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3일(현지 시간) 영국을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는 소식에 유럽 명품 업체들이 강한 상승세를 탔다.
미국 법원이 로드아일랜드에서 중단됐던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재개를 허용하면서 풍력 업체들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HCOB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잠정치)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에 비해 1.55포인트(0.28%) 오른 554.95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84.28포인트(0.36%) 상승한 2만3611.3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41.91포인트(0.54%) 뛴 7872.02로 마감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36포인트(0.04%) 내린 9223.32에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54.58포인트(0.13%) 전진한 4만2477.76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75.70포인트(0.50%) 상승한 1만5158.2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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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카드 사용 데이터에 따르면 9월 미국의 명품 소비가 37개월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의 주요 명품 업체들이 상위 상승 종목에 속속 진입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3.2% 올랐고 로레알은 3.51%, 리치몬트는 2.42% 뛰었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업체로 꼽히는 덴마크의 오르스테드는 미국 법원 판결로 순풍을 탔다. 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22일 로드아일랜드 퀀셋 비즈니스 파크의 해상 풍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건설 중단 명령을 중지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22일 국가 안보와 해양 연구 방해 등을 이유로 이 프로젝트에 중단 명령을 내렸는데 법원은 이 명령이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자의적이고 변덕스럽다"고 판단했다.
또 프로젝트가 하루에 약 230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중단이 계속될 경우 5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파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르스테드 주가는 이날 3.97% 상승했고, 세계 1위 풍력 터빈 제조업체 베스타스와 독일의 노르덱스 등도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누빈(Nuveen)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 로라 쿠퍼는 "이번 판결은 글로벌 청정 에너지 부문에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에 대한 체감지수는 16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
S&P글로벌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에 따르면 9월 유로존의 종합 PMI는 51.2를 기록해 작년 5월 51.3 이후 가장 높았다.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측치 51.1을 웃돌았고, 전달(51.1)에 비해서도 소폭 올랐다.
독일의 PMI는 52.4를 기록해 전달 50.5에서 무려 1.9포인트 올랐다. 반면 프랑스는 13개월 연속 50을 밑돌았고 전달에 비해 1.4포인트 떨어진 48.4를 기록했다.
영국의 PMI 지수는 8월 53.5에서 9월 51.0으로 둔화됐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53.0을 크게 밑돌았다. 이 여파로 다른 유럽 주요국과 달리 영국 벤치마크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 기업들이 올해 말에 세금 인상 위험이 커지면서 추진력과 자신감을 잃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2.0%에서 1.75%로 인하했다. 은행 측은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 전망이 예상대로 진행하면 금리는 당분간 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개별주로는 유럽 최대의 홈 인테리어 및 DIY 소매업체인 영국의 킹피셔가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14.6% 폭등했다. 회사 측은 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고, 세전 영업이익은 10.2% 늘었다고 발표했다. 연간 세전 영업이익과 현금 흐름에 대한 가이던스도 모두 기존보다 높게 올려 잡았다.
킹피셔 호재를 등에 업고 소매 섹터도 1.93% 동반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