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임박에 국채금리 하락...셧다운 장기화 시 성장률 타격
연준 인사 발언 '엇갈림'
달러 숨 고르기…유로·엔 반등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 국채 금리가 2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이번 주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경기 불확실성과 주요 경제지표 발표 지연에 대비한 영향이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4.6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1%를 기록했다. 2년물은 1.4bp 내려 3.633%에 거래됐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차는 51bp로 평탄화됐다.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경기 성장 둔화 우려를 반영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의회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막판 협상에 나섰으나, 자정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자금 집행은 중단된다. 이 경우 수십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휴직에 들어가며, 노동부는 10월 3일 발표 예정이던 9월 고용보고서를 포함한 경제지표 공표를 중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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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 지폐 [사진=블룸버그] |
에버코어 ISI의 스탄 시플리 채권 전략가는 "셧다운이 현실화되면 고용보고서가 나오지 않게 되고, 민간 고용지표 같은 대체 자료가 훨씬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셧다운이 1주일 지속될 경우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5%포인트 깎일 것으로 추산했다. 2주 이상 이어질 경우 충격은 0.3~0.5%포인트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온라인 베팅 플랫폼 칼시에 따르면 정부 셧다운 발생 확률은 최근 70%였으며, 이는 지난주 말의 약 81%에서 낮아진 것이다.
◆ 연준 인사 발언 엇갈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하와 관련해 엇갈린 발언을 내놓았다.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여전히 고용 둔화보다 크다"며 긴축 기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노동시장의 약화 조짐이 9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 총재는 "추가 인하 가능성에 열려 있으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0월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89.3%로 반영했다. 12월까지 총 42bp(1bp=0.01%포인트), 2026년 말까지 105bp 인하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
◆ 달러 약세 전환…유로·엔 반등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지난주 강세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로이터 통신은 이와 관련해 지난주 예상보다 강력한 경제 지표 발표 이후 달러가 랠리를 보였던 것에 대한 조정이자, 연준의 정책 경로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나타난 움직임이라고 풀이했다.
토론토 코페이의 수석 시장 전략가 칼 샤모타는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은 대체로 정부 셧다운 위험을 무시하고 있으며, 오히려 고용지표 둔화를 예상하며 달러 강세 베팅을 되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전장보다 0.2% 내린 97.90을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6% 하락한 148.59엔을 나타냈고, 유로/달러는 0.3% 오른 1.1734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는 0.2% 상승한 1.3424달러, 스위스프랑/달러는 0.1% 하락한 0.7976프랑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 권한을 두고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투자자들은 셧다운보다 오히려 연준 독립성 훼손이 달러에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