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1.44포인트(0.53%) 내린 4만7085.24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0.42포인트(1.17%) 하락한 6771.5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86.09포인트(2.04%) 밀린 2만3348.64로 집계됐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의 거품을 경고하면서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하락 베팅 사실을 공개한 점은 이날 AI 거품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시장 전체 분위기를 흐렸다.
버리가 운영하는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팔란티어 500만 주, 엔비디아 100만 주에 대한 풋옵션을 매수했다. 풋옵션은 미리 정해진 행사 가격으로 일정 기간 내에 기초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파생상품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을 얻게 된다. 이날 팔란티어는 7.95% 하락했으며 엔비디아는 3.96% 내렸다.
전문가들은 최근 AI 중심 랠리 속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버리의 풋옵션 매수 소식이 주식을 팔 구실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가수익비율(P/E ratio)이 35배까지 오른 오라클은 3.75% 하락했으며 반도체 회사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도 3.70% 내렸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아마존 역시 1.84%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AI 관련주의 상승으로 S&P500지수의 포워드 주가수익비율은 23을 넘어섰으며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가깝다.
특징주를 보면 자동차 렌탈 회사 허츠의 주가는 예상보다 강력한 실적에 36.23% 급등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4분기 조정 순익 예상치가 월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4.99% 내렸다. 노르웨이지안 크루즈 라인 홀딩스의 주가는 3분기 매출액이 월가 기대에 못 미쳐 15.24% 급락했다. 레스토랑 체인 얌브랜드의 주가는 피자헛에 대해 매각 등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7.33% 상승했다.
미 국채 금리는 하락(가격은 상승)했다. AI 거품 우려와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 중단) 사태 장기화가 겹치면서 시장이 '리스크 오프(risk-off)' 모드로 전환한 영향이다.
미국 정부 셧다운은 이날로 35일째를 맞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1기 정부 때 세워진 역대 최장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1.8bp(1bp=0.01%포인트) 내린 4.089%, 30년물은 2.1bp 하락한 4.669%, 2년물은 3.58%로 1.8bp 떨어졌다. 이는 주식시장 하락세와 보조를 맞춘 흐름이다.
미 달러화는 연준의 신중한 태도 속에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17로 8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유로/달러는 1.1483달러로 8월 1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파운드화는 0.9% 하락한 1.3015달러로 떨어졌다. 엔화는 달러 대비 0.4% 오른 153.60엔을 기록했지만,여전히 최근 8개월 반 만의 약세권에 머물렀다.
가상자산 시장도 흔들렸다. 비트코인(BTC)은 이날 7% 급락해 9만9679달러로 떨어지며 지난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선이 붕괴됐다.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른 달러에 금값이 주춤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온스당 1.3% 하락한 온스당 3,960.5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5일 오전 4시 15분 전날보다 1.5% 내린 온스당 3,940.7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공급 과잉 우려에 강달러 부담까지 더해지며 하락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물은 배럴당 64.44달러로 전일 대비 45센트(0.7%) 하락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물은 49센트(0.8%) 내린 60.56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일본의 제조업 활동이 10월에 19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위축됐다는 데이터가 나온 점도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주요 석유수출국 협의체인 OPEC의 10월 원유 생산량은 추가로 증가했으나, 그 증가폭은 9월과 여름철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주요국 주식시장은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AI 주도 랠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새로운 촉매제가 없는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1.70포인트(0.30%) 하락한 570.58을 기록해 2주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183.30포인트(0.76%) 밀린 2만3949.11에 마쳤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42.26포인트(0.52%) 하락한 8067.53으로 집계됐다.
원자재는 구리 가격 약세 속에서 2% 하락했으며 기술주도 1% 내렸다. 반면 헬스케어는 0.8% 상승했다.
특징주를 보면 게베리트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소폭 상향 조정하며 3.9% 올랐으며 석유회사 BP는 3분기 이익 감소 폭이 예상치를 밑돌며 1.3% 올랐다.
스페인 통신 대기업 텔레포니카의 주가는 내년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발표로 13.1% 급락했다.
영국 주식시장은 전 세계 매도세 속에서도 소폭 오름세로 마감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3.59포인트(0.14%) 오른 9714.96을 기록했다. 헬스케어 업종의 강세는 이날 런던 시장을 지지했다.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 역시 주식시장의 약세를 막았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