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 사기 연루 의혹 속 일부 송환자들 석방
현지 교민은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 주장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리딩방 사기 의혹에 연루된 혐의로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이들 중 검찰이 피의자임이 불분명하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경찰 수사 단계에서 석방되는 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반면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됐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혔지만, 현지 교민이 가해자라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해 구조를 요청한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피의자와 피해자 구분 논란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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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구금돼 있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등 국제 범죄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검찰, 1명 구속영장 불청구…"범행 이후 사정 등 고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범죄에 가담했다가 국내로 송환된 피의자 64명 중 59명에 대해 경찰은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1명은 즉시 구속됐고 나머지 4명은 별도 영장 신청 없이 석방됐다. 석방 사유와 관련해 경찰은 수사 중인 관계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검찰도 경찰이 넘긴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불청구해 석방했다.
해당 사건을 맡은 서부지검은 "출국 경위 및 범행에 일부 계좌가 사용된 경위, 감금된 이후 캄보디아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점,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신고·구조돼 유치장에 감금됐다가 한국으로 송환되는 등 범행 이후의 사정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실상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본 셈이다.
반대로 현지에서 피해자로 구조됐던 이들이 오히려 피의자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8일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청년 3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며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으로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캄보디아 교민이 김 의원의 발표 내용을 반박하면서 새로운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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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에서 구출했다고 밝힌 한국 청년. [사진=현지 교민 제공] |
◆ '구조된 청년' 본 현지 교민 "경악을 금치 못해"
교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신이 구출했다고 자화자찬한 그 청년은 구출 건인가. 아니면 경찰에서 조사해서 구속을 해야 할 건이냐"며 범죄 피의자와 피해자를 구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범죄자와 교민을 구분해달라, 캄보디아 사회와 한국 범죄 집단을 구분해달라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민들과 약속을 뒤집냐"며 "캄보디아 경찰이 구출했다고 보낸 사진을 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실제 당시 구조된 이들 중 온몸에 문신한 한 명의 사진이 공개됐다.
A씨는 "'청년을 구하고 오겠다'고 홍보하고 왔겠지만 와서 진상을 파악해 보니 '범죄가 범죄를 낳는 구조'임을 보지 않았냐"며 "이 상황을 이용하지 말라. 교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김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들이 로맨스 스캠을 했다고 증언했다. 간 지 한두 달 정도 됐다"며 구조자들이 현지에서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그들은 사실은 가해자이면서도 피해자일 수가 있다"며 "합당한 처벌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