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긴 난항 끝에 한미 관세·투자 합의한 뒤 단속 실행돼"
NYT "한국 정부, 한국인 수백명 체포에 외교적 우려 표명"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4일(현지시간) 이뤄진 미국 이민당국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미국 언론도 주요 기사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 언론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에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현장 급습이 공장 건설 전면 중단으로 이어진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주로 소규모 사업장 위주로 불법 체류자 단속을 벌였던 이민 당국이 백악관의 실적 압박에 따라 대규모 사업장을 겨냥한 단속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5일 뉴욕타임스(NYT)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공장이 위치한 조지아주에서 이뤄진 이민 단속으로 수백 명의 한국인이 체포되는 사태가 발생해 한국 정부가 외교적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워싱턴과 애틀랜타에서 대사관 및 영사 인력을 급파해 현장을 방문했고 외교부는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투자기업의 경제활동과 우리(한국)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이민 철폐 정책의 일환으로 이뤄진 이번 단속이 공장 건설 전면 중단으로 이어진 점에 주목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 기업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난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1500억 달러(199조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대미 투자에는 배터리 생산시설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민 당국이 급습한 공사 현장은 조지아주 최대 생산시설로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76억 달러(10조1080억 원) 규모의 현대차 공장을 주 역사상 최대 경제 개발사업이라고 홍보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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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이 2025년 9월4일 조지아주 현대-LG 합작 배터리 공장을 급습해 불법 체류자 단속 작전을 펼쳤다. [사진=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 X] |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급습이 단일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이민 단속으로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 후 최대 규모였다며 한미 양국이 장기간 난항을 겪은 끝에 관세·투자에 합의한 뒤 급습이 실행된 점에 주목했다. 이제까지 비교적 소규모 단속이 많았지만 국토안보부가 백악관으로부터 불체자 체포 및 추방을 늘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이번처럼 대규모 단속에는 수개월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현장 및 증거 영상 확보와 증인 진술 등을 미리 확보해법원의 영장을 받아야 한다며 앞으로 유사한 방식의 대규모 사업장에 대한 불법 이민자 단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