', '안 좋다' 등 부정평가가 과반을 차지했고 긍정 응답은 4%대에 머물렀다. 제도 도입 취지와 달리 교실 현장에서는 적성·진로에 맞게 과목을 고를 수 있다는 기대가 충분히 실현되지 못한 셈이다.
실제 응답자의 67%가 '과목 선택권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고 진로·적성 탐색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 역시 11.7%에 불과했다. 무려 76.6%가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해 학점제 도입의 본질적 목적이 현장에서는 체감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학생들은 과목 선택 기준에서 진로보다 '대입 유불리'(68.1%)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학점제가 고안한 진로 설계와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명분보다 실제로는 대학입시 전략 차원에서 과목을 고르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또 고교학점제 상담도 사교육에 크게 의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학점제 상담 경험'이 있다는 학생 56.4% 중 '학원·컨설팅업체'(60.4%)를 이용한 학생 수가 교사(26.4%)에게 상담받은 학생 수 대비 두 배 이상 많았다.
이런 불신과 한계는 제도 개편 의견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응답자 중 72.3%가 '폐지'를, '축소'까지 포함하면 86%가 현행 제도 유지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정보와 교육이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도 77.7%로 압도적이었다.
학생들의 전략도 점차 양극화되고 있다. 내신이 불리해진 학생일수록 수능 중심 전략(56.4%)을 택한다고 답했고 고교학점제를 통한 만회 가능성에 부정적(83%)인 의견이 강했다. 내신이 유리한 학생은 비교적 진로선택과목에 집중하는 현상이 예상돼 제도 내 학생 간 학습 방향 차이가 뚜렷하게 벌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종로학원은 "고교학점제를 경험한 학생들의 만족도와 신뢰도가 현저히 낮다"며 "학교 및 대학 현장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보 제공·교육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