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GMA 가동률 70% 돌파
미국 공장 사실상 풀가동…미국 생산 물량도 늘어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의 고율 관세 환경 속에서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해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상반기 미국 내 주요 생산 거점의 가동률을 일제히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공급망 조정과 현지화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올해 1분기만 해도 가동률이 50% 수준에 그쳤으나, 상반기 들어 70%를 넘어섰다. 지난 3월 준공된 신공장이 단기간에 가동률 72.6%를 기록한 것으로 생산 안정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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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에서 생산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30만대 규모지만 향후 50만대까지 확장이 계획돼 있어 전기차 중심의 현지 시장 공급 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앨라배마에 위치한 현대차 앨라배마공장(HMMA)은 여전히 사실상 '풀가동' 체제를 유지 중이다. 상반기 기준 가동률은 99.6%로 1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실질적으로 100%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미국 내 전체 생산량은 17만8100대에서 21만7214대로 22.0% 증가했다.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KMMG)도 가동률을 98%에서 101%로 끌어올리며 대응력을 강화했다. 상반기 생산량은 18만500대로, 기아 글로벌 전체 생산의 12.2%를 차지했다.
생산된 차량은 대부분 현지 시장에 소화되고 있다. HMMA는 투싼, 싼타페(내연기관·하이브리드), 싼타크루즈 픽업, 제네시스 GV70(내연기관·전기차)을, HMGMA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는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쏘렌토가 생산된다. HMMA의 상반기 판매 가운데 미국 내수 비중은 97%를 넘어섰고, HMGMA는 생산 전량을 내수에서 소화했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내 생산 조정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멕시코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던 투싼 물량을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전하는 등 현지 물량 확대를 진행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MMA의 생산 효율화 방법론을 HMGMA로 이전할 예정이며, 효과는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세 부담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국은 한국산 수입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합의했지만, 행정 명령 시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관세로 인한 영업이익 감소 규모를 각각 8282억원, 7860억원 등 총 1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3분기에도 25% 관세가 유지되고 있어 수익성 압박은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수요 대응과 관세 정책을 위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생산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beans@newspim.com