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책 계승을 강조하며 후계 구도에 사실상 메시지를 던졌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3일 총리 관저에서 기자단과 만나 "정권에서 함께 땀을 흘리며 힘을 보탠 사람, 기본적인 정책을 이어받을 인물이 결과적으로 선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정 인물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총재 선거에 출마한 5명의 후보 가운데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이시바 정권의 주요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하야시는 내각의 중심에서 국정 운영을 지원해온 핵심 인사이고, 고이즈미는 차세대 주자로서 당내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갖춘 인물로 꼽힌다.
반면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은 이시바 정권과 일정한 거리를 두어 왔다.
이들은 경제안보 정책이나 당 운영 기조 등에서 차별화를 시도하며, 선거 과정에서 이시바와의 거리 두기를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이시바 총리는 "누가 총재가 되더라도 지난 1년간 모두가 함께 만들어 온 성과는 반드시 이어가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총재 선거 국면에서 당내 분열을 최소화하고, 정권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곧 이시바 총리의 후임을 결정짓는 절차이자, 향후 정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분수령이다. 정책 계승을 강조하는 이시바 총리의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유산을 지키려는 동시에, 당내 권력 재편의 향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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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사임 발표 기자회견 후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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