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Q 영업익 34% 급증...보조금 빼도 2358억 흑자
북미 생산 확대·원가절감으로 전기차 캐즘 극복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 궤도에 올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현지 생산과 원가 절감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북미 ESS 현지 생산 본격화와 지속적인 고정비 절감 노력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4분기에도 ESS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불확실성 돌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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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미국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
◆3분기 영업익 6013억원...컨센서스 크게 상회
LG에너지솔루션은 13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1%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2.2%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연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5조5216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미국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제도(45X)에 따른 세제혜택은 3655억원으로 이 금액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358억원이다. 지난 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보조금 제외 흑자를 기록한 셈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북미 ESS 현지 생산과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 등이 매출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ESS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원통형 고객사 신차 출시 및 IT 신모델 출하량 증가도 매출 개선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속적인 고정비 감축 노력에 더해 북미 ESS 출하에 따른 수익 본격화, 원통형 EV 및 파우치 고객 물량 증가에 따른 소형 사업 개선 영향 등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IRA 세액공제의 경우 전분기(4908억원) 대비 감소했다. ESS 현지 생산물량 출하 증가에도 9월 전기차(EV) 구매 보조금 종료에 따른 주요 EV 고객사향 물량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세액공제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4Q 전기차 보조금 종료 여파로 불확실성↑...ESS로 돌파
4분기에는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전기차 구매세액공제를 종료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현지 ESS 생산 확대, 주요 고객사 및 신모델 다변화, 설비 가동률 극대화 등 수익성 중심 전략을 통해 실적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북미 전기차 보조금 종료로 주요 OEM 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보수적 재고 운영이 예상됨에 따라 물량 성장 모멘텀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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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RE+ 2025' 전시 부스 조감도 전면.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현지 ESS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합작법인(JV)을 포함한 일부 생산 능력(Capa)도 ESS향 공급에 우선적으로 활용해 설비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SS 추가 수주와 라인 전환도 추진하며 가동률도 최대한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말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17기가와트시(GWh)로, 내년 말까지는 30GWh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자원 재배치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한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해 ESS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ESS 사업이 하반기 실적의 핵심요인으로 평가한다. 삼성증권은 "미국 전기차 판매 감소세 본격화되겠으나, ESS 생산 기지 선제적 확보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신영증권 역시 "전반적인 EV 배터리 판매 환경은 비 우호적인 상황이지만 ESS 배터리, 소형전지 판매 증가가 EV 배터리 판매 감소분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4분기는 전기차 보조금 종료 여파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ESS 생산 확대와 원가 절감으로 실적 방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ESS 생산 능력이 30GWh 이상으로 늘어나는 만큼 본격적인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