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전 수석, 증거인멸 의혹 등 조사
특검 "적극 협조 의사 표시했다가 일체 진술 거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특검)가 22일 홍철호 전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을 재차 소환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전 10시30분부터 홍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에 있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수사상 공개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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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내란 특별검사보. [사진=뉴스핌DB] |
홍 전 수석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그가 정무수석 퇴임 이후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이 비상계엄 관련자들과의 통화 내역 등을 인멸하기 위한 목적이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방문해 조사하고 있으며,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도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피의자, 류 전 감찰관은 참고인 신분이다.
박 특검보는 "김 전 장관은 지난 19일 소환 요청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방문조사 시에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오전에도 변호인단 명의로 '오물 쓰레기 풍선 도발 억제를 위한 군사 작전의 모든 책임은 김 전 전 장관에게 있다'는 취지의 입장문도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현재 김 전 장관은 특검의 질문에 일체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 전 장관을 제외한 다른 군 장병들은 모두 특검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장관의 모습이 무엇인지 생각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드론작전사령부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이른바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이 의혹에서 윤 전 대통령의 핵심 공범으로 지목된 상태다.
류 전 감찰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사건 관련해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같은 날 밤 11시30분께 법무부로 이동해 실·국장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는 법무부 주요 간부들이 참석했으며, 류 전 감찰관은 계엄 관련 논의에 반발해 회의 참석을 거부한 뒤 회의장을 나가 사표를 제출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검찰국에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하고,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는 출국금지 전담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 교정본부장에게는 구치소 수용 공간을 사전에 확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은 류 전 감찰관을 상대로 비상계엄 선포 당일 법무부에서 열린 실·국장 간부회의 진행 상황과 박 전 장관의 지시 사항 등을 캐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hyun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